‘깜깜이·고무줄 공시가’ 논란 불식하려는 국토부···왜?

최종수정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7월 ‘갤러리아포레’ 아파트 공시가격 집단 하향 조정
9월 강남구 골든빌 등 추가 집단 조정 사례 밝혀져
10월 공시가 이의신청 전년比 14.5배↑ ‘여론악화’
12월 경실련 “정부 공시가 현실화율 40%” 주장제기

이미지 확대
은성수(왼쪽부터) 금융위원회 위원장, 홍 부총리, 김현미 국토부 장관, 김현준 국세청장이 16일 오후 서울정부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공시가격은 조세와 복지 등 다양한 행정목적에 활용되는 중요한 기준으로 형평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기반이다. 하지만 그간 낮은 현실화율, 고가-중저가 부동산간 현실화율 역전문제와 일부 오류로 인한 신뢰성 부족 등 여러 비판이 제기돼 왔다. 내년 공시가는 엄밀한 시세평가를 토대로 ▲현실화율 상향 ▲불균형 해소 ▲제도 신뢰 강화에 나서겠다.”(국토교통부 부동산평가과)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 및 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신뢰성 제고 요구에 응답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상속세·증여세·종부세 등 각종 조세 및 개발부담금과 건강보험료 등 60여 개의 다양한 행정 목적에 활용되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이 높다.
17일 국토교통부는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가격공시 신뢰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공시가격 산정방식 및 공시제도 운영 방향을 밝히는 것은 지난 1989년 공시제도 도입 이래 최초다.

정부가 공시가격 제도를 대대적으로 수정한 배경은 ‘고무줄 공시가’ ‘깜깜이 공시가 산정’ 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갤러리아포레’ 아파트 공시가격 집답 하향 조정 사건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갤러리아포레 전체 230가구 평균 가구당 공시가는 4월 30억156만5000원이었지만, 주민들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27억9728만7000원으로 약 7% 낮췄다”며 “공시위원회 심의조차 거치지 않고 일괄적으로 공시가격을 내려주는 것은 부동산가격공시법을 위반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9월에는 이같은 사례가 추가로 드러나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정 의원에 따르면 2018년도에서 서울에서만 18개 공동주택 단지 공시가격 집단 정정이 이뤄졌다.

정 의원은 “갤러리아포레 뿐 아니라 의견 수렴 후 공시가격 하향 조정으로 전후 재산세가 수 십만원씩 차이 나는 단지가 여럿”이라며 “서울시 강남구 골든빌은 11%(87만6000원), 서초구 어퍼하우스는 6%(43만6000원), 강남구 현대힐스테이트2단지·도곡렉슬·한신오페라하우스2차·성동구 트리마제·광진구 이튼아워리버5차 역시 많게는 20만4000원씩 재산세가 절감됐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포레 공시가 하향 조정 사태가 드러났을 당시 김학규 한국감정원장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답했지만, 이 역시 거짓으로 드러난 것.

공시가격 불신 여론도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올해 10월 기준 공동주택 공시가격 이의신청은 작년보다 14배 이상 급증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국토교통위 국정감사 자리에서 “올해 공시가에 대한 이의 신청이 1만6257건으로 지난해(1117건)보다 14.5배 늘었다”고 밝혔다.

이달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측에서 국토부가 제시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64.8%는 것짓’이란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관계자는 “서울 및 수도권 주요 표준지 시세반영률은 40% 수준”이라며 “국토부가 주장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64%에 대한 근거 및 세부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전문성을 핑계로 비공개로 일관하는 것은 가격 산정에 대한 의심을 키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간 공시가격 조사로 15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하면서 시세 반영을 하지 못한 주요 관계자들을 고발조치 하겠다”고 선언했다.


국토부는 경실련의 주장이 ‘객관적이지 않다’며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강수를 뒀다. 현재까지 공개토론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정동영 의원실은 내년 1월 관련 공개토론 개최를 제안해왔다고 알렸다.

정동영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공시가 산정에 대한 공신력에 상처를 입은 국토부가 대대적인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면서도 “1년에 1%씩 7년 내 70%로 상향한다는 것은 시세 상승률에 비해 너무 낮은 수준이며, 공개 범위도 좁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대책에는 9억 이상 주택을 집중적으로 올려 현실화율을 목표치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안이 담겼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시세 9억∼15억원은 70%, 15억∼30억원은 75%, 30억원 이상은 80%까지 높인다. 인상분 상한은 9억~15억원 8%포인트(p), 15억∼30억원 10%p, 30억원 이상은 12%p다.

단독주택은 시세 9억원 이상 주택 중 올해 현실화율이 55%에 미달하는 주택의 공시가를 상향해 현실화율을 55%까지 맞춘다. 토지는 공동주택, 단독주택과 달리 올해 64.8%인 현실화율을 앞으로 7년 이내 70%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현실화율 제고분을 균등하게 반영키로 했다.

주택에만 규정된 80%의 공시비율 기준을 내년도 공시부터 폐지하며, 비교 표준 부동산 선정 기준을 구체화해 지방자치단체 담당자가 임의로 낮은 가격의 표준 부동산을 정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 ‘깜깜이 공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가격대별 현실화율 등 공시와 관련한 통계를 공개하고 시세정보 등 기초자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엘지유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