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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벼랑 끝’ 코오롱티슈진, ‘6만 개미’ 2년 동안 발 동동

‘상폐 벼랑 끝’ 코오롱티슈진, ‘6만 개미’ 2년 동안 발 동동

등록 2019.08.26 19:34

김소윤

  기자

사측 이의신청이 이뤄지면 최종상폐 결정 2년 걸려투자자들 ‘망연자실’··· 4900억 주식 휴지조각 위기에‘인보사’ 기술수출 전망도 어두워져 실적 압박감도“차라리 나스닥에 상장했다면” 뒤늦은 후회감도 나와

‘상폐 벼랑 끝’ 코오롱티슈진,  ‘6만 개미’ 2년 동안 발 동동 기사의 사진

인보사 파문을 일으킨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한 모습이다.

다만,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하더라도 당장 결과가 확정되지 않는다.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코오롱티슈진 상폐 여부를 다시 심의 및 의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상폐 결정이 나더라도 회사 측이 이의신청을 하면 한 차례 더 심의를 한다.

뿐만 아니라 코스닥시장위원회 결정에 대한 회사 측의 이의신청이 이뤄지면 상폐 여부 결정까지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앞서 인보사는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로,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성분과 실제 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 5월28일 인보사 허가를 최종 취소했고,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의 주식매매를 곧바로 정지시키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96년 6월에 설립된 코오롱티슈진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전 회장의 19년 집념이 빚어낸 작품 ‘인보사’의 미국 법인이다. 코오롱그룹의 바이오 계열사로, 무릎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미국·유럽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11월 공모가 2만7000원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공모주 청약도 150만주 모집에 약 4억5천만주 접수돼 30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 대박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상장 당시에는 공모가 거의 두 배에서 조성된 시초가 가격(5만2000원)을 형성하며 주식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할 당시에는 신라젠 등으로 바이오 전성기 때였다. 이에 따라 상장한 지 12일 만에 주가 6만원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기관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 하락세를 걷던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2월 일본제약사인 미츠비시타나베제약으로부터 기술수출계약 취소에 이어 소송전까지 휘말리면서 첫번째 시련을 맞이했다. 당시 시가총액 4위였던 코오롱티슈진은 계약 취소로 시총 15위 자리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미츠비시타나베제약과 소송전이 벌어지면서 인보사의 기술수출 전망이 어두워지게 됐다.

본격적으로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한 건 지난 4월에 있었던 인보사 파문이다. 지난 3월만 해도 4만원에서 거래됐던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현재 8000원까지 내려앉으며 4분의 1토막 더 난 상황이다.

이번에 상장폐지 실질심사에서 가까스로 피했다고 해도 상폐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기업이라 당초 기술특례상장 혜택을 못 받아 실적 압박감이 이미 커질대로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술특례상장은 국내기업에게만 해당된다.

코오롱티슈진은 연구개발기업이라 기술수출이라도 하지 않으면 흑자 전환이 사실상 힘들다. 하지만 최근 인보사 쇼크로 이마저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현재 코오롱티슈진의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2017년 매출액은 3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151억원을 내면서 적자를 지속 중인 상황이다.

코오롱티슈진의 원래 계획대로라면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을 오는 2022년 상반기에 완료하고, 2023년 하반기 미국에서 판매 개시할 예정이었다. 또 이 외에도 ‘인보사’의 기술수출을 통해 어떻게든 실적을 내려던 참이었다.

문제는 또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상폐로 현재 6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이 회사의 소액주주는 5만9400여명이고 주식수는 451만6800여주(지분율 36.6%)다. 거래소 상폐 결과에 따라서는 현재 시가총액 4896억원에 달하는 코오롱티슈진 주식은 모두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이들 소액주주들은 이미 이웅열 전 코오롱회장 등을 검찰에 고소하는 등 집단행동을 본격화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 7월 이들은 제일합동법률사무소에 회사 및 경영진을 상대로 형사 고소 및 민사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장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신고서 부실 작성’ 이슈로 최근 이미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현재 소액주주들은 코오롱티슈진·생명과학이 지난 2017년 3월 인보사의 미국 내 위탁생산업체인 ‘론자’사로부터 인보사 주성분 중 연골세포가 실제로는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293유래세포)라는 검사 결과를 통보받고도 그동안 이를 은폐해왔다는 의혹을 품어 이같은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집단 소송을 낸 소액주주들은 현재 코오롱 임직원들과 연구자들은 알면서도 투자자들을 속이고 코스닥 상장을 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식약처 발표에도 나왔듯이 티슈진 세포가 다르다는 점을 상장 전인 2017년 3월에 인보사를 위탁 생산하는 론자로부터 통보를 받아서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당초에 ‘사기 상장’이 아니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현재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를 통해 미국서 재기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선 허가신청 자료와 다른 성분으로 시판됐다는 점이 문제가 됐지만, 미국은 아직 시판전 임상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바뀐 성분(신장세포)으로 임상을 마쳐 재기를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인보사 성분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지난 3월 말부터 미국 임상 3상이 중단됐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애당초 코오롱티슈진이 차라리 나스닥에 상장했다면 최소 상장폐지 위기는 모면했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은 신약 개발에 쓰이는 연구개발비를 모두 ‘비용’으로 처리해 나스닥에 상장하면 적자기업으로 취급받아 코스닥 상장보다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코스닥으로 행선지를 바꾼 것이다.

당초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목적은 이를 통해 얻은 공모자금으로 퇴행성관절염치료제 ‘인보사’의 미국3상 임상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현재 사측은 “현재 인보사 관련해서 미국 FDA 심사 서류 준비를 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행정 소송 준비 중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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