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전문가 없는 금융분쟁 TF, 제 역할 할 수 있을까

최종수정 2019-07-1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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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론스타 사건’ 등 대응 돌입
TF 구성원 7명 중 변론 가능 인력 無
대안 모색은 공무원···변론은 로펌에
실무 대응력·장기 지속성 부족 옥에티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국내외에서 민간 투자자들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건 소송의 패소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머리를 맞댄 단일 대응조직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조직의 운영 문제를 두고 이런저런 뒷말이 많다. 전문성이나 지속성 측면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투자자-국가 간 법적 분쟁(ISD)이나 금융위 관련 소송 등 금융 관련 분쟁에 대한 총괄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오는 19일부터 ‘금융분쟁 대응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사무처장 직속 팀으로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금융분쟁 TF는 오는 18일까지 은행과장을 맡는 전요섭 부이사관이 단장을 맡고 김효선 규제개혁법무담당관, 성기철 구조개선정책과장, 유영준 은행과장과 담당 사무관 3명 등 총 7명의 인원으로 운영된다.
앞서 금융위가 밝힌 것처럼 금융분쟁 TF는 금융과 관련된 대정부 법적 분쟁에서 적어도 지는 일이 없게끔 대안을 모색하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주된 운영 목적으로 두고 있다. 그런데 법적 대안을 찾는 조직임에도 변호사 등 현역 법률 전문가가 없다는 점은 흠으로 꼽힌다.

현재 금융위에서 법률 관련 직무군에 속한 사람은 최임열 법률자문관과 김효선 규제개혁법무담당관 뿐이다. 이 중에서 최 자문관은 인천지방검찰청에서 파견된 현직 부부장검사 신분이고 김 담당관은 법제처에서 파견된 과장급 법제관 신분이다.

최 자문관은 이번 TF에 참여하지 않고 김 담당관은 TF에 참여한다. 그러나 김 담당관이 속한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은 금융위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 사무도 담당하지만 주로 금융규제 개혁과 관련한 법령 문제나 금융 관련 법률에 대한 해석, 금융 관련 법령의 입법 추진 등을 주된 업무로 삼고 있다.

나머지 6명은 모두 금융위 소속 공무원들이다. 금융위 측은 각종 정책의 실무자들이 TF에 참여하고 있고 그동안 각 부서별로 나눠서 해왔던 소송 대응 업무를 단일 조직으로 일원화한 만큼 대안 모색에 대한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법리적 유·불리 여부를 따질 수 있는 변호사 등 현직 법률 전문가는 1명도 없다. 따라서 금융위 소속 TF에서 대응책을 짜내면 그에 대한 실제 소송 과정의 대응은 외부의 로펌이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피소된 사건에 대한 변론은 공개 입찰 형식으로 외부 로펌이 나눠먹는 형식으로 사건을 따낸다. 따라서 외부 로펌에 줘야 하는 사건 수임료도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물론 이 역시 상당한 금액의 국세가 지출된다.

여기에 혹시라도 있을 패소 상황에서는 수조원의 혈세가 더 날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사건이 정부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간의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ISD)이다. 이 사건의 최종 결론은 늦어도 오는 10월 안에 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론스타는 지난 2012년 옛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자의적·차별적 과세와 매각 시점 지연, 가격 인하 압박 등으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2012년 ISD를 제기했다. 론스타가 제기한 소송액은 46억7950만달러(약 5조5101억원)에 이른다.

다만 비슷한 취지의 소송인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의 소송전에서 지난 5월 하나금융지주가 최종 승소한 전례가 있기에 정부가 패소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게 점쳐진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 보는 것처럼 민관 합동 형식으로라도 정부 TF에 변호사가 참여해 정부 차원에서 변론을 진행하지 못한다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금융위도 할 말은 있다. 정부 차원에서 정부 상대 사건을 전담하는 변호사가 있다면 분명히 TF에 변호사가 참여했겠지만 어느 부처도 정부 상대 사건 전담 변호사를 고용한 사례가 없기에 공무원들 사이에서 대안을 찾아 변호인단에 주는 것이 한계라는 점이다.

이번 조직이 상시 조직이 아닌 임시 조직이라는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받고 있다. 당장 TF가 담당해야 할 사건은 론스타 소송 외에도 이란 가전업체 소유주 ‘다야니’ 가문이 이긴 ISD 취소소송도 있다.

TF라는 조직의 특성상 이들 사건이 종결되면 TF는 자연스럽게 소멸된다. 그러나 이같은 투자자-국가 간 분쟁이 또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특히 이번 론스타 사건에서 보듯 한 번 분쟁이 시작되면 짧게는 2~3년에서 길게는 7~8년을 끄는 경우가 보통이다. 정부 차원에서 확실한 상시 대응 조직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따라서 평시에는 이런 법적 분쟁을 막는 안전장치를 모색하는 상시 조직을 마련하고 필요시 해당 조직을 비상 조직으로 돌리는 조직 운영 묘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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