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구매시기 늦추겠다”···한일관계 악화에 판매 ‘반토막’ 조짐

최종수정 2019-07-3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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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운동 장기화 땐 판매량 급감 불가피
관세청, 일본차 수입액 작년比 30% 넘게 감소

일본차 업체들의 영업 현장 분위기가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한 달 사이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다. 일본차 신규등록 대수는 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 점유율 20%를 넘어섰다.
한국으로 넘어오는 일본 수입차 물량이 한일관계 악화로 줄어들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장기화 땐 일본차의 한국 판매량이 ‘반토막’ 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1일 뉴스웨이 취재진과 통화한 40대 직장인 남성 A씨는 “토요타 SUV를 알아보는 중인데, 일본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망설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차 관련 카페나 동호회에선 “신차 구매를 미뤄야 겠다”, “일본 이륜차(모터사이클) 보이콧도 진행돼야 한다” 등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일본산 자동차 불매운동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동호회도 등장했다.
한 일본차 차주는 “요즘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해서 8월15일날 자칫 테러 당할 수도 있을꺼 같아서 조심해야 될 것 같다”며 우려하는 글도 게재했다.

렉서스,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주요 일본차 업체들의 영업점 방문객 및 계약대수는 한일관계 악화 이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정통한 관계자는 “토요타 전시장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면서 “월 1000대 이상 팔리던 전국 영업점에서 하루 계약대수가 폭삭 주저 않았다”고 전했다.

관세청 통관 기준으로 이달 일본차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렉서스, 혼다 등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서 과거 독도, 위안부 문제 등 정치 이슈로 반일 감정이 고조됐을 때도 살 사람들은 다들 구매했지만 지금은 경제보복 여파로 자동차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동차 신규등록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일본차 신규등록은 2만3482대로 전체 수입차의 21.5%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점유율(15.2%)보다 10.3% 늘어난 수치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2015년말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시장에선 디젤 승용차 불신이 커지면서 가솔린 및 친환경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일본차 소비는 꾸준히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3만3116대), BMW(1만7966대)에 이어 렉서스(8372대) 3위, 토요타(6319대) 4위, 혼다(5684대) 5위에 올랐다. 일본 고급차 렉서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고, 토요타는 신형 캠리 신모델 효과가 빠지면서 24% 줄었지만 혼다는 지난해 부식 사태를 극복하고 94% 급증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현장 분위기는 참담하다. 일본차 수입업체들은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 한 달 사이 싸늘해진 소비자 분위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차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그랬고 반일 이슈가 생기면 일본차 업체들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며 “가격 인하, 주유권 증정 등 괜한 마케팅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 그냥 조용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일부 세차 전문점에선 사회적 여론을 의식해 일본차 세차를 안 받는 곳이 나오고 있다. 또 영남지역 일부 아파트 단지엔 일본차 출입을 막는 상황마저 생겨나고 있다. 이 때문에 렉서스를 타고 다니는 인테리어 자영업자가 아파트 출입을 못하는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자영업 종사자들이 일본차를 타는 사람들은 손님으로 받지 않겠다는 식의 애국심 마케팅까지 이용하고 있다”며 “(일본제품 불매운동) 마케팅과 연결된다면 어느 한순간 도화선이 되면서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고, 지금 시작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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