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원권 발행 10년]누적환수율 50% 돌파했지만···절반은 여전히 ‘오리무중’

최종수정 2019-06-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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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경제·부정부패 활용 우려 여전
올해 5월 누적 환수율 50% 넘어서
1만원권 환수율 98%와 대비돼
다만 연간 환수율은 점차 높아져
화폐 수요 자체가 줄어든 영향도

그래픽=강기영 기자
“오만원권을 찾으려면 마늘밭을 파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탄생시킨 ‘전북 김제 마늘밭 사건’은 8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된다.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던 형제가 5만원권 22만장을 마늘밭에 묻어 보관하다 적발된 사건으로 발행 전부터 지적되던 오만원권의 부작용이 사실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오만원권은 발행 당시부터 자금세탁과 뇌물수수에 이용되거나 지하경제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에 시달려왔다. 고액 은행권인 만큼 1만원권에 비해 부피가 작고 자기앞수표와 같이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오만원권 100장을 묶은 다발 20개(1억원)의 무게는 2kg에 불과하다. 부패 정치인과 떼려야 뗄수 없는 ‘사과박스’를 5만원권으로 가득 채우면 15억원 정도가 담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만원권 발행 10년이 된 지금도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오만원권을 이용한 비위는 물론 지하경제에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말 기준 5만원권 누적환수율은 50.01%를 기록했다. 이는 10년간 발행된 185조원어치 가운데 한국은행 금고로 돌아온 건 이의 절반 수준이라는 뜻이다. 환수율이 50%를 넘은 것은 꼬박 10년 만이다. 이와 대비해 1만원권의 누적환수율은 98.86%를 기록 중이다.

환수율이란 시중에 풀린 발행액 대비 한은에 돌아온 환수액 비율이다. 환수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돈의 회전율이 높다는 것인 반면 환수율이 낮다는 것은 돈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는 의미다. 지폐는 통상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면 개인에서 기업, 금융권을 거쳐서 한국은행으로 돌아오게 된다.

환수율이 낮다는 것을 두고 시중 수요가 많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하경제로 흘러들어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하는 쪽이 더 힘을 얻는다. 환수되지 않은 오만원건의 절반이 어디서 쓰이고 있는지 알 수 없어서다.

다만 오만원권 연간 환수율로 보면 점차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2013년 48.65%에서 2014년 25.82%로 뚝 떨어졌다가 2015년 40.11%로 회복했다. 그 이후로 환수율이 빠르게 증가했는데 2016년 49.85%, 2017년과 20108년엔 각각 57.77%, 67.44%를 기록했다. 올해 5월말까지 환수율은 66.59%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부터 오만원권을 20조원 규모로 찍어내며 공급이 늘어난데다 민간 수요가 충족되면서 공급 부족을 우려한 가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2015년부터 한은이 만원권 제조화폐 배정시 오만원권 입금실적을 반영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권에서는 ‘화폐 없는 사회’로 접어들면서 5만원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oo페이’와 같은 각종 간편결제 서비스가 자리잡으면서 현금에 대한 수요 자체가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오만원권 발행이 지하경제를 확대할 것이라는 지적도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면서“IMF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2009년 GDP의 23.1%에서 2015년 19.8%로 꾸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금 없는 사회’로 이행하기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사회적 약자의 지급수단 확보 및 재난 대비 등의 차원에서 현금의 유용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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