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현대차, 인사는 실리 위주?···최고임원 외국인 전문가 영입 러시

최종수정 2019-04-2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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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연구개발·디자인 총괄 외국인
닛산 출신 무뇨스 북미 사업 총괄로
비어만 사장·동커볼케 부사장도 두각
국내 임원들 해외영입 전문가에 밀려나

현대자동차의 제품담당부문에서 최고 임원으로 활동하는 인물들은 일제히 해외에서 영입된 외국인이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현대자동차가 판매·연구개발·디자인 등 제품담당부문에서 외국인 최고임원 체제를 구축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해외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쌓은 외국인 전문가들을 영입해 초고속 승진시키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5월부터 현대차에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하는 호세 무뇨스 사장(53)은 사실상 판매부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는 북미와 중남미를 총괄하는 미주권역담당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무뇨스 사장을 임명해 북미 판매 회복에 역량을 집중한다. 기존 북미권역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용우 부사장은 미주권역지원담당으로 역할을 수행한다.
무뇨스 사장은 미주권역담당 총책임자로 일하면서 미국판매법인장과 북미권역본부장도 맡았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126만대가 팔린 미국은 142만대의 최고치를 찍었던 2016년 대비 판매량이 다소 줄었어도 여전히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을 책임지는 최대 수요처다.

현대차가 판매담당부문에 처음으로 사장 직급의 외국인을 영입한 것은 정 수석부회장이 올해 북미 시장 회복을 ‘V자 반등’의 핵심 과제로 삼았다는 반증이다. 미국 시장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판매 확대 및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무뇨스 사장은 2004년부터 닛산에서 멕시코법인장, 북미법인장, 중국법인장, 전사성과총괄(CPO) 등 최고위 관리자로 일하며 각 지역별로 판매 성장을 이끌어왔다. 닛산의 미국 시장을 총괄할 당시 무뇨스 사장은 매출을 크게 늘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조직 특성에 맞게 해외 브랜드 출신의 전문가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호세 무뇨스 사장 영입은 글로벌 생산 및 판매·운영 부문에도 글로벌 인재가 보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닛산 출신의 무뇨스 사장을 북미 사업 총괄로 전격 영입했다는 소식은 미국 자동차 유력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톱뉴스로 다룰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무뇨스 사장은 이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브랜드와 판매 및 딜러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주주 가치는 물론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품 개발의 두 축인 연구개발과 디자인부문은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사장(61)과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담당 부사장(53·최고디자인책임자)이 각각 이끌고 있다.

특히 비어만 사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연구개발본부의 양웅철·권문식 전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연구개발담당 지휘관으로 올라섰다. 2015년 전무급으로 현대차에 합류한 그는 정 수석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남양연구소 출신의 임원들을 뒤로 하고 BMW 엔지니어를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은 ‘정의선 시대’ 현대차의 변화상이다. 비어만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거쳐 외국인 최초로 현대차 사내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새로 신설된 사업부는 해외에서 영입된 전문가가 총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고성능 ‘N’ 사업부는 고성능사업부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56)이 맡고 있다. BMW 출신인 그는 지난해 3월 현대차에 합류해 7개월 만에 상품전략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2015년 11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출사표를 던진 뒤 제네시스 전략담당 임원으로 한국인이 아닌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씨(55)를 전무급으로 영입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부사장으로 승진해 고급차 제네시스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지난 23일 사이먼 로스비 중국 디자인담당 상무(51)를 서울에 위치한 현대스타일링그룹의 총책임자로 승진시켰다. 전문성을 갖춘 외국인 인재를 신뢰하는 정 수석부회장의 인사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그는 2008년부터 폭스바겐그룹 중국 디자인 책임자로 10년간 일하다가 2017년 6월 현대차로 이직한 이후 현대차의 중국 디자인 방향을 주도해왔다. 스포츠 세단 라페스타를 포함해 중국에서 현대차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중국 시장 전문성을 겸비한 경험을 살려 중국형 현대차의 디자인을 지원하는 역할은 계속 맡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해외 각 시장에 맞는 차를 만들고 세팅하는 능력은 글로벌 전문가들의 역량이 훨씬 뛰어나다”며 “제품 개발 과정에서의 시행착오 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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