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청구 패싱 당한 국토부 “법령 과정서 의견낼 것”

최종수정 2019-09-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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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는 아니지만 부작용 등 추가검토 필요”
임대인 전월세 기피에 따른 가격폭등 우려
부처 협의안된 정책 당정 선제 발표 이례적
홍남기-김현미 불협화음 낸 상한제 꼴나나


“(주택 계약갱신 청구권은) 현 정부 국정과제로 계속 추진되던 사항입니다. 이미 10개 가량의 법률이 법사위에 계류중이라 앞으로 심사과정에서 법무부, 국토부가 긴밀 협의해 나갈 예정입니다.”

최근 당정이 발표한 주택 계약갱신 청구권 추진에 대해 주택정책 주무부처인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의견개진과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반대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계약갱신 청구권 추진에 부작용은 없는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는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다.

계약갱신 청구권은 임대 계약이 끝난 이후 세입자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권리다. 현재 상가 세입자는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최대 10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지만, 주택의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보장하는 최대 계약 기간이 2년이기 때문에 계약이 끝난 뒤 집주인이 퇴거를 요청하면 이사를 가야 한다.

그러나 18일 당정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세입자인 임차인에게도 계약갱신 청구권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도입방식이나 기간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당정은 기존 2년에서 2년의 기간을 더 늘린 4년으로 방침을 정했다.
무엇보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여당이나 법무부와 별도협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국토부 패싱으로 주택 계약갱신 청구권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국토부가 일부 부작용을 우려하며 반대의견을 개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주택 계약갱신 청구권이 실행되면 전월세가격 폭등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월세 계약을 기피하는 임대인들이 늘어 물량 부족 현상이 예상되는데다 4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려받을 개연성이 높아서다.

실제 임대차계약기간 단위가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 1989년 서울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23.68%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토부도 이런 부작용을 걱정하는 눈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법무부 소관인 만큼, 발표 전 과정에서 우리(국토부)와의 별도 협의는 없었다.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앞으로 실제 법령 개정 과정에서는 우리 의견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정에서 발표하는 주택정책은 대개 부처간 협의가 끝난 상태로 공표되는게 대부분인데 이번 계약갱신 청구권 추진은 아직 조율이 안된 상태라는 의미로 상당히 이례적이다. 국토부가 불쾌감을 드러낼 여지가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여당과 법무부, 국토부간 엇박자가 엿보이다보니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같이 부처간 불협화음이 또다시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여부를 놓고 부처간 협의를 마쳤다고 했다가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내는 등 파열음을 냈다.

국토부는 시행령 조치가 마무리되는 10월 강행의견을, 기재부는 시장과 경제여건을 감안해야한다는 신중론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부처가 한 목소리를 내도 정책이 올바로 가기 어려운데 협의조차 안됐다면 정책 정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전월세 상한제와 함께 연동해야하는 필요성도 적지 않고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줘야하는 만큼 지금이라도 당정 법무부 국토부간 긴밀한 협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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