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원인사로 본 구광모의 경영스타일

최종수정 2019-11-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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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인사 키워드 ‘미래’ ‘쇄신’
50대 경영진 중용 ‘젊은 피’ 수혈
사업전략 혁신통한 강드라이브 예고

LG그룹이 28일 단행한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보면 미래사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구광모 회장은 조성진(63) 부회장, 정도현(62) 사장 등 일부 60대 노장 대신 사업부 전면에 50대 경영진을 배치했다. 1963년생인 권봉석(56) 사장(MC/HE사업본부장)을 LG전자 새 사령탑으로 발탁한 장면은 구광모 회장 3년차를 앞두고 ‘세대교체’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거쳐 전략/상품기획 전문가인 권봉석 사장을 조성진 부회장 후임으로 선임했다. 박형세(53) HE사업본부 TV사업운영센터장은 HE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이연모(57) MC사업본부단말사업부장은 MC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또 배두용(53) 세무통상그룹장 부사장은 정도현 사장이 맡았던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올랐다. 이상규(58) 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은 한국영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이동했다.

계열사 LG하우시스는 강계웅(56) 국내영업부문장을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본부의 노국래(55) NCC사업부장을 석유화학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LG 측은 이번 인사가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한 본원적 사업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고 밝혔다. 미래준비를 위해 ‘혁신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젊은 인재도 과감히 발탁했다는 평가다.

LG그룹 관계자는 “고객과 시장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최고경영진에 변화를 줬다”며 “미래 신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기 위한 ‘쇄신인사’가 주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지난 9월 사장단 워크샵을 열어 “앞으로 몇 년간 LG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그러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자”며 기존과 다른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경영을 주요 사업부별 경영진에 주문했다.

LG전자 사업부를 총괄하게 된 권봉석 대표이사는 LG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디지털 전환’을 이끌면서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임무를 맡았다.

구 회장은 또 디지털 전환을 강력하게 실행하기 위해 최고전략책임자(CSO)부문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이는 사업구조가 급변하고 기술 혁신에 따른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사업 성장의 기반을 닦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CSO부문은 신사업 추진과 전략 기능을 통합해 전사 미래준비와 디지털전환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CSO부문은 북미지역대표를 역임한 조주완(57) 부사장이 맡는다.

LG그룹 안팎에선 이번 인사가 철저한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미래 사업 준비를 위한 성장 잠재력과 주력 사업부문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는 평가다.

구 회장은 경험이 부족한 40대 초반의 젊은 총수여서 업계에서 우려하는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수익이 안 나는 사업은 과감히 축소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는 등 실용주의 노선을 보여줬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상 지난해 구광모 회장의 인사가 반영이 안됐다면 이번 인사는 구광모 스타일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며 “경영 측면에서 짧은 기간 보여준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의사결정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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