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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물 사업 제이원 결국 좌초

‘우려가 현실로’ 물 사업 제이원 결국 좌초

등록 2019.05.17 10:41

수정 2019.05.17 13:12

천진영

  기자

신세계푸드 자회사 제이원 매각 원수 불안정, 사업지속 불가능 판단경영방침 ‘품질 최우선’에 따른 결정

‘우려가 현실로’ 물 사업 제이원 결국 좌초 기사의 사진

신세계푸드가 야심 차게 진출한 생수 사업을 접는다. 유통 사업으로 사세를 확장해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종합식품도약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생수업체를 인수했으나 품질 불안정을 이유로 매각을 결정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16일 이사회를 열고 계열회사 제이원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매매계약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푸드는 2016년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던 제이원을 79억원에 인수했다. 생수제조 인프라 및 역량을 단기간에 확보하면서 미래 성장 사업 기반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 부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취수원도 세심하게 살폈다. 제이원은 경기도 가평군의 자연보전권역 내 청정지역에 취수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연생태계의 수질과 녹지 등 자연환경을 보전해야 하는 지역이다. 신세계푸드는 원수의 수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요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수질관리를 위한 최적의 조건으로 판단했다.

더욱이 먹는샘물 제조업은 난개발로 인해 취수원 확보가 제한적이다. 1998년 이후 대기업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신규 허가가 쉽지 않으며, 진입 장벽이 견고해지는 추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세계푸드는 경영난에 빠진 제조업체를 인수하면서 비교적 쉽게 생수시장에 진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제이원이 2016년 신세계푸드에 인수된 지 불과 8개월 만에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생수 시장 공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신세계푸드는 이듬해 생수 신제품 ‘올반 가평수’를 출시해 전국 이마트에 납품을 시작했지만, 먹는물관리법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게 됐다. 2017년 8월 제이원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브랜드 ‘크리스탈’ 제품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비소가 검출되면서 영업정지 1개월 조치를 받았다.

신세계푸드는 제이원의 생수 제조를 전면 중단하고 환경 개선 공사를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영업을 재개하지 못했다. 2017년 기준 제이원의 실생산량은 총 10만2200톤 중 2만5192톤이며, 가동률은 24.6%에 그친다.

지난해 제이원에서 발생한 매출은 전혀 없다. 반면 같은 기간 제이원의 순손실액은 42억563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순손실 5억8936억원 대비 7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공장 운영 정상화 시기가 점차 늦어지면서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

영업 재개를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차입금 상환을 위해 지난해 8월 유상증자를 통해 15억원을 출자했고 지난달 4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신세계푸드의 생수 사업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식품사업에 관심이 많은 정 부회장의 종합식품기업 도약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실제 정 부회장은 신세계푸드를 그룹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2023년까지 매출 규모 5조원의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시설 보완을 위한 투자가 지속되면서 중장기적 생수사업 계획도 전면 변경됐다. 신세계푸드는 제이원에 대한 향후 2020년 35억원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2017년 신세계푸드는 생수 제조시설의 생산성 증대를 위해 △2018년 2억원 △2019년 2억원 △2020년 35억원 등 공장 신설 계획을 구상했다. 신세계푸드의 생수사업 의지가 사실상 꺾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제이원을 운영해오다 원수의 품질이 다소 불안정한 것을 알게 됐다”며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세계푸드의 경영방침과 소비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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