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4.0│미래에셋]지주사 전환하지 않고, 수직적 지배구조 유지

최종수정 2019-11-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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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캐피탈 지주회사 역할
공정위·금융위 등 사정당국 압박
박회장, 경영일선 물러났지만 결단 필요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가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는 가운데 사정당국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박현주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래에셋그룹은 1997년 설립된 미래에셋캐피탈을 모태로 한다. 1999년 E-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을 설립해 증권업을 시작했고, 2005년 SK생명보험(현 미래에셋생명)을 인수하면서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했다.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지배구조가 개편되기도 했지만 본질적인 문제인 복잡한 교차출자 구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기본적인 지배구조는 ‘박 회장→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진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박 회장 일가와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펀드서비스 등이 8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그룹의 지주사격이라면 미래에셋컨설팅은 옥상옥 지주사인 셈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2010년 박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였던 KRIA(KOREA REAL E-STATE ADVISERS)가 미래에셋디앤아이와 미래에셋컨설팅을 합병하며 탄생했다. KRIA는 두 회사를 합병하며 사명을 미래에셋컨설팅으로 바꿨다. 현재 박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90%를 넘는다.

금융그룹 대부분이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미래에셋그룹은 지주사 전환을 주저하고 있다. 지주회사 요건을 피하기 위해 편법을 쓰고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미래에셋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 2017년 9월 금융 계열사 지분 가치가 총 자산의 50%를 넘어서면서 금융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되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총 자산을 늘리며 지주회사 지정을 피했다.

미래에셋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못하는 것은 박 회장 일가의 보유 지분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과 관련이 커 보인다. 박 회장이 지주사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을 지배하는 지분 흐름은 네 가지로, ‘박 회장→미래에셋캐피탈’ ‘박 회장→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캐피탈’ ‘박 회장→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펀드서비스→미래에셋캐피탈’ ‘박 회장→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 등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분구조가 지금처럼 복잡해지기 전에는 미래에셋캐피탈을 지주사로 하는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기도 했다. 지난 2004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을 신고하기도 했지만 5개월여만에 철회한 바 있다. 이후 2006년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보유하고 있던 자산 운용 3사(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미래에셋투신운용) 주식을 매입했다. 당시 더 이상 지주회사 전환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읽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미래에셋대우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는 만큼 박 회장도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그룹 통합감독 첫 실태평가 대상으로 미래에셋그룹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태평가 결과에 따라 경영개선관리 계획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공정위는 최근 미래에셋그룹의 일감몰아주기 행태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래에셋 측에 소명 기회를 제공하고 전원회의에서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회사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이다. 제재가 확정되면 미래에셋의 신사업 추진도 발목이 잡힌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할 계기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미래에셋그룹 측은 금융지주 전환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래에셋캐피탈은 올해 9월말 기준 별도자산이 5조2000억원으로 급증한 상황이어서 예전처럼 단기차입을 늘리지 않아도 지주회사 강제전환을 피할 수 있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당국에서 검토중인 금융그룹 통합관리 방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면서 “해외사업과 해외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어서 현재의 계열사 체계가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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