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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한 달새 매출 40% 급감···종로점은 ‘폐점’

[日경제보복 파장]유니클로 한 달새 매출 40% 급감···종로점은 ‘폐점’

등록 2019.08.02 15:10

이지영

  기자

북적이던 유니클로 명동점 텅 비어日 맥주 상위권 밖으로 밀린 지 오래일본음식점 손님 발길 끊겨 파리만 날려

2일 유니클로 명동점은 불매운동 여파에 매장이 텅 빈 모습이다.2일 유니클로 명동점은 불매운동 여파에 매장이 텅 빈 모습이다.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이 시작된 후 한 달새 매출이 4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일본의 대표적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입장에서는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은 것.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약 한 달이 됐지만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과연 얼마나 가겠냐”는 일본의 정치인과 현지 언론의 비아냥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 같은 태도가 나올 때마다 불매운동은 더욱 불이 붙는 형국이다.

유니클로 종로점이 입점한 건물에 임대 - 1·2·3층 207평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유니클로 종로점이 입점한 건물에 임대 - 1·2·3층 207평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2일 명동 한복판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은 한 달 전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던 매장은 텅 빈 채 종업원만 덩그러니 서 있는 모습이었다. 불매운동 여파다.

일부 고객들이 매장 안으로 들어오기는 했지만, 눈치를 보며 필요한 물건을 잽싸게 구입하고, 계산한 물건은 유니클로 봉투가 아닌 메고 온 가방 속이나 다른 봉투에 넣은 채 매장을 빠져 나갔다.

한 고객은 “꼭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어쩔 수없이 매장을 찾았는데, 너무 눈치가 보이고 불매운동 하는 사람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구입한 물건은 가방 속에 조용히 넣고 나왔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종로3가 지점은 문을 닫기로 했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 후 첫 폐점 사례다.

유니클로 종로3가 지점이 입주한 서울 종로구의 5층 건물에는 ‘임대 - 1·2·3층 207평’이라는 파란색 플래카드가 걸렸다. 한 공인중개업소가 설치한 현수막은 10월 말 임대계약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유니클로 측이 폐업을 결정하면서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 측은 “종로3가 매장은 임대계약 만료에 따른 폐점”이라며 “불매운동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 맥주의 타격도 상당하다. 지난달 1∼29일 일본 맥주 매출은 편의점 CU에서 전년 동기보다 49%, GS25에서는 40.1%나 빠졌다.

GS25에 따르면 대용량 캔맥주 매출 부동의 1위를 유지해온 아사히는 이달 들어 1위 자리를 카스에 내주고 7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지난해 7월 기준 매출 7위와 9위를 기록했던 기린이치방과 삿포로는 아예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유니클로 한 달새 매출 40% 급감···종로점은 ‘폐점’ 기사의 사진

대형마트들은 아예 일본맥주를 진열대에서 치웠다. 얼마 전 이마트가 재고 쌓인 아사히를 1만원에 6캔 할인 판매를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혼줄이 난 후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줄줄이 일본맥주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불매운동 여파는 식당과 주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도 퍼졌다. 한 라멘집 입구에는 “일본 음식 팔아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명백한 한국브랜드입니다”라는 문구를 붙여놨다.

이자카야는 한 달째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한 이자카야 사장은 “불매운동 시작되고 일본 주류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이자카야는 매일 파리만 날리고 있다”며 “일본소주, 사케, 일본맥주 모두 안 판다고 문 앞에 붙여도 아예 사람들이 들어 오지를 않는다. 이런식으로 몇 달 이어지면 정말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유니클로 등 일본 합작사를 보유하고 롯데는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는 유니클로, 무인양품, 롯데아사히주류 등 일본 기업과 합작사가 많다. 유니클로는 롯데쇼핑이 49%, 무인양품은 롯데상사가 40%,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중국의 보복성 불매운동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 한번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롯데에 신동빈 회장도 고심이 커진 모습이다. 지난 주말 신 회장은 김포 롯데백화점과 롯데몰을 방문해 현장을 꼼곰하게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몰 김포공항점 지하 1층과 2층에는 유니클로 매장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신 회장은 평소에도 주요 매장을 둘러보며 현장을 챙기기로 유명하지만 이번 방문의 의미는 남달리 해석할 필요가 있다.

롯데 한 관계자는“중국의 사드 보복 때는 한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큰 불이익을 받았는데, 이젠 거꾸로 국내에서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 일부 소비자들은 롯데주류가 생산·판매하는 소주 처음처럼이나 롯데제과의 일부 과자 제품까지 불매운동의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 사안이다 보니 기업이 나서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라며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서 인지, 유니클로나 아사히 뿐 아니라 아예 롯데 제품을 취급 하지 않으려는 동네슈퍼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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