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 멈춘 항공사들···실적쇼크 지속 가능성에 ‘한숨’

최종수정 2019-08-1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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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사 8개사, 2분기에 줄줄이 적자 전망
비수기 감안해도 부진···항공 정체기 진입 우려
환율·유가 등 악재에 공급과잉·여객 둔화 맞물려
일본 여행 보이콧에 3분기에도 실적 개선 힘들 듯
동남아·중국에서 선회···수익효과 내려면 시간 걸려

그래픽=박혜수 기자
국적 항공사들이 지난 2분기 나란히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항공산업이 정체기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1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와 아시아나항공이 나란히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항공은 올 2분기에 3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최소 55억원에서 최대 8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계산한다. 1분기 별도기준 영업손실 118억원을 기록한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에도 적자기조를 유지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여객실적은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7월 기준 여객실적은 대한항공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17만4600명, 아시아나항공이 0.5% 늘어난 11만8300명 수준이다. 하지만 화물사업은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7월 화물수송 실적을 살펴보면, 대한항공이 9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5만6000톤으로 9.3% 위축됐다.

원화약세에 따라 발생한 외화환산손실도 악재로 작용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5월 타결된 조종사 임단협과 안전장려금 등 일회성 인건비 약 950억원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그동안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LCC 맏형 제주항공은 지난 6일 상장 항공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했는데. 247억원의 영업손실에 그치며 20분기 만에 분기 적자를 냈다. 제주항공은 공급증가에 따른 경쟁심화와 여행수요 증가세 둔화 등 업황 부진이 시작됐고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 악화가 맞물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 제재를 받는 진에어는 100억원대 이상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부터 신규 노선 취항과 신규 항공기 도입이 중단되면서 공급 역시 정체된 상황이다. 여객수요도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부진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운영하는 항공기 수는 그대로지만, 인력 충원으로 불어난 인건비가 수익성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나머지 LCC도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통상 2분기가 계절적 비수기로 꼽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돈을 너무 벌지 못했다는 점은 항공사들의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공급과잉과 여객 증가세 둔화가 두드러진다는 점도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수익이 보장되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김해공항 등 주요 공항은 항공기가 이착률할 수 있는 슬롯이 이미 포화상태다. 인천공항은 활주로 확충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오는 2023년께야 완공될 예정이다. 김포공항의 경우 국제선 공급이 7년째 정체된 상태다. 김해공항도 슬롯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영남권을 베이스로 하던 에어부산이 인천공항으로 진출한 점도 이 같은 문제가 작용한 탓이다. 항공사들은 슬롯이 비교적 여유로운 무안, 청주, 대구 등 지방공항에서 신규 취항에 나섰지만 충분한 여객이 확보되지 않는 실정이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여객 증가세는 완만하게 꺾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항공이용객은 6156만명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전년 동기 대비 6% 확대된 수치인데,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다. 2010년 중반대 20%에 육박하는 증가율을 고려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받아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고유가와 환율 상승,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악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과의 갈등이 여객 수요감소세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시작된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수출규제로 일본 여행 불매 운동이 확산됐고,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LCC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FSC는 일본 노선 비중이 15%대 안팎에 그쳐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다.

일본은 중국과 달리 슬롯이 포화된 도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항공사들이 자유롭게 늘릴 수 있다. 가까운 거리에 수요가 보장된 만큼,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늘리는데 주력해 왔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하계 시즌 항공스케줄에서 일본 노선은 1258회(부정기편 제외)로 5년 전 보다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 지난해 국적 LCC의 일본 여객 점유율은 56%에 달했다.

국적사들은 부랴부랴 일본 노선 운항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감편은 8월 말부터 시작되는 만큼, 공급축소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은 동남아나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수익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이 일본 지진과 태풍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낸 지난해 3분기보다 나쁠까봐 우려스럽다”면서 “일본 여행 보이콧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만큼, 성수기인 3분기에 실적 반등이 힘들 수 있다. 4분기까지 여파가 지속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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