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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2.1%인데···모건스탠리·무디스, 韓경제전망 ‘온도차’

[뉴스분석]같은 2.1%인데···모건스탠리·무디스, 韓경제전망 ‘온도차’

등록 2019.11.20 15:04

허지은

  기자

모건스탠리, 韓경제 4분기 바닥 후 반등 전망무디스, 기업 신용도 ‘무더기 하락’ 위기 경고국내외 주요기관 “미중 무역분쟁 향방이 변수”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와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나란히 2.1%로 제시했다. 그러나 같은 성장률 전망에도 모건스탠리는 ‘반등’과 ‘회복’에 방점을 찍은 반면 무디스는 국내 기업들의 무더기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하며 입장차를 보였다.

주요 기관들은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 향방이 글로벌 변수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단기간 내 협상에 성공할 경우 올해 저점을 찍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지만 장기화되거나 악화될 경우 오히려 올해보다 성장률이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2.1%인데···모건스탠리·무디스, 韓경제전망 ‘온도차’ 기사의 사진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 18일 ‘2020년 아시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4분기를 기점으로 저점을 찍은 뒤 내년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낙관 전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미중 무역분쟁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고 세계 경제가 소폭 회복하며 한국 경제는 4분기에 바닥을 보일 것”이라며 “내년으로 갈수록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며 4분기 경제가 저점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주변국에 비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영향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되는 나라지만 이는 반대로 무역협상이 성사될 경우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협상 진전도에 따라 국내 경제 성장률도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정부의 확장재정과 통화완화 정책이 경제 회복의 동력이 될 것으로 봤다. 한국의 2020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6%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한국은행이 내년 1월 한 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기준금리가 역사적 저점인 1.0%로 내려가게 된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의 분석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 전망과 일맥상통한다. KDI는 지난 13일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2.3%로 제시했다. 최근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내년 반도체 수요 회복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할 거라는 관측이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 실장은 “최근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심리지표가 반등하는 모습이 보였다”며 “대외 여건이 갑작스럽게 나빠지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지금 저점 근방에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수치는 같아도 평가는 ‘딴판’=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2.1%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와 수치는 동일했으나 내용은 정반대였다. 한국의 높은 수출 의존도는 미중 무역분쟁과 홍콩 사태 등의 여파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내년 대다수 업종의 수익성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국신용평가와 공동으로 개최한 ‘2020 한국 신용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 철강, 통신, 유통, 정유, 화학 등 주요 업종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업종 가운데 ‘긍정적’으로 전망된 분야는 없었다.

무디스는 현재 금융사와 공기업을 제외한 24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인 14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평가 중이다. 지난해(5곳)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지난 8월 이마트 신용등급(Baa3)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고 LG화학(A3), SK이노베이션(Baa1), 현대제철(Baa2), KCC(Ba1) 등에 연달아 부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크리스 박 무디스 기업평가 담당 이사는 “미중 무역분쟁 지속으로 화학, 테크놀로지(IT)업종이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철강, 화학, 정유 쪽은 경기 둔화와 다운사이클(업황 침체) 영향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다”며 “호황에 투자를 늘려온 정유, IT, 반도체 업종에서 재무비율 개선을 저해할 수 있어 부정적 전망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를 비롯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은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연달아 낮추고 있다. 무디스는 기존 2.5%로 유지하던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낮춘 뒤 지난 9월 다시 2.1%로 조정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2.1%), 피치(2.3%)도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미중 무역분쟁 향방이 한국 경제 좌우=국내외 주요 기관과 IB, 신용평가사들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최고 2.3%에서 최저 1.6%로 제시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JP모건, KDI, 현대경제연구원 등이 2.3% 수준을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과 스위스연방은행(UBS),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은 1%대 후반을 전망 중이다.

수치는 제각각이지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건 미중 무역분쟁이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와 협상 여부 등에 따라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성장률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2.3%의 전망치를 제시한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수출입 증가율은 2019년 수출 감소의 기저효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도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 및 기업 부채 누적 등으로 둔화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기관 중 가장 낮은 1.8%를 제시한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지고, 미중 무역분쟁도 해소되지 못하면서 수출 부진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며 “성장세와 교역량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반도체 경기 반등도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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