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펀드, 한진칼 경영권 정조준···본격 세대결

최종수정 2019-04-2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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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한진칼 지분 14.98%로 확대
신규자금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지분 확보
장기투자서 적대적M&A로 전략 바뀌었나
한진그룹, 조원태 신임회장 선임하며 방어
상속세·경영능력·이미지 쇄신 등 과제 산적

그래픽=강기영 기자

토종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한진칼 지분을 늘리며 경영권 공격에 나섰다. 이에 한진그룹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며 경영권 방어 태세를 취했다. 시장에선 내년 한진칼 주총 전까지 조 회장 일가와 강성부 펀드의 세대결이 심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4일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의 주식 보유 비율이 종전 12.80%에서 14.98%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공시는 지난 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후 KCGI의 첫 한진칼 지분 취득 공시로 KCGI는 그레이스홀딩스와 캐롤라인홀딩스, 디니즈홀딩스 등을 통해 지난 18일부터 장내매수로 총 81만9461주를 사들였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KCGI는 한진칼 최대주주인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17.84%)과의 격차는 2.86%에 줄어들었다. KCGI가 추가 지분을 확보한다면 최대주주 자리도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KCGI는 고 조양호 회장 별세를 기점으로 이전과 달리 공격적인 태세를 취하고 있다. 그간 KCGI의 주당 평균취득단가는 2만6000원 이하로 낮은 단가를 유지해 시장에선 장기투자를 염두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 4일 이후 매입한 주식의 주당 평균취득단가는 3만8124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시장에선 KCGI가 적대적 M&A로 전략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새로운 펀드가 등장한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난 3월19일 공시와 비교하면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의 특별관계자에는 ▲케이씨지아이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 ▲주식회사 케이씨지아이 ▲케이씨지아이제1호의2사모투자 합자회사 ▲유한회사 엠마홀딩스 외 ▲케이씨지아이제1호의3 사모투자합자회사 ▲유한회사 디니즈홀딩스 ▲케이씨지아이제1호의4 사모투자합자회사 ▲유한회사 캐롤라인홀딩스가 추가됐다.

지난 3월26일 한진칼 주식 9만7357주를 매수한 유한회사 디니즈홀딩스는 총 9차례에 걸쳐 한진칼 주식을 사들였으며 약 149억원을 투자했다. 유한회사 캐롤라인홀딩스도 4월18일 포함 총 두 차례에 걸쳐 한진칼 지분 8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두 펀드는 한진칼 주식을 3만7000원 이상에 매입하기도 했다. 또한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지분 확보에 사용할 자금을 차입해 투자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미래에셋대우에 한진칼 지분 75만1880주를 담보로 차입했다. 금액은 200억원, 차입기간은 오는 7월22일로 3개월 간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진칼 주가가 오버슈팅이란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지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은 적대적M&A를 위한 포석으로 읽을 수 있다”며 “한진칼 지분이 낮은 삼남매 입장에선 KCGI의 신규자금 투입은 우려되는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진그룹 일가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며 체재 정비에 돌입했다. 회사 측은 “조원태 신임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은 고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는 한편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KCGI의 경영권 위협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선임해 경영권 공격을 방어하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하지만 지분이 조원태 회장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고 조양호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율은 28.95%으로 KCGI보다 높지만 고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조원태 회장을 필두로 한진일가가 그룹 경영을 유지하기 위해선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상속 받으려면 수천억원대의 상속세를 지불해야 하는데 조원태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의 상당수가 담보로 묶여있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론도 불리한 상황이다. 2014년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에 이어 2018년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갑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의 또 다른 갑질을 비롯해 횡령·밀수 등 범죄 의혹도 제기되면서 한진일가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능력이 인정되지 않은 조원태 회장이 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선것은 오히려 강성부 펀드에 공격의 여지를 줬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한진그룹은 조원태 신임회장 체재 안정화 및 지분 확보를 위해 상속세 재원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추된 한진가의 이미지 쇄신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KCGI의 경우 신규자금 투입으로 추가로 지분을 확보함과 동시에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물밑작업도 진행할 것이다. 이와함께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주가반등으로 이어진다는 걸 보여주려고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조원태 회장의 경영능력이 도마위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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