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특별사법경찰이 뜬다···‘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정조준

최종수정 2019-07-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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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정례회의서 특사경 예산 확정
검찰 지명절차 거쳐 공식 다음주 출범
주가조작, 미공개정보 이용 집중 수사
운영 방식 이견, ‘독립성 유지’는 과제
최종구 “준비 미흡했고 개선사항 많아”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주가조작이나 미공개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수사를 목표로 꾸려지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조만간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한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금감원 특사경이 도입 취지를 살려 제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고 금감원 특사경 관련 예산안을 확정했다. 또한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추천 받은 직원 명단을 검찰에 보냈으며 다음주 지명 절차가 완료되면 특사경을 출범할 계획이다.
금감원 특사경은 서울남부지검에 파견 중인 금감원 직원 5명과 금융위 직원 1명, 금감원 본원 소속 10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된다. 변호사·회계사 자격증 소지자와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이 포함됐고 과거 증권감독원 출신 인사가 부서장에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경은 특수 분야 범죄에 대해 행정공무원에게 경찰과 같은 수사권을 부여해 조사토록 하는 제도다. 이번에 지명되는 금감원 직원은 검찰 지휘 아래 통신내역 조회, 압수·구속영장 신청, 압수수색, 신문 등 강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수사범위는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긴급조치(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선정한 후 검찰에 통보한 사건으로 한정된다.

특히 금융위가 특사경 추천권을 사용하는 것은 권한을 부여받은 지난 2015년 8월 이후 4년여 만이다. 그간 금융위원장이 금감원 직원을 추천하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한 양상을 띠었으나 연초 금융위와 금감원이 각각 특사경 활용 방안을 업무계획에 담으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다음주 문을 여는 특사경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중에서도 사회적 파장이 크고 증거 인멸 우려에 조속히 처리해야 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수사를 펼치게 된다.

다만 출범까지의 과정이 그리 매끄럽지 못했던 만큼 이들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견해다.

사실 금융위와 금감원은 특사경 문제를 놓고 줄곧 갈등을 빚었다. 금감원이 특사경 임명을 촉구하는 반면 금융위 측에서는 사법경찰권 오남용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검사 측 지휘를 받는 특사경으로 인해 증권선물위원회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도 금융위가 못마땅해 하는 부분이었다.

이 같은 대립 구도는 특사경의 예산과 수사범위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그대로 표출됐다. 당초 금감원은 시스템과 장비 마련 등을 위해 6억4000만원 안팎의 예산을 요청했으나 금융위는 금감원 예비비를 활용하는 게 좋겠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예산은 요구한 것보다 크게 줄어든 3억9450만원으로 확정됐다.

수사범위가 좁혀진 것도 금융위와 무관치 않다. 직무범위를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제한하는 안과 제한을 두지 않는 안을 법무부와 사전에 논의한 끝에 금융위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킨 결과다.

따라서 앞으로 특사경이 출범한 이후에도 금융위와 금감원은 운영 방침을 놓고 지속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막판까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전날 정례회의에서 특사경 예산안을 확정한 뒤 “준비과정을 생각해 보면 부적절하거나 발생하지 않았어야 할 일이 생기는 등 미흡한 부분이 있었고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면서 “두 기관은 각별히 유의해 정책을 마련해나가고 다시는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으로서는 특사경의 독립성을 훼손시키지 않는 것도 과제다. 물론 검찰 지휘를 받겠지만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특사경의 정보가 일반 조사부서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일단 금감원은 특사경을 자본시장담당 부원장 직속 부서로 설치하는 한편 업무, 조직, 사무공간, 전산설비를 분리·운영키로 한 상태다. 아울러 수사비밀 유지를 위해 조사실은 별도로 설치하며 출입도 통제하기로 했다. 특사경 전담부서의 수사업무와 조사부서의 조사업무가 혼재되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3월의 기자간담회에서 “수사와 조사를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면서도 “관세청과 산림청 등도 특사경을 운영하는 만큼 이를 참고해 정보교류차단장치(차이니즈월)를 잘 설계하면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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