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오너는 미술관을 좋아해

최종수정 2019-09-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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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재산·개인취향·미술품 수장고?
2·3세대·중견 문화접목·미술대중화 끌어
라인그룹 재단 통해 성북동 미술관 추진
대림 이해욱 예술 애호···김상열도 동참중


대형건설부터 중견까지 건설사 오너들의 미술관 사랑이 남다르다.

과거 미술관이 고가 미술품 등으로 삼성 등 그룹 재벌가들의 재산 축적 비자금 마련 의혹을 비롯해 개인 취향이나 미술품 수장고 정도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 1세대가 아닌 2·3세나 중견건설 오너들은 다른 자세를 취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고가주택 모델하우스 등 기업 경영에 문화 예술을 접목하면서도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고급 미술관의 문턱도 낮추는 등 미술 대중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건설과 미술이 특별한 공통분모가 없어 보이지만, 문화예술 산업 진출로 보수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로 미술관을 활용하고 있는 것.

이지더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파라곤 브랜드로 유명한 동양건설산업과 전략적 관계사인 라인건설을 이끄는 공병탁 총괄사장이 대표적이다.
관계사인 라인문화재단이 서울 성북동 일대에 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라서다. 라인건설은 미술관 시공도 맡을 예정이다. 미술관은 명칭은 예술을 뜻하는 아트(ART)에 알파벳 O를 넣은 가칭 아토(ARTO)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토는 순우리말로 선물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미술관 부지는 성북동 조계종 사찰부지를 사둔 것으로 개관과 함께 인근에 공원도 조성하는 등 주변 주민들 휴식공간으로도 제공할 방침이다.

사업은 지난해 성북동 285번지 일대 면적 1만3621㎡ 부지에 미술관을 건립하는 ‘성북동 역사문화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문화시설 건립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했다.

추가적인 용도변경과 인허가 등 이후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고 이르면 올 연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라인건설 관계사인 라인문화재단(이사장 오정화)이 미술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공병탁 총괄사장과 친인척 관계로 알려진 오정화 이사장이 근대 현대 설치 등 미술 작품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 이사장은 공 사장과 함께 호남 광주 등지에서 미술전시회 후원이나 신진 작가 양성 등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미술관 사업이 재단사업으로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기업경영에 문화를 접목하는 등 공생공영의 사회적 기치를 든다는 의미도 크다. 호남기반 건설사 임에도 미술관을 광주가 아닌 문화 저변이 집중돼 있는 서울 성북동에 조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히고 있다.

대형건설에선 대림그룹 3세인 이해욱 회장이 가장 눈에 띈다. 미술관 관장이 대부분 사모님이나 안방마님들의 차지지만 이 회장은 그가 직접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케이스다. 그만큼 미술 음악 등 예술에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 이 회장은 모친 한경진 여사가 관장으로 있던 시절부터 대림미술관 운영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외부의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 부회장은 미술 애호가로 유명하다. 재즈를 좋아하고 프로급 드럼 연주실력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림그룹은 1996년 대림문화재단을 설립한 후 이듬해 한국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인 한림미술관을 대전에 개관했다. 2002년에는 서울에 대림미술관을, 2015년에는 디뮤지엄(D MUSEUM)을 각각 열었다.

이해욱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대림문화재단 이사장에 올라 이들 미술관을 직접 경영하고 있다. 그가 미술품이 대기업 재벌들 미술품 수장고라는 인식을 깨고 세련된 이미지와 감각으로 기획이나 이벤트를 여는 등 미술관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의 이런 미적 감적이 e편한세상과 아크로 등 대림산업 주력 브랜드가 강남 등 고급주거지에서 성공을 거두는 결정적인 DNA가 됐다.

대림산업 산하 글래드 호텔에도 이 회장의 아트 DNA가 구현된 해외 유수의 미술 작품들이 고객들을 맞고 있는 등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일부 임원급 회의를 그룹 산하 미술관에서 열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0대건설 반영에 오른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도 호반아트리움으로 미술관 사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호반의 복합쇼핑몰 ‘아브뉴프랑 광명’ 1~2층에 마련된 이 공간에서는 작품명 ‘키스’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화가 클림트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 전시 등이 열린 바 있다.

현재는 세계 3대 산업 디자니어로 꼽히는 카림 라시드의 최신 작품인 플래에져스케이프 서큘러를 세계 최초로 전시하고 있으며, 동화를 소재로한 ‘아트인더북:감성을 깨우는 일러스트 판타지 세계전’도 열리고 있다.

호반아트리움의 운영은 태성문화재단을 통해 운영된다. 이 재단은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부인인 우현희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곳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씨가 리움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호반아트리움은 미술작품 전시뿐 아니라 지역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각종 문화예술 교육, 공연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태성문화재단은 문화예술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급 미술관이 모델하우스로 변신하기도 한다. 덕수궁PFV가 시행하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06-5 일대에 들어서는 덕수궁 디팰리스 모델하우스를 서울 신물로에 위치한 성곡미술관 내에 설치했다. 해당 아파트가 궁 조망을 누리는 궁세권이기 때문에 품격있는 주거공간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다.

특히 덕수궁PFV는 성곡미술관과 협업해 더 컬렉션&디팰리스라는 주제로 전시도 진행하는데 100% 사전예약제로 내방객을 받고 있다. 덕수궁 디팰리스는 지하 7층~지상 18층 규모로 아파트 58가구(전용면적 118~234㎡)와 오피스텔 170실(전용면적 41~129㎡)로 구성된 고급 주상복합단지다.

대형 면적으로만 구성된 아파트 대부분은 덕수궁, 경희궁 등의 고궁 조망을 누릴 수 있으며, 야외 가든 테라스와 펜트하우스 등 특화 평면이 도입된다. 덕수궁PFV는 퀸스타운과 국내 피에스자산관리, 한화투자증권으로 구성됐다. 퀸스타운은 덕수궁PFV의 보통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홍콩, 한국, 미국, 중국에서 법인을 운영하는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사 거캐피탈 파트너스가 퀸스타운에 투자하고 있다.

성곡미술관은 쌍용그룹 창업주인 고 김성곤 회장의 호를 따 1995년 설립됐다. 쌍용그룹 김석원 전 회장의 부인 박문순 씨가 운영하는 미술관이다. 고 김 회장의 옛 자택을 미술관으로 리노베이션해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모기업인 쌍용은 과거의 위세를 잃은 지 오래지만 성곡미술관의 전시는 상당히 수준이 높다고 인정받고 있다. 자체적으로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내일의 작가 프로젝트’를 통해 이용백, 전준호 등 50여 명의 작가를 배출했고, 전통적인 정서와 미감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기획전을 집중 개최해왔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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