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토스 갈등 ‘2라운드’···난처한 은성수 금융위원장

최종수정 2019-09-19 19:50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글자 크기 확대

윤석헌 “말도 안되는 얘기 안 한다”
토스 대표 ‘정성적 이슈’ 발언 반박
증권업·인터넷銀 심사 갈등 수면 위
토스 “CEO 개인적 발언” 진화에도
‘자본적정성’ 둘러싼 갈등 지속될듯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금융감독원은 말도 안되는 얘기 안 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이승건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대표를 향해 일침을 날렸다. 전날 감독당국의 요구가 과도해 증권업과 인터넷 전문은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이 대표의 푸념을 정면으로 받아친 것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 앞에서 벌어진 상황이라 이를 중재해야 할 금융당국 수장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19일 윤석헌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면담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승건 대표가)규정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기 어려우니 그런 발언을 한 것 같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금감원이 기술을 잘 모른다고 하는 데 그 쪽에서도 금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핀테크’라는 꽃이 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이승건 대표가 감독당국이 ‘정성적인 이유’를 들어 신사업 진출을 막고 있다는 식으로 주장한 데 대한 금감원 수장의 반박이다.
전날 이승건 대표는 공식석상에서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금융당국이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면서 “수백억원을 투입하고 인재도 채용했지만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은성수 위원장과 함께한 토론회에서는 “금융위원회와 얘기할 땐 진심 어린 조언과 도움을 받는다고 느끼지만 감독기관과 얘기하다 보면 진행되는 게 없다”며 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토스 측은 지난 5월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했으나 심사 기간(2개월)을 넘긴 지금까지도 결과를 받아들지 못하고 있다. 이면엔 금감원 측의 추가 자료 요구로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물론 이유는 있다. 토스의 자본금 대부분이 부채에 해당하는 전환상환우선주(RCPS)로 구성돼 사업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금감원 측은 판단했다. RCPS가 채권처럼 만기 때 투자금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지닌 주식이라서다.

앞선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 때도 비슷했다. 당국은 지배주주 적합성과 자금조달능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토스뱅크’의 예비인가 신청을 불허했다. 컨소시엄 내 벤처캐피탈(VC) 3사가 3년 뒤 기업공개(IPO) 실패 시 약 20%의 이자와 함께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조항을 요구한 게 화근이었다.

때문에 이승건 대표의 관련 발언은 증권업 심사에서도 같은 문제로 금감원과 갈등을 빚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헌 원장이 사실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뜻을 내비치면서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사정을 직접 듣게 된 은성수 위원장은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새로 취임한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금융권 혁신을 이끄는 동시에 금감원과도 앙금을 씻어내고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야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금감원이나 토스 중 어느 한쪽을 두둔했다가는 또 다른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 더욱이 금감원장과의 면담에서도 그는 ‘인터넷은행 인가전’과 관련해 긴밀한 협조를 당부한 터였다.

그래서인지 은 위원장은 시종일관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번 해프닝에 대해 “당국의 생각에 대한 소통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면서도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도 진보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에둘러 말하며 우회적으로 화해를 권유했다.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토스 측은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들은 이날 공식자료를 통해 “이승건 대표의 발언은 감독 당국의 역할과 권한에 불만을 제기하려는 게 아니었다”면서 “증권사 설립을 위한 안정적인 요건을 갖추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토스 측이 떠안고 있는 ‘자본적정성’ 문제는 현실적으로 쉽게 풀어낼 수 없는 이슈인데다 증권사에서 인터넷은행에 이르기까지 현안이 산적해 이를 둘러싼 진통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차재서 기자 sia0413@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엘지유플러스
카드뉴스+
기획&탐사
  • 페이스북 바로가기
  • 유튜브 바로가기
  •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Copyright © Newsway All Rights Reserved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