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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높아진 위상 "산업은행 안 부럽다"

수출입은행, 높아진 위상 "산업은행 안 부럽다"

등록 2019.10.31 17:29

차재서

  기자

연이은 ‘당국 수장’ 배출에 자신감↑‘신고식’에도 새 행장 ‘기대감’ 솔솔 조직 쇄신하고 건전성 회복한 수은산업은행 추격하며 핵심 기관 부상“해외경험 살려 새 방향 제시하길”

수출입은행.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수출입은행.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약 2개월의 수장 공백기를 끝낸 수출입은행이 방문규 신임 행장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연이은 금융당국 수장 배출로 은행 위상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공적수출신용기관’ 역할도 요구되고 있어 방 행장의 어깨가 무겁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방문규 신임 수출입은행장은 전날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형식으로 본격적인 현안 파악에 돌입했다. 이를 마친 뒤 취임식을 갖고 행장으로서의 공식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비록 이번에도 노조가 출근을 저지하는 호된 ‘신고식’은 시작됐지만 사실 은행 임직원 사이에선 방문규 신임 행장에 거는 기대가 상당한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통과의례라고는 하나 노조 측이 취임식에 앞서 방문규 행장으로부터 경영철학을 듣고자 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는 올 들어 수직상승한 수출입은행의 위상과 무관치 않다. 앞선 행장이 잇따라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되면서 금융권 내 핵심 기관으로 부상했고 ‘혁신안’ 이행으로 조직 쇄신도 마쳤으니 이젠 그에 걸맞은 정책금융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진동수·최종구 전 위원장에 이어 수은 행장 출신 금융당국 수장으로 이름을 올리자 임직원의 사기가 한껏 고양됐다는 전언이다. 이제 외부에서 수은 행장을 금융위원장으로 가는 ‘등용문’이라 부를 정도다.

자신감 만큼 내실은 탄탄해졌다. 수은은 지난해 7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물론 올 2분기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을 14.45%까지 끌어올리며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선업 불황 여파에 1조4692억원 손실로 사상 첫 적자를 냈던 2016년과 대조적이다. 혁신안에서 약속한대로 조직의 덩치를 줄이고 리스크관리에 집중한 결과이기도 하다.

역할도 선명해지고 있다. 과거엔 수출 기업 지원 기관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최근엔 해외 수주를 위한 사업개발과 금융주선 기능에 대한 전문성이 부각되면서 명실상부 정책금융의 중심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수은은 연초 해외수주산업 지원 강화를 목표로 건설‧플랜트, 선박 등 주요 수주산업에서 중장기여신 승인규모를 6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등 핵심전략국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발굴 마케팅도 병행 중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가 수주한 인도 네트워크 확장 프로젝트에 7억5000만달러를 제공하고 미얀마 ‘전자정부 통합데이터센터 구축사업’ 등을 위해 1억6000만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계약을 맺는 등 성과를 냈다.

이 같은 수은의 성장세가 같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위협한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주요 기업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산은의 역할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수은은 정부의 경제협력외교를 뒷받침하며 활동 영역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어서다. 2013년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에선 산은은 대내 정책금융을, 수은은 대외 정책금융을 맡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이동걸 산은 회장이 수은과의 합병 얘기를 꺼낸 것도 이러한 위기의식 때문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방문규 신임 행장의 임무가 더욱 막중해졌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는 가운데 그가 기재부 내 주요 부서와 해외 경력을 살려 수은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1962년생인 방 행장은 수성고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하버드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를 각각 취득한 인물이다. 1984년 행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래 기획예산처 산업재정과장과 재정정책과장, 기획재정부 대변인, 예산실장, 제2차관, 보건복지부 차관 등을 거쳤고 2000~2003년 세계은행에 파견을 나가 선임 공공개발전문가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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