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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 주주행동주의 확대 위해 뭉친다

자산운용업계, 주주행동주의 확대 위해 뭉친다

등록 2019.11.29 15:11

고병훈

  기자

다음달 12일 ‘기업거버넌스협회’ 출범기업지배구조개선·주주가치제고 ‘공감대’초대 회장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내정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웨이DB)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웨이DB)

자산운용업계가 주주행동주의 확대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추세에 발맞춰 새로운 단체를 출범한다. 업계에서는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한편 지나친 경영권 개입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행동주의 펀드 및 주주권 강화에 공감하는 자산운용사와 사모펀드 등 기관투자가 20여곳이 참석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기업거버넌스협회’도 출범시킨다.

이번 협회 설립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활동해오던 주요 행동주의 펀드와 운용사가 사단법인 형태의 단체를 설립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또 협회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제도 및 정책 도입,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도 힘을 모을 계획이다.

최근 자본시장에서는 주주들의 적극적인 행동주의가 활발해지면서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행동주의 펀드들도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요구를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방어적 태도로 일관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이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6월 SM엔터테인먼트에 주주서한을 보낸 KB자산운용의 예가 대표적이다. SM엔터의 3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은 주주서한을 통해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 회사 합병 ▲당기순이익에서 30%를 주주에 배당할 것 ▲연예 기획과 무관한 사업 정리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적극적인 검토를 이유로 예정된 시한에서 한 달 이상 답변을 연기하더니, 주주들의 반발과 주가 악영향까지 무릎 쓰고 주주들의 요구를 끝내 거절했다. 당시 주주들의 요구 사항도 결코 무리한 요구들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SM 측은 “그간 미래를 향한 성장과 이를 위한 투자에 더 역점을 뒀기에 배당정책을 시행하지 않았고, 그 필요성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가장 큰 문제가 된 이 회장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합병에 대해서도 SM 관계자는 “라이크기획은 법인 형태가 아니기에 합병은 법률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방안이며, 당사가 그렇게 강요할 권리도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상장된 라이크기획은 이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다. 이 회사는 음악 자문 등의 명목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 받아갔다. 이에 수년 전부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끊이지 않았으며, 지난 10년간 이곳으로 흘러나간 돈만 무려 800억원에 이른다.

앞서 KB자산운용은 “SM이 영업이익의 46% 규모의 인세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100% 지분을 가진 라이크기획에 지급하고 있다”며 “소액주주와 오너 간 이해 상충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주주소송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SM엔터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이수만 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19.49%로 최대주주에 자리하고 있으며 국민연금공단(10.01%), KB자산운용(7.59%),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5.13%), 미래에셋자산운용(5.01%), 한국투자신탁운용(5.00%)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업계에서 SM엔터 사례처럼 주주들의 정당한 요구를 기업이 외면하는 관행을 극복하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 같은 움직임이 협회 설립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회 설립에는 KB자산운용을 비롯해 한진그룹을 상대로 주주 행동에 나선 한진칼의 2대 주주 KCGI,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밸류파트너스 등이 앞장선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거버넌스협회 초대 회장으로는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내정됐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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