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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재인수·재매각···‘자식 같은’ 코웨이 떠나보내는 윤석금

매각·재인수·재매각···‘자식 같은’ 코웨이 떠나보내는 윤석금

등록 2019.10.14 15:20

수정 2019.10.14 16:26

정혜인

  기자

웅진그룹 기초 닦은 국내 최초 렌털기업2012년 기업회생 당시 MBK파트너스에 매각올해초 1조8000억원 재인수 후 유동성 악화지주사 웅진 신용등급 급락에···결국 재매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자식 같은 회사’ 웅진코웨이의 재매각이 곧 마무리 된다. 웅진코웨이는 웅진그룹을 한때 재계 30위권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지만 그룹에 위기가 닥치자 매각됐다. 올 초 웅진의 품에 다시 안겼다가 일년도 채 되지 않아 네 번째 주인을 맞게 되는 등 파란만장한 한해를 보내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방판업계 신화’로 윤 회장이 직접 일군 회사로 지금의 웅진그룹 기초를 닦은 회사다. 1989년 생활가전기업으로 설립됐으며, 1999년 국내 최초의 렌털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1997년 IMF 외환 위기로 사람들이 고가의 정수기를 구입하지 않으려고 하자, 윤 회장은 일정 기간 동안 돈을 내고 ‘빌려 쓰는’ 정수기를 선보인 게 시작이었다. 웅진코웨이가 크게 성공하면서 웅진은 ‘대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 2000년대에는 30대 그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웅진은 극동건설, 새한(웅진케미칼), 서울저축은행 등 새로이 손 댄 사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2012년 법정관리 들어갔다. 이 때문에 가장 알짜 회사였던 코웨이 지분 30.9%를 1조2000억원에 MBK에 매각했다.

윤 회장은 렌털사업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코웨이를 MBK에 매각하면서 체결한 경업금지 조항이 2018년 초 해제되자마자 웅진렌탈을 세운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윤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코웨이를 다시 사들이겠다고 선언, 지난해 10월 MBK파트너스와 본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에서는 웅진의 자금력에 대한 의문이 쏟아졌으나 웅진은 MBK파트너스의 지분에 추가 지분까지 사들이며 코웨이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추가로 획득한 지분을 포함해 웅진이 들인 금액은 1조8000억원이 넘는다. 이 중 1조6000억원 이상이 외부에서 수혈한 자금이다.

그러나 무리한 자금 조달로 인해 결국 탈이 났다. 계열사 웅진에너지가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주사 웅진의 신용등급도 ‘BBB-‘로 떨어졌다. 그룹 전체가 흔들릴 위기에 결국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웅진코웨이를 재인수 한지 100여일만이었다.

웅진코웨이의 재매각 과정에서도 웅진과 원매자들 사이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이어졌다.

웅진그룹과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웅진코웨이의 지분 25.08%에 대해 최소 2조원 가량의 가격을 원했다. 웅진코웨이 재인수에 들인 자금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가격이다. 그러나 웅진코웨이에 눈독을 들인 다른 기업들은 주당 10만원 이상 투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웅진코웨이 매각 일정은 몇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7월 29일 마감 예정이었던 예비입찰은 이틀 후인 31일로 연기됐는데, 웅진코웨이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예비입찰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웅진코웨이는 같은달 30일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1조4647억원, 2734억원, 2023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예비입찰에는 SK네트웍스와 하이얼, 칼라일 등을 비롯한 7곳 안팎의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당초 시장에서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점쳤던 롯데그룹, GS리테일, 신세계, 사모펀드(PEF) 콜버그그래비스로버츠(KKR) 등은 이번 예비입찰에 뛰어들지 않았다. 대기업들이 대거 인수전에서 관심을 끊으면서 웅진코웨이 매각전 흥행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어 8월 5일 SK네트워스와 하이얼-린드먼아시아 컨소시엄, PEF 칼라일과 베인캐피털 등 4곳이 적격인수 예비후보(쇼트리스트)에 선정됐고 약 한 달간 실사를 진행했다. 원매자 측에서 실사 기간을 늘려달라고 요청하면서 본입찰 마감일은 9월 18일에서 25일로, 다시 10월 10일로 두 차례 연기됐다.

본입찰 마감을 앞두고 ‘유력 후보’였던 SK네트웍스가 입찰 불참을 결정하면서 유찰 우려까지 제기됐으나 넷마블이 깜짝 등판하며 다시 불을 지폈다.

넷마블은 경쟁자였던 베인캐피탈을 제치고 14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넷마블이 써낸 가격은 1조8000억원대 중반으로 알려졌다. 이는 웅진그룹이 원했던 가격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웅진이 올해 초 코웨이를 품을 때 투자한 금액과 거의 비슷하다.

웅진그룹은 넷마블과 세부사항을 협의해 이르면 이달 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계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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