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내부거래 실태│대한유화]이순규 회장, 개인회사 통해 제 주머니 채우기 급급

최종수정 2019-07-0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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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부부 100% 소유 KPIC, 그룹 지주사 역할
지배력 막강···대한유화 내부거래 비중 92% 육박
제조·가공 없이 해외로 되팔아···일명 ‘통행료’ 챙겨
매년 막대한 배당금 주머니 불려···누적액만 230억

이순규 대한유화그룹 회장이 개인회사인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이하 KPIC)’을 앞세워 자신의 호주머니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17년 경제개혁연대가 ‘회사기회 유용 의심 사례’로 지적했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여전히 90%를 웃도는 등 개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1970년 설립된 대한유화공업(현 대한유화)를 모태로 한 대한유화그룹은 국내 유화산업의 기틀을 닦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심화된 유화업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에 매진했고, 그 결과 막대한 자금난에 시달리게 된다. 1994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한유화는 약 10여년간 끊임 없는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노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오너일가는 1998년 법정관리를 졸업하면서 경영권 방어를 최우선 과제로 삼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고(故) 이정림 창업주에서 동생인 고 이정호 명예회장으로 경영권이 넘어갔고, 회사 경영도 정상화됐다.
문제는 창업주 조카이자 선대회장 4남인 이순규 회장이 회사를 물려받은 이후부터 내부거래 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2007년까지만 해도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0% 수준이었지만, 2008년 2배 이상 뛰어올랐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90%대 안팎을 오가고 있다.

이순규 회장은 대한유화 회장에 오르기 2년 전인 2005년 무역업, 복합운송 주선 및 용역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개인회사 KPIC를 설립했다. 2013년에는 KPIC가 당시 지주사 역할을 하던 ‘유니펩’을 흡수합병하면서 그룹 지주회사가 변경됐다.

KPIC는 이순규 회장과 그의 부인 김미현 씨가 각각 93.35%, 6.65%씩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한유화 지분 31.01%로 단일 최대주주로 ‘이순규 회장-KPIC-대한유화’로 이뤄지는 지배구조를 그리고 있다. 이는 막강한 지배력을 토대로 앞서 겪은 경영권 위기를 재현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더욱이 KPIC는 이순규 회장 일가의 배를 불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KPIC는 대한유화가 생산한 제품을 매입해 해외 고객에게 되파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별도의 제조나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명 ‘통행료’만 챙기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만 1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매출 원가 중 대한유화로부터 매입한 금액은 1조3568억원으로 내부거래 비중은 무려 92%에 달한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이순규 회장 일가는 막대한 배당금을 챙기고 있다. KPIC는 2014년부터 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배당금만 230억원으로, 이 돈은 몽땅 이순규 회장 부부 주머니로 들어갔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이미 2017년 KPIC의 과도한 내부거래 비중을 두고 회사 기회유용이 의심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KPIC의 내부거래 비중은 5%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매출원가에서 ‘특수관계인으로부터의 매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6년 평균 89.16%에 달한다.

연구소는 “대한유화 내부에서 담당할 수도 있는 업무를 지배주주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회사를 통해 수행하는 회사로, 회사기회 유용으로 판단된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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