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네이버 데뷰 2019’ 행사가 못내 아쉬운 네이버

최종수정 2019-10-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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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등장에 빛바랜 네이버 신기술들
개발자 축제의 장···정부 숟가락 얹기 불만

문재인 대통령이 네이버의 4족 보행 로봇 미니치타를 들어올리는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주최한 개발자 행사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네이버 데뷰 2019’에 참석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민간기업이 준비한 개발자 행사에 대통령의 등장이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인공지능(AI) 정부를 표방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은 호평을 받을 만 하지만 기업 행사에 청와대와 정부가 살포시 숟가락을 얹었다는 비난도 비등하다. 대통령 참석을 전혀 알지 못했던 청중들은 검문검색 강화 등 불편함이 컸다는 지적이다.

이날 행사 주최자였던 네이버 역시 썩 달가워하지 않은 표정이 역력했다. 매년 네이버 개발자 키노트 행사는 개발자들이 자사와 자신의 기술을 뽐내는 자리로 격식을 따지지 않고 진행됐다. 때문에 별도의 사회자도 필요없다. 이날 역시 자유스런 분위기로 진행하려고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장 내 안내음성 메시지도 네이버의 인공지능이 말하는 형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각 사업부문별 리더들이 돌아가며 자사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사회자가 필요치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끼어들면서 사회자가 필요했다. 이 역할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차지였다. 석 대표는 이날 갑자기 사회를 맡게됐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남겼다.

정부는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이날 행사를 2008년부터 네이버가 주최하고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업계 연례 컨퍼런스라고 알렸다. 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네이버 데뷰는 개발자들이 모여 자신들의 기술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자유로운 행사다. 데뷰 첫날 연사들이 인공지능을 강연 내용으로 다루는 것은 맞지만 인공지능 업계 차원의 행사가 아니다.

과기부는 또 국내 기술 스타트업들의 데뷔 무대라고도 부연했지만 이 또한 잘못된 표현이다. 기술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강연자로 나오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데뷔 무대라고 할만한 컨퍼런스는 아니다. 개발자들이 자사 혹은 자신이 보유한 기술, 노하우 등을 외부에 공유하고 소통하는 자리다.

주요 개발자들의 노하우 등을 들을 수 있는 자리인 만큼 개발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 매년 데뷰 행사 참가 등록은 순식간에 마감된다. 지난 2017년 데뷰 행사에서는 15초만에 참가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해 데뷰 행사 홈페이지에서는 정부의 인공지능 행사 키노트에서 등장한 연사들의 강연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인공지능 검색 그린닷, 네이버 플랫폼, 동영상, 인공지능, 클라우드, A시티 등만 거론됐다.

데뷰 키노트 발표에서 송기영 수아랩 대표, 백준호 퓨리오사 AI 대표 등 인공지능 업계 성공사례 발표가 진행됐지만 이는 당초 네이버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키노트와 사뭇 다르다. 발표장소는 별도 공간이 아닌 네이버의 데뷰 행사장이다. 사실상 네이버 데뷰 키노트 중간에 청와대, 주무부처의 인공지능 행사를 끼워 넣은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두 대표의 발표 이후 정부의 인공지능 전략에 대해 발언했다. 인공지능을 최초로 개발하지도, 강국도 아니지만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공지능 전략도 방향성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지만 민간기업이 공들여 만든 행사 중간에 인공지능 육성 발표를 담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주요 언론들은 인공지능 육성 등 대통령 발표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네이버가 키노트에서 밝힌 인공지능 연구개발 벨트, 하이브리드 HD맵 데이터 개방, 인공지능 음성합성 및 예약주문 등의 중요한 이슈들은 부각되지 못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개발자는 “청와대와 정부가 개발자 행사에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진 기자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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