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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았던 LG가 달라졌다···1등 전략 최우선 ‘공격 앞으로’

점잖았던 LG가 달라졌다···1등 전략 최우선 ‘공격 앞으로’

등록 2019.09.09 16:21

수정 2019.09.09 19:39

임정혁

  기자

‘신사 이미지’ 내던지고 소송전 불사경영진 외부 수혈도 공격경영 힘실어밀리면 끝장···위기감이 엄숙함 눌러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재계 대표 신사 이미지로 유명한 LG가 최근 달라진 ‘공격 경영’으로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다른 기업과 전면전도 불사하면서 손해 보지 않겠다는 확실한 노선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재계 관계자는 “LG는 계열사별 독립 경영을 오랜 시간 강조한 대표적인 곳으로 일사불란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며 “하지만 최근 움직이는 것을 보면 전 계열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투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비교적 보수적이고 조용했던 기업 이미지가 그만큼 순식간에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의 사훈인 ‘인화’(인간 사이의 화합)와 다른 최근의 행보에 대해 신세대인 구광모 회장의 1등 전략에서 비롯된다고 풀이했다.

구 회장 체제가 닻을 올리면서 LG는 소송전도 불사하지 않는 전혀 달라진 지금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LG의 변화한 모습은 핵심 계열사인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제기한 소송에서 잘 드러난다. 실제 지난 4월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최근 이 소송을 담당하는 법률대리인을 변경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 맞고소를 하는 등 첨예한 대립각을 세운 상태다.

지난 6월에는 LG유플러스가 자사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강조해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IFA 2019’에서도 LG전자 임원들은 “시중에 있는 8K 제품을 입수해 테스트해봤을 때 화질 선명도가 50%를 밑도는 업체는 삼성전자밖에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제껏 LG와 삼성의 ‘TV 격론’은 주로 외부에서 시작돼 양사가 불똥을 튀겼다. 지금처럼 LG가 먼저 나서서 경쟁사에 비판의 날을 세운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이와는 별개로 LG디스플레이는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국면에서 사실상 ‘탈(脫)일본’을 가장 우선적으로 시도할 정도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 회사는 대기업 중 최초로 OLED TV 생산 공정에서 일본산 고순도 불화수소를 국산제품으로 대체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격경영 전략이 아니면 이처럼 빨리 수입제품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LG는 최근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 중 실적이 제대로 나지 않거나 LG가 가야 할 방향과 맞지 않는 사업군은 과감히 정리 중이다.

LG화학 편광판 사업부, LG전자 수처리 자회사, LG전자 베이징 트윈타워, LG유플러스 PG사업부 등이 대표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시하는 일감몰아주기 해소를 위해서도 LG CNS 지분 매각과 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부문을 손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예전 LG 같으면 잘한것은 잘한대로 얘기하지 않고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예상외의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4차 산업 혁명 등 전 계열사의 과도기적인 시점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엄숙함을 깨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LG그룹의 1등 전략에 의한 공격경영의 또다른 예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꼽을 수 있다. 최근 M&A를 주도할 임원급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한 것도 구 회장의 취임 후 경영전략의 변화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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