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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전···에어부산·에어서울 더 인기있는 까닭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에어부산·에어서울 더 인기있는 까닭

등록 2019.07.15 13:50

이세정

  기자

늦어도 7월 말 입찰 공고···시장 반응 無성장성 높은 LCC 분리매각 가능성 무게아시아나, LCC와 수익·기단규모 등 경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아시아나항공 입찰 공고가 이달 중 발표되면,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정체성이 모호해진 아시아나항공보다는, ‘황금알 낳는 거위’인 저비용항공사(LCC)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7월 말에는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당초 계획한 연내 매각을 위한 움직임이다.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께 금호아시아나그룹 품을 떠나게 된다.

입찰 공고 이후 예비입찰(투자의향서 접수)이 진행되면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가 선정되고, 이들 업체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체적인 실사를 펼치게 된다. 본입찰로 확정된 우선협상대상자가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 매각 절차는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된다.

채권단의 입찰 공고 예고에도 불구, 시장 반응은 여전히 미적지근하다.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만이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힌 정도다. 인수후보자로 거론되던 대기업들은 연일 손사레를 치며 아시아나항공과 거리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안팎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분리매각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싣고 있다. 채권단 역시 원칙적으로 ‘통매각'을 고수하지만, 원매자가 원할 경우 ‘분리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국내 LCC 시장 3~4위를 넘나드는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4.2%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45.6%는 부산지역 주주이 나눠 가지고 있다. 기존 부산 주주와 영남권 기업이 합작해 에어부산만 따로 인수하는 그림이 가능하다. 혹은 지방공항 중심으로 영토 확장에 나선 애경이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을 넘겨받는 방식도 거론된다. 이 경우 애경그룹은 대형항공사(FSC)에 버금가는 항공그룹으로 부상할 수 있다.

에어서울은 수요가 보장된 인천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만큼, 항공업 진출을 노리는 업체나 신생 LCC들이 탐내고 있다. 올해 3월 신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받은 신규 LCC의 경우, 향후 3년간 거점공항에서만 노선 취항이 가능하도록 제약을 받고 있다. 수요 확보의 부담이 존재하는 만큼, 인철발 노선을 가져오려는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LCC 수요가 초호황기를 누리던 최근 3~4년 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여전히 성장세는 우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FSC가 독점하던 알짜 운수권을 배분받는 등 중장기 사업성도 충분히 확보했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 개별로 놓고 보면,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전 비용절감 작업의 일환으로 1등석(퍼스트 클래스)을 없앴다. 대신 퍼스트 클래스보다 평균 30~40% 저렴한 비즈니스 스위트를 도입해 여객 수요를 늘리고 있다. FSC의 프리미엄 이미지보다 수익성을 택했다.

인천~러시아 하바로프스크·사할린, 인천~인도 델리 등 일부 비수익 장거리 노선도 이달부터 운휴에 돌입했다. 오는 10월부터는 인천~미국 시카고 노선도 운항을 중단한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수요가 많은 근거리 노선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LCC와의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어 정체성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항공기 보유 대수에서도 제주항공의 거센 추격에 시달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23년까지 노후 기재 9대를 반납하는 대신, 신형기 34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총 보유 항공기는 74대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이 시기에 약 70대 안팎의 항공기를 운항하며 아시아나항공과 비등한 기단규모를 갖추게 된다.

실적 부문에서는 자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3.16%, 14.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연결 기준 0.4%에 불과하고, 별도 기준으로는 -8.2%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덕분에 그나마 체면을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제선 시장 점유율도 LCC들이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선 여객수는 에어부산이 전년 대비 20.2% 늘었다. 올해부터 인천발 노선에 취항하며 국제선 비중을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에어서울 국제선 여객수는 전년보다 109.2% 확대됐고, 기단 확대로 규모의 경제를 점차 실현하는 모습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국제선 증가율은 2.9%에 그쳤다.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더라도, 항공 경쟁력을 회복할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업 경쟁력에 대한 고민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전략적 포지셔닝에 대한 재정립이 선행돼야 하는데, LCC들과의 분리매각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를 통째로 사는 것은 자금부담이 크고, 아시아나항공만 인수하는 것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시장의 관심사도 아시아나항공을 누가 품을 지에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새 주인이 누구인지로 옮겨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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