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웅열, 코오롱 퇴직후 신사업 한다더니···조세피난처 싱가포르에 법인설립

최종수정 2019-06-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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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논란 10여일 지난 4월10일 4TBF 창업
업종은 경영자문업···강조해 온 플랫폼사업과 무관
전문디자인업 회사 2곳도 추가 설립···정체 불분명
재계 “코오롱 계열사 편입 규제 피하기 꼼수” 의혹

그래픽=강기영 기자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새로 창업한 벤처회사가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법에 따라 지주회사인 ㈜코오롱으로의 계열사 편입이 불가피한 만큼, 정부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해외 법인을 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재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지난 4월10일 싱가포르에 ‘4TBF PTE. LTD.’(이하 4TBF)를 설립했다. 국내에서 ‘인보사케이주 논란’(3월31일)이 불거지면서 유통과 판매가 중단된 지 10여일 뒤다. 4TBF는 이 전 회장이 100% 출자했고, 업종은 경영 컨설팅 및 공공 관계 서비스업이다.

이 전 회장은 별도의 4TBF 한국법인은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사무실을 차리고 이 곳으로 출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1월 이 전 회장은 올해 1월1일자로 회장직을 비롯한 전 계열사 대표이사·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겠다며 경영퇴진을 선언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전 회장이 ㈜코오롱 지분 45.83%를 보유하며 막강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를 여전히 그룹 총수(동일인)로 보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동일인과 동일인의 친인척(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등이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최다출자자이거나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는 계열사 편입 대상이 된다.

실제 ㈜코오롱이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에 따르면, 4TBF가 해외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 전 회장이 국내에서나 해외에서 설립하는 모든 회사는 계열사 편입이 의무다.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이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에 법인을 세운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싱가포르는 홍콩과 함께 아시아 지역에서 극히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조세피난처’로 분류된다. 일부 기업들은 금융상 혜택을 받거나 세금회피를 목적으로 싱가포르에 법인을 세우는 경우가 있다.

해외 계열사는 우리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사익편취 규제의 사각지대’로 불린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더욱이 해외 계열사는 국내 계열사에 비해 정보 제공의 범위가 불완전하다.

4TBF가 내세운 경영자문업도 석연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 전 회장은 경영일선에 물러난 뒤 플랫폼 관련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하지만 새 회사의 경우 이 전 회장이 구상해 온 플랫폼 사업과는 전혀 무관하다.

이 전 회장은 4TBF를 설립한 4월10일 당일 싱가포르 소재의 SINB PTE. LTD.(전문디자인업)과 미국 소재의 SINB USA. INC(전문디자인업)도 추가로 설립했다.

SINB PTE. LTD.는 4TBF가 100% 출자한 자회사이고, SINB USA. INC는 SINB PTE. LTD.가 100% 출자한 손자회사다. 다시 말해 ‘4TBF→SINB PTE. LTD.→SINB USA. INC’로 이어지는 ‘원컴퍼니’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3개 벤처회사 모두 이 전 회장의 지배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 회사 모두 소규모로 운영될 뿐 아니라, 정확한 사업 목적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나 미국 내 회사 주소지도 파악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 전 회장이 해외에서 정체가 불분명한 회사를 설립한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의 개인적인 창업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4TBF PTE. LTD는 지난 4월10일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회사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100% 출자했다. 경영 컨설팅 및 공공 관계 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회사 유형은 ‘EPC LIMITED BY SHARES’(주주가 20명 이하인 면세사회사)다. 다른 회사와 달리 회계감사보고서 제출이 면제되는 혜택이 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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