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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엉터리 분양가 산정···피해는 수요자 몫

[서승범의 건썰]HUG 엉터리 분양가 산정···피해는 수요자 몫

등록 2019.05.27 16:10

서승범

  기자

시세·입지 특성 반영 충분치 않아 조합과 마찰 잦아분양 늦춰져 조합원·예비청약자 금전적·정신적 타격분양가 산정 ‘오르락 내리락’···업계선 탁상행정 지적

부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본사 전경. 사진=HUG 제공부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본사 전경. 사진=HUG 제공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의 애매모호한 분양가 산정 기준에 수요자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내부 기준대로만 분양가를 산정하다보니 재건축·재개발 조합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분양 일정이 미뤄져 수요자들이 정신적·금전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UG와 조합의 분양가 조율로 분양일정이 미뤄진 아파트 단지가 올해 들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우선 강남구 삼성동 19-1, 4일대에 위치한 상아아파트 2차 재건축 단지 ‘래미안 라클래시’는 당초 이달 말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HUG와 조합 간의 분양가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내달 중순으로 분양일정이 밀렸다.

같은 이유로 대우건설이 서울 동작구 사당동 41-17번지 사당3구역에서 건설 중인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기존 3월 분양하기로 했으나, 6월까지 분양 일정이 밀렸다.

특히 지난해 말 서초구 서초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리더스원’의 경우 분양가 협의 탓에 당초 예정보다 분양이 6개월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분양일정이 미뤄지면서 조합원들은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직접적인 금전 피해를 받고 있다. 또 예비 청약자들은 주택자금 대출, 청약기회 제한 등으로 시간과 정신적 피해를 받고 있다.

건설사들 역시 분양일정 연기로 공사비 지급이 지연되면서 연초 설정했던 자금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HUG가 단지별 입지와 주변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내부 방침대로만 분양가를 산정해 조합이 원하는 분양가와 차이가 현저히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HUG는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사업장 인근에서 최근 1년 내 분양된 아파트 평균 분양가의 110% 이하’로 분양가를 산정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분양가를 결정하는 기관은 아니지만, 보증 심사 기준을 통해 간접적으로 민간건설사들의 분양가를 조정하고 있다.

분양가를 통제해 정부의 방침대로 ‘부동산가격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취지이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래미안 라클래시’의 경우 인근 신규 입주 단지 시세가 3.3㎡당 6000만원에 형성돼 있지만, HUG는 조합에 4500만원대 수준에 분양가를 책정하라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강북 미아동에서 분양한 ‘길음 롯데캐슬 클라시아’의 분양가를 심의한 HUG는 조합 측에 84㎡ 기준 주변 시세와 4억원 이상 차이 나는 3.3㎡당 1700만원대의 분양가를 제시했다. 조합 반대로 3.3㎡당 2280만원에 승인됐지만, 변경된 금액도 사실상 지역 시세를 온전히 반영된 것은 아니다. 같은 길음동에 위치한 ‘래미안 센터피스’(지난 2월 입주) 전용 84㎡의 경우 현재 평균 시세가 10억원대에 책정됐다. 이에 ‘길음 롯데캐슬 클라시아’ 분양은 ‘강북 로또’라 불리며 투기수요를 크게 키웠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제대로 된 기준이 없고 자의적으로 (심사를)하니 분양가가 적절하게 나오지 않는 것”이라며 “(부동산가격을)통제를 하려면 분양가상한제 등을 도입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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