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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수입하던 담배용 향료 국산화 나선다

KT&G, 수입하던 담배용 향료 국산화 나선다

등록 2019.08.22 16:50

수정 2019.08.23 10:14

천진영

  기자

제주서 허브식물·향끽미 품종 재배5년內 향료품종 개발···경쟁력 강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KT&G가 수입에 의존하던 담배용 향료를 국산화 한다. 핵심 향료로 쓰이는 천연식물과 담배 고유의 향과 끽미가 강한 품종을 직접 재배해 종자를 개발하겠다는 것.

끊임없이 변하는 흡연자들의 니즈와 각종 외산 담배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자체 담배 향료 소재 개발로 차별화를 꾀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22일 제주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는 지난달 18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 약 7000평 규모의 농지를 취득했다. 취득 목적은 종자 연구 생산이다.

KT&G 관계자는 “허브 식물 등 담배 천연향료 식물과 향끽미 품종인 오리엔트종 원료엽 연구 및 종자 생산을 위한 결정”이라며 “수입하는 향료 소재를 국산화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딛은 셈”이라고 밝혔다. 이어 “담배 속에 들어가는 향캡슐의 경우 5년 전 중소기업과 협업해 국산화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KT&G가 제주 지역을 담배용 향료 소재 재배지로 낙점한 이유는 토질의 특성 때문이다. 내륙 지역과 달리 제주의 토양은 화산폭발로 생성된 화산토가 주를 이룬다. 물이 잘 빠지는 화산토는 가뭄에 취약하고 양분 유실 가능성도 큰 편이다. KT&G는 이 같은 조건의 척박한 지역에서 담배의 향에 관여하는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는 내부 연구결과를 근거로 내세웠다.

특히 항미료(Aroma)로 구분되는 오리엔트종은 1910년부터 재배를 시도했으나 정착에 실패한 작물이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담배 품종은 끽미료(Flaver) 용도로 쓰이는 황색종의 비중이 가장 많으며, 보충 완화료(Filler)인 버어리종 뿐이다.

국산 품종 개발을 위한 연구기간은 4~5년 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농지를 갓 취득한 상태인 만큼 작물들의 재배 적응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오리엔트종과 함께 재배하는 허브 소재의 식물은 다양한 품종으로 심고, 새로운 추출물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간 담배에 들어가는 천연향료는 모두 추출물 형태로 수입됐다.

KT&G는 이번 종자 연구를 통해 담배 품질 향상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향료 소재에 대한 국산화 의지가 강한만큼 투자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KT&G의 연구개발비용은 85억660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대비 25.6% 증가했다.

담배용 향료 종자 연구에 실패할 경우 KT&G는 어렵게 취득한 제주 지역 농지를 포기해야 한다. 모든 심사를 담당한 제주도가 최종 농지 취득 인증에 앞서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는 제주 지역의 토질 보존을 위한 결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청 관계자는 “기업이 연구사업을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하더라도 해당 작물이 제주지역 토질에 적응 못하고 생산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KT&G로부터 재배작물의 생산이 어려울 경우 일반 농업인에게 처분하겠다는 공문을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농지법에 따르면 농업인이나 농업법인만 농지를 취득할 수 있다. 기업이 직접 소유할 수 없는 부지로서, 예외적으로 농협이나 산협, 임협, 종자 생산자, 농기계 생산자 등에 해당하는 단체는 취득 가능하다. KT&G는 종자 생산업을 등록해 예외 조건에 포함된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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