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예산]홍남기 “내년 예산 올해보다 월등히 확장적”(일문일답)

최종수정 2019-08-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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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채무비율 선진국 대비 낮아”
“통일·외국인투자자 고려해 유지 중”

예타 면제 대상 사업을 발표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와 비교할 때 월등히 확장적인 기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예산안을 브리핑하면서 “올해는 총수입 증가율이 6.5%일 때 재정지출 증가율이 9.5%였지만, 내년에는 총수입 증가율 1.2%에 재정지출 증가율은 9.3%”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확장적 재정을 가늠하는 여러 기준으로 모두 따져도 내년은 확장 기조라며 “내년 지출 증가율은 재정 건전성에 얽매였다기보다는 재정 여력 속에서 최대한 경기를 뒷받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국가채무를 유지하고 있다며 “나중에 통일에 대비해서라도 재정 여력을 확충해야 하고 신용평가사와 외국인 투자자가 증가 속도에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윤철 2차관은 2023년 국가채무비율 예상치인 46.4%가 최대치이자 상단이라고 못 박고 “경제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쪽에 투자를 늘려 경제 선순환이 이뤄지면 (국가채무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 부총리, 구윤철 2차관, 안일환 예산실장과의 일문일답.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확장적인 예산 편성이다. 현재 경제 상황을 위기 수준으로 봤기 때문인가.

▲ (홍 부총리) 우리 경제의 어려운 여건을 엄중히 인식하고 경제 하방리스크가 커진다는 것에 우려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서 내년 재정지출 증가율을 9.3%로 설정했다. 올해 9.5%에 이어 2년 연이어 9%대 재정지출 증가율이다. 커다란 기조 변화라기보다는 올해와 내년 경제 어려움을 재정으로 적극적으로 보강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

-- 내년 적자국채 규모가 크게 늘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0%에 근접하고 관리재정수지도 -3.6%까지 급격히 악화한다. 원인과 대응은.

▲ (홍 부총리) 내년 관리재정수지가 -3%를 넘고 국가채무비율은 39.8%에 이른다. 올해에 비하면 증가 폭이 작지 않다고 볼 수 있겠다. 우선 내년도 세입여건이 상당히 어렵다. 국세 수입이 늘더라도 내년에 5조1000억원을 지방에 통으로 이전하게 돼 있다. 또 올해 반도체 업황과 수주 부진으로 법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법인 실적이 내년 법인세에 반영된다. 세수가 어려운 와중에 재정지출이 늘어서 채무 수준이 39.8%로 늘어난다. 다만 선진국의 국가채무비율과 비교하면 결코 우려할 수준이 아니고 양호한 수준이다.

--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대외여건이 전례 없이 힘든 상황에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고려 안 하나.

▲ (홍 부총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국가채무비율이 100%를 조금 넘고 일본의 경우 220%다. 그런 국가와 한국을 비교하면 재정 건전성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양호하다. 다만 한국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채무 수준을 가져가는 이유는 나중에 통일에 대비해서라도 재정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소요가 하나 있다. 또 신용평가사나 외국인 투자자는 국가채무비율의 절대 규모보다도 증가 속도에 민감하다. 50%, 60%로 급격히 늘어나면 외신이나 신용평가사, 외국인 투자자가 주목해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부는 5개년 계획을 짜면서 2023년까지 40% 중반으로 가는 것이 불가피하기도 하고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 내년 예산안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이라기보다는 재정 건전성에 초점을 맞춘 것 아닌가.

▲ (홍 부총리) 올해는 총수입 증가율이 6.5%, 재정지출 증가율이 9.5%였다. 내년에는 총수입 증가율이 1.2%인 가운데 재정지출 증가율은 9.3%로 가져간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판단하는 뚜렷한 기준은 없지만, 경상성장률과 총지출증가율 비교, 총수입과 총지출 비교, 재정충격지수 등이 있다. 세 가지 전부 적용해도 내년도 예산은 올해와 비교할 때 월등히 확장적인 기조로 판단된다. 재정충격지수는 올해 0.7, 내년 1.3으로 나왔다. 지표가 0보다 크면 확장적, 0보다 작으면 긴축이다. 지출 증가율 9.3%는 건전성에 얽매였기보다는 재정 여력 속에서 최대한 경기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2021년부터 -3.9%다. 세입·세출 균형이 적자로 기울어진 것 아닌가.

▲ (홍 부총리) 관리재정수지가 내년에 -3%를 넘어선다. 올해와 내년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재정이 역할을 해서 다시 성장경로로 복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 관리재정수지의 마이너스 폭이 커지더라도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3년까지 -3.9%가 유지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보고 이후 다시 아래로 내려오도록 재정 운영해야 한다.

▲ (구 차관) 관리재정수지는 단년도 적자, 국가채무비율은 누적된 개념이다. 단년 적자만 감안해서 재정을 작게 운영하면 경제 펀더멘털을 바꾸는 쪽에는 투자가 안 이뤄지고 성장잠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단기적으로 적자를 가져가더라도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면 (관리재정수지가) -3.9%에서 나아질 수 있다고 내심 기대한다.

-- 국가부채 가운데 적자성 부채와 금융성 부채 비중은.

▲ (홍 부총리) 당분간은 적자국채 발행을 통한 예산편성이 불가피해서 적자성 부채 규모는 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자성 부채 비중은 선진국 대비 굉장히 낮고 전혀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 국가채무비율 40%를 크게 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재정 운영원칙으로 이해됐는데 50% 돌파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정부 기조가 50% 전후 관리로 바뀐 것인가.

▲ (구 차관) 2023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6.4%는 어떻게 보면 최대치다. 경제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곳에 대폭으로 투자를 늘린 것을 강조하고 싶다. R&D 산업 등 투자로 경제 선순환이 이뤄지면 (국가채무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 국가채무비율이 50%까지 간다고 보는 것은 돈을 제대로 못 썼다고 가정한 것이라 맞지 않는다.

-- 앞으로 조세부담률이 오히려 떨어진다. ‘증세 없는 복지를 한다는 의미인지.

▲ (홍 부총리) 조세부담률은 올해 19.6%, 2023년까지 19.2∼19.4%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된다. 국민부담률도 올해 26.8%, 2023년까지 26% 후반에서 27% 초반으로 큰 변동 없다. 총수입 예측에 비과세 감면 정비나 탈루소득 과세 강화는 반영됐지만, 증세는 고려돼 있지 않다. 증세를 억지로 반영했다면 국가채무비율이나 적자가 줄어 모양 좋게 수치를 보여줄 수 있었지만 있는 그대로의 총수입 증가율을 가능한 한 정확히 예측해 반영하려 노력했다.

-- 국세 수입이 내년에 줄었다가 내후년에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는데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을 전망한 것인가.

▲ (홍 부총리) 경상성장률만큼 세수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올해는 법인 실적 부진이 너무 명약관화해 다른 세수가 늘더라도 법인세 감소를 반영해야 했다. 부가가치세도 5조1000억원을 지방자치단체에 통째로 이관해야 한다. 내년이 특별히 세수여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 예산안에 혁신성장 가속화가 가장 먼저 담겼다. 중요도가 반영됐나.

▲ (홍 부총리) 1번이 정책의 우선순위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 올해 경제가 어렵고 내년 경기 하방리스크 선제 대응을 위한 재정 역할 강화 측면에서 혁신성장, 경제활력을 먼저 설명하는 것 순서라고 봤다.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지 말아달라.

-- 경상성장률 전망치는 얼마로 가정했나.

▲ (구 차관) 내년도 경상성장률은 3.8%로 가정했다.

-- 지출 효율화 어떻게 작동하나.

▲ (구 차관) 재년 초 재정사업 전반에 민간까지 포함해 지출 효율화를 대대적으로 하려고 한다. 그간 지출구조조정은 10%씩 잘라놓고 다시 원상회복되곤 했다. 여기서 벗어나 근본적인 지출 구조조정을 할 것이다. 정부를 믿어달라.

-- 경제 위기가 온 것도 아닌데 총지출 증가율이 9.3%다. 내년에 위기가 온다면 또 다른 대응이 필요할 것 같다.

▲ (구 차관) 내년도 예산에서 대폭 늘어난 것은 첫째로 소재·부품·장비다. 올해 8000억원인데 내년 2조1천억원이다. 추가로 5000억원 더 넣어야 하니 2조6000억원으로 봐야 한다. 또 많이 늘어난 것이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와 3대 핵심사업(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자동차) 분야 예산, 그리고 벤처다. 모태펀드 출자 1조원 늘린 것이 사상 처음이다.

예산을 편성하면서 비장한 각오를 했다. 평시면 산업·R&D에 이렇게 예산을 못 늘린다. 소재·부품·장비 못 한다는 말이 안 나오게 최선을 다해 넣겠다는 것이 정부의 재정 철학이다. 내년 예산의 특징은 진짜 늘릴 부분은 확 늘려서 물이 넘쳐 산업의 싹이 돋게 하겠다. 재정이 낭비되는 부분은 다시 한번 보겠다.

-- 교육재정교부금 지출 구조조정 계획은.

▲ (구 차관) 언론에서 말하는 교부율은 정해져 있어서 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바꿀 수 없다. 교육재정교부금을 쓰더라도 인재 양성 등에 제대로 쓰자는 쪽으로 접근 중이다. 규모를 줄여서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안 실장) 누리과정 유아교육특별회계를 3년 연장하고 국고지원 비율은 현행 유지하기로 했다.

-- 일자리안정자금 예산은

▲ (안 실장) 일자리안정자금은 올해 2조8천억원, 내년에는 2조2천억원으로 반영돼 있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이번에 하락하면서 2020년분은 추가 지원이 필요 없다.

-- 보건·복지·노동 예산 가운데 의무지출 비중은

▲ (안 실장) 의무지출이 13조8천억원, 재량지출이 6조8000억원 수준이다.

-- 국방비 50조원 돌파했는데 미국과의 분담금 협정이 반영된 수치인가.

▲ (안 실장) 방위비 분담금은 현재로서는 협상이 시작되지 않아서 올해와 똑같은 예산을 반영해뒀다.

--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 스마트 인프라가 들어간 것 같은데 일회성 요인인가.

▲ (구 차관) 앞으로는 SOC도 스마트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쪽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산은 1000억원인데 내년에 4배 정도로 늘렸다. 이런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 청년 추가 고용 장려금은 앞으로도 지속하나.

▲ (구 차관)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1992∼1996년생 에코붐 세대가 4∼5년 정도 걸쳐져 있다. 이 인원이 한시적으로 나오고 이후에는 사회에 나오는 경우가 줄어서 제도가 필요 없을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4∼5년 한시 운영을 고려하고 있다.

-- 기초연금 국고보조 비율 기준 개편은.

▲ (안 실장) 기초연금 국고 보조율 제도 개편은 진행 중이다. 수급자 수가 많아서 지방재정 상 어려움이 크고 실질 보조율이 낮은 자치구에 대해 추가로 보조율을 더 올려 지원하는 것으로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

--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역대 최대라고 하는데 관련 구조조정 계획은.

▲ (구 차관) 공무원 처우는 2016년 3%, 2017년 3.5%, 2018년 2.6%, 2019년 1.8% 개선했다. 2017년 이후로는 처우 개선이 안 된 측면이 있었다. 또 공무원 보수위원회에서 인상률을 2.8∼3.3%로 강하게 요구했다. 권고 중 가장 낮은 2.8%로 택하고 고위직은 2년 연속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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