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피플]‘설화·구설수’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리보세라닙’ 임상3상 성공으로 ‘반전’

최종수정 2019-09-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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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김, 김하용, 김성철 연이어 갑작스런 사퇴
3월 물러났던 최대주주 진양곤 회장, 대표로 복귀
주주들 작년 주가급등때 스톡옵션 행사 차익 실현
경영진 바뀌고 임상 목표치 미달 발표···의구심 증폭
진양곤 회장, ‘바이오 비전문가’로 본업도 선박 회사
10년전 임원진 반대 불구하고 바이오회사에 투자해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을 둘러싼 말들을 두고 시장에서는 석연찮은 반응을 보여왔는데, 최근 그가 10년 동안 투자한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면서 분위기가 급반전 되고 있다.

실제 올들어 에이치엘비는 주요 인사들이 임상 실패 발표 전 잇따라 퇴진한 사실이 발각된 데 이어 진양곤 회장의 돌연 대표이사직 사퇴, 그리고 그의 무리한 바이오 투자사업 등에 대한 말들이 들려오면서 투자자들은 에이치엘비에 대한 투심이 최근 들어 급격히 냉각돼왔다.

먼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일신상의 사유로 돌연 사퇴하고, 대신 그 자리에 당시 이사직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김하용, 김성철 씨를 대표이사 자리에 앉혔다.
당초 이들은 에이치엘비의 주력인사로 꼽혀온 인물인 만큼,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에이치엘비의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목전에 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데에 있었다.

당시 진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하고 이들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는 것에 대해 뒷말이 무성했는데 사측은 바이오산업에 좀더 주력하기 위해 대표이사 교체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 6월 10일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진 회장은 다시 대표이사직에 복귀했다. 즉 바이오산업에 좀더 주력하기 위해 대표이사 교체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던 회사가 몇 달 안 되서 대표이사를 다시 바꾸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아직도 이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여전히 의구심만 무성한 상황이다.

이들이 사퇴한 지 얼마되지 않아 2주 후쯤인 6월 27일 에이치엘비의 진양곤 회장은 신약 ‘리보세라닙’이 임상 과정에서 목표치를 미달했다는 소식을 밝히게 된다.

진 회장을 제외한 에이치엘비 주요 주주들(김성철 씨 제외)이 임원에서 물러나자 특수관계인이 해소되면서 이들의 보유 주식 수는 모두 현재 ‘-’로 표기돼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임상 결과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자 책임에서 회피하기 위해 돌연 임원직에서 사퇴한데다 주식 또한 모두 팔아치웠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추측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이들의 주식 매각과 관련된 구설수는 작년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10월같은 경우에는 고점에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이들 세명의 임직원들은 총 547억원이나 이르는 차익을 얻기도 했다. 작년 연초까지만 해도 3~4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한 때 14만원을 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임직원들이 회사 주식을 고점일 때 절묘하게 매각했다며 일부 비이냥거리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앞서 신라젠도 임상 실패 전 주요 임직원들이 잇따라 주식을 매각하거나 퇴사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에이치엘비 역시 이에 대한 의구심은 더 커져만 갔다.

또 진 회장이 바이오 비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10년 전 바이오 사업을 투자한 것을 두고 무리하게 진행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재차 일어났다.

사실상 진 회장은 10여 년 전만 해도 바이오제약 문외한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가 현재 몸 담고 있는 에이치엘비 역시 원래 바이오제약과 거리가 먼 분야에 사업을 했었다. 에이치엘비의 원래 본업은 선박회사로, 아직까지도 여전히 선박부문이 대부분의 매출액을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바이오 회사로 부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 2009년 진 회장은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연구하고 있는 미국의 LSK바이오파마(현 엘리바)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본격 바이오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에이치엘비는 본업인 조선업이 불황에다 신규사업 운영자금 때문에 재정이 빠듯한 상황이었는데, 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진 회장은 LSKB의 경영진으로부터 표적함암제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임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바이오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전혀 없었던 진 회장은 당시 LSKB 경영진의 열정을 보고 투자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당시 진 회장은 “표적항암제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었으나 여전히 잘 모르는 분야”라며 “하지만 LSKB 경영진들의 순수함과 열정에는 확신이 가서, 이들을 보고 한번 더 투자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진 회장은 한 동안 회사가 어려운 마당에 불확실한 바이오에 모험을 하고 있다며 주주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에 이르러서는 진 회장의 리보세라닙이 임상 3상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면서 10년 전 그의 투자가 ‘신의 한 수’였다며, 진 회장과 에이치엘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진 회장은 리보세라님의 시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는 오는 2020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리보세라닙의 품목허가를 받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2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사전미팅(pre-NDA)을 할 예정이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좋은 성과를 얻은 만큼 리보세라닙에 대한 신약 승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임상 결과치가 좋게 나온 만큼 다음달 FDA와 시작하는 신약 허가 협상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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