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피플]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안팎 잡음에 지분가치 2400억 증발

최종수정 2019-09-0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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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희망’ 美 ITC 결과서도 대웅제약 승소
보톡스 불법 유통·시술 논란에 주가 계속 하락
정현호 대표 스톡옵션 명의신탁 혐의까지 나와
휴젤 추월에 보톡스 대장주 자리마저도 ‘흔들’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대장주’ 자리를 군림하던 메디톡스가 보톡스 불법 유통 등 연초 이후 발생된 끊임없는 잡음에 이 회사 수장인 정현호 대표의 지분가치도 2400억원이나 증발했다. 여기에 국내 보톡스회사들과 벌이고 있는 보톡스 균주 관련 소송에서도 패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주가의 하락 압력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현호 대표의 메디톡스의 지분율은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18.59%(108만754주)로, 연초 주가 58만3000원과 현 주가 36만300원 때와 비교하면 그의 지분 가치는 연초 6300억원에서 현재 3890억원으로 8개월 새 2410억원이나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메디톡스 주가 역시 38% 하락했으며, 시총 5위 자리를 펄어비스에게 내주고 시총 6위로 밀려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 여파로 2위 보톡스 기업 휴젤과의 시가총액 차이가 1000억원 정도까지 줄어 대장주 자리가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최근 들어 보툴리눔 톡신 출처를 놓고 국내 1~2위 보톡스 업체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법적 공방이 종지부를 찍고 있는 가운데, 결국 모든 소송이 대웅제약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자 메디톡스의 주가는 당분간 하락세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016년부터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의 균주 출처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가 자사의 '메디톡신' 균주를 도용해 만든 제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그는 보톡스 균주가 자연에서 찾기 힘든 것임에도 불구하고 대웅제약이 발견한 것과 관련해 출처를 밝히라며 미국에서 대웅제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대웅제약이 자사 보툴리눔 톡신제제 ‘나보타’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가 포자를 형성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메디톡스 균주와 서로 다른 균주임이 입증됐다고 밝히자, 소송전은 점차 메디톡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 메디톡스로선 ‘마지막 동아줄’이었던 미국 ITC(미국국제무역위원회) 결과도 대웅제약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7월에 진행된 ITC 소송의 감정시험은 대웅제약의 생산시설에서 사용 중인 균주를 임의로 선정해 실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메디톡스는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조에 사용되는 균주가 어떠한 환경에서도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다고 미국 ITC 소송에서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소송이 대웅제약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어도 메디톡스 기업가치를 훼손할 만한 이슈가 아니라며 ‘매수’ 리포트를 내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정 대표는 국내 보톡스 산업의 선구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최초로 보톡스 연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데다, 보톡스분야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으면서 선문대학교에서 교수를 지냈다.

하지만 연초 이후 정 대표는 보톡스 불법 유통과 시술 혐의 그리고 회사 경영진의 모럴헤저드 논란 등의 잇단 악재들이 터지면서 그의 명성에도 흠이 가기 시작했다. 이에 주가 역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먼저 지난 5월 식약처가 메디톡스에 대해 생산공정시 불법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메디톡스가 ‘메디톡신’의 임상시험 기간인 2003년~2005년 사이 피부과, 성형외과 등에 불법 유통하고 생산시 멸균작업을 시행하지 않은 의혹까지 제기됐다.

일단 메디톡스는 이같은 내용들에 대해 “위법행위가 없다”라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고 있다. 또 메디톡스는 “해당 문제는 2006년 때의 아주 오래된 내용인데다 또 이미 식약처의 조사를 마쳤다”며 “조사에서 모두 소명한 내용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디톡스와 관련된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4월에는 메디톡스 경영진이 국세청으로부터 조세포탈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까지도 확인되기도 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현호 대표 등은 직원들의 스톡옵션 일부를 현금으로 회사에 반환하도록 한 혐의를 받아 현재까지도 국세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10년 초 1만원대였던 메디톡스의 주가는 지난해 주당 8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대박이 난 주가와 함께 임직원들에겐 스톡옵션이 부여되면서 즉 시장가 보다 낮은 금액으로 일정 수량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편법과 불법이 이뤄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직원 명의 스톡옵션 행사기간이 도래하면 이를 판돈의 일부가 최고경영자인 정 대표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조사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이 회사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전 직원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메디톡스 측은 “국세청 조사는 회사가 아닌 개인에 대한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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