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차는 블랙박스 할인 안돼”···KB손보만 車보험료 차별

최종수정 2019-11-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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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령 12년 이상 할인율 0.2%
사실상 보험료 할인 혜택 없어
증거 확보용인데 손해율 연계
車보험료 인상 속 고객들 이탈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블랙박스 할인 특약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 KB손해보험 자동차보험 가입자 A씨는 최근 보험사 측으로부터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차량이 출고된 지 12년이 지나 블랙박스 할인 특약의 할인율이 0%여서 특약 가입이 제한된다는 내용이었다. 자동차보험 계약 갱신을 앞둔 A씨는 차령에 따라 할인에 제한을 두지 않는 다른 보험사로 갈아타기로 했다.

손해보험사들이 차량에 블랙박스를 장착하면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을 판매 중인 가운데 KB손보만 유일하게 할인 대상을 차령(연식) 12년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증거를 확보하기 쉽다는 점을 감안해 보험료를 깎아주는 특약임에도 일명 ‘똥차’라는 이유로 할인 대상에서 제외해 한 차량을 오래 사용하는 운전자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 차량의 블랙박스 할인 특약 할인율을 차령에 따라 12년 미만은 2.8%, 12년 이상은 0.2%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블랙박스 할인 특약은 블랙박스를 장착한 차량의 자동차보험료를 일정 비율 할인해주는 특약이다. 사고 발생 시 녹화 영상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과실비율을 산정할 수 있어 혜택을 제공한다.

차령 12년 이상의 차량에 0.2%의 할인율을 적용한다는 것은 오래된 차는 사실상 보험료 할인 혜택이 없다는 얘기다.

국내 손보사 중 차령에 따라 블랙박스 할인 특약의 할인율을 차등 적용하는 곳은 KB손보가 유일하다.

KB손보를 제외한 상위 3개 대형사의 할인율은 삼성화재(4%), 현대해상(3%), DB손해보험(1.5%) 순으로 높다.

KB손보는 블랙박스 할인 특약의 도입 취지와 달리 자체 손해율 통계를 이유로 할인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오래된 차는 블랙박스 장착 여부가 손해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차령 12년 이상은 블랙박스를 장착했든, 안 했든 손해율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기초통계를 바탕으로 특약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블랙박스 할인 특약은 블랙박스라는 사고 증거 확보용 장치 장착의 대가로 보험료 할인이라는 혜택을 제공하는 특약이다.

새 차냐, 헌 차냐에 따라 블랙박스의 성능이 바뀌거나 증거 확보 장치로서의 기능이 저하되지는 않는다.

또 KB손보는 할인율 제한의 이유로 손해율 통계를 들고 있지만, 오히려 차령이 오래됐다는 것은 사고와 사고에 따른 파손이 적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출고된 지 12년이 지난 차량을 타고 다닌다는 것은 그만큼 사고나 노후화로 인한 차량 결함 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차령이 오래돼 특약 할인율이 낮아진 KB손보 고객들은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손보사들이 올해만 두 차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면서 할인 특약을 활용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던 고객들의 불만은 더하다.

앞서 손보사들은 차량 정비요금 인상 등에 따라 보험료를 인상했다. KB손보의 경우 1월 평균 3.4%, 6월 평균 1.6%를 올렸다.

일부 고객들은 자동차보험 계약 갱신 시기에 차령과 관계없이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하는 다른 보험사로 계약을 옮기고 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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