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 청신호 켜나

최종수정 2019-11-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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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대표 회의서 ‘12월 인사’ 언급
동요 없이 자리 지킨다는 의지로 해석
지주사 출범 후 성과에 그룹안팎 호평
‘회장 임기’ 끝나도 ‘행장 임기’는 남아
임추위 앞두고 연임의지 공식화할 듯

사진=우리금융지주 제공
임기를 4개월 남겨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조직 쇄신’ 카드를 꺼내들며 연말 그룹 분위기 잡기에 나섰다. 지주 회장과 행장직을 둘러싼 여러 소문을 익히 알고 있지만 흔들리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전날 계열사 대표 회의에서 “12월 중순까지 인사를 마무리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 주요 기업의 임원인사는 12월에 이뤄진다. 따라서 이번 발언 속에 새로운 내용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손태승 회장이 굳이 이러한 화두를 던진 것은 대내외에 연임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그룹 안팎에선 해석하고 있다. 내년 3월 지주 회장 임기만료를 앞두고 은행이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에 휩싸여 잠시 위축됐던 만큼 입지를 굳히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잠재 후보군도 벌써부터 물밑작업에 나서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차기 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자리를 희망하는 전직 금융관료와 금융회사 임원 등이 정치권에 줄을 댄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손태승 회장은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회장으로 추대됐으며 그룹과 은행 수장을 겸하며 사업 전반을 책임져왔다. 사업이나 자산 비중을 고려하면 은행 중심의 경영이 불가피하고 그룹이 안착할 때까지 지주와 은행간 긴밀한 협조 체계가 필요하다는 당시 이사회의 판단이었다.

단 ‘1년’이었지만 손태승 회장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지주사 출범 이후 우리자산운용(옛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을 차례로 사들여 비은행 부문 기반을 닦았고 3분기까지 1조6657억원을 남기며 경상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우리카드를 지주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보유하게 된 지주 주식 5.8%도 대만 푸본그룹과 외국인 투자자에 매각해 오버행(대기물량부담) 우려에서도 벗어났다.

내년부터는 덩치가 큰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자본적정성 문제로 잠시 미뤄둔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의 계열사 편입도 시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신종자본증권 등을 발행해 약 2조원의 실탄을 쌓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려는 회계방식 변경(내부등급법 적용) 절차도 밟아가고 있다. 이미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 변경 승인을 받았다. 지난 1년간 금융감독원의 컨설팅 아래 평가 모형을 보완해온 결과다.

때문에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손태승 회장 체제가 당분간 이어지길 바란다는 후문이다.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려면 그룹의 현 주소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인물에게 경영을 맡겨야 한다는 이유다. 무엇보다 짧은 재임기간에 지주사의 기틀을 다져 임직원은 손 회장을 향해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다.

손태승 회장 개인으로 초점을 옮겨도 지금은 회장직을 양보하기에 이른 시점이다. 우선 앞으로 실행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았고 회장 임기가 내년 3월 끝나더라도 행장으로 12월까지 은행을 이끌어야 해서다.

그렇다고 당장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기도 어렵다. 증권이나 보험사가 없어 아직까지 완전한 골격을 갖추지 못한 우리금융은 절대적으로 은행에 기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룹 내 우리은행의 자산과 이익 비중은 각 90%를 웃돈다. 행장의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구조다.

따라서 외부에서는 손태승 회장이 연말까지 사업의 발판을 완벽하게 마련한 뒤 내년초 어김없이 차기 회장직에 도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다만 회장과 행장은 한동안 겸직할 공산이 크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태승 회장의 회의 발언은 연말 여러 사안으로 인해 조직이 잠시 술렁였던 만큼 분위기를 잡고 업무에 매진하자는 의미”라면서 “연임 의지를 밝힌 것으로 확대해석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일축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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