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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조 투입·4만명 채용”···이행 ‘착착’

[대기업 투자 허실│삼성] “180조 투입·4만명 채용”···이행 ‘착착’

등록 2019.04.29 07:38

임정혁

  기자

지난해 8월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 후 ‘정주행’공시만 모아도 25% 넘는 이행···고용도 ‘착착’최근 ‘반도체 2030’ 발표···꽉 찬 곳간 ‘자신감’

지난해 8월 6일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6일 삼성과 현상소통 간담회를 위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구내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기획재정부 제공지난해 8월 6일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6일 삼성과 현상소통 간담회를 위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구내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삼성이 혁신 성장을 위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삼성이 가진 네트워크를 통한 판로 개척, 인력 양성, 기술 개발에도 힘을 보탰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삼성이 국민에게 지지받고 투자자, 협력사, 중소기업들에 지지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부총리님 말씀을 명심하겠다.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사회에 도움을 주는 가치 창출을 열심히 해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해 8월 6월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찾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김 장관을 안내하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화답했다. 둘의 회동은 반도체 생산라인 방문부터 구내식당 점심 식사 등으로 이어졌다. 예정 시간 2시간을 훌쩍 넘긴 3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끝났다.

만남 이틀이 지난 지난해 8월 8일 이 부회장은 3년간 총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고용하겠다는 중장기 투자 계획을 내놨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지원을 배경으로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부품을 4대 미래 성장으로 꼽아 정조준했다. 단순히 삼성전자 또는 삼성그룹만의 이익 추구가 아닌 재계 1위 기업이자 경제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자처했다.

그만큼 계획은 구체적이었다. 이 부회장은 ▲국내 130조원·해외 50조원 투자 ▲직접 채용 4만명 포함 70만명 간접 고용 유발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 지원 등 협력사 지원프로그램 규모 4조원 확대를 내걸었다.

그렇게 8개월여가 흐른 시점에서 삼성전자의 약속은 얼마나 이행됐을까.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31일 평택캠퍼스 증설, 메모리 첨단공정 전환, 인프라 투자 및 파운드리 증설 투자 등 24조9000억원의 반도체 시설 투자를 공시했다. 추가로 플렉시블 올레드(Flexible OLED) 패널과 캐파(CAPA) 보완 투자 등 3조7000억원의 디스플레이 시설 투자도 더했다.

이를 합하면 총 31조8000억원의 시설 투자를 공시한 셈이다. 130조원의 국내 투자 중 공개된 것으로만 25%의 이행을 했다. 여기에 2024년까지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운영'에 4996억원을 투입해 멀티캠퍼스 위탁 교육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또 출자조합인 SVIC 42호에 495억원을 출자해 유망 AI 기술 보유 벤처기업 투자를 통한 차세대 기술 발굴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11월 30일에는 연말을 맞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52억원의 기부금을 내고 반도체 부문 2차 우수협력사 89개사에 43억2000억원을 인센티브로 나눴다. 최근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현재까지 총 517개 연구과제에 6667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됐다. 국내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연구과제에 민간 기업인 삼성전자가 최초로 국가 기술력 경쟁 확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24일 한국경제원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글로벌 R&D 투자 500대 기업’에서도 삼성전자는 세계 기업 순위 3위에 올랐다. 지난해 168억달러(18조 5632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 계획 이후 행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공정 투자 등은 알려지든 그렇지 않든 지속하고 있다”며 “공시 대상이 아니면 따로 발표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을 두고 재계에선 2021년까지 내건 약속 이행이 충분히 현실적이고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용 이행도 일단은 ‘합격점’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16곳의 직원 수는 18만5571명에서 19만1677명으로 6106명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SDI와 삼성전기 직원 수가 2080명 증가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SDS 직원 수가 847명 줄었지만 계열사간 ‘미래 사업’으로 내건 분야로의 인력 재배치 등을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게 삼성SDI와 삼성종합기술원 등 인력의 전장과 반도체 사업장 등으로의 이동이다. 자율주행차팀이 신설되고 AI 관련 연구 조직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투자·고용 약속 기간까지 2년 8개월여가 남았다고 봤을 때 속도감 있다는 긍정적인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 5000여명의 신입 사원 공채도 진행 중이어서 무리없다는 판단이다. 이와 동시에 46곳의 비상장사 행보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비상장사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서비스, 삼성웰스토리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에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는 동시에 1만5000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에선 지난해에 내놓은 대규모 약속에 이어 또 다른 ‘사회적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그 때문에 더욱 충분한 현금 보유 능력과 이행 현실성이 자신감의 근거로 재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0조 3400억원에 이른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미국)는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을 채무상환 능력이 높고 신용위험이 매우 낮은 ‘Aa3’ 수준으로 책정했다. S&P(미국)도 ‘AA-’ 등급으로 분류해 채무상환 능력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는 이미 충분한 투자 자금을 차치하고라도 향후 회사채 발행 등 투자금 유치가 수월하다는 것을 의미한 셈이다.

지난해 8월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계획. 그래픽=박현정 기자지난해 8월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계획. 그래픽=박현정 기자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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