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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경영권 긴급승계 속 주가 널뛰기···약될까 독될까

조원태 경영권 긴급승계 속 주가 널뛰기···약될까 독될까

등록 2019.04.24 15:52

이세정

  기자

조 사장 본격경영 행보···IATA서 세대교체 공식화배당확대 전망에 주가폭등···오너家 상속부담 가중하락 땐 경영권 위협 확대···KCGI 매입 가능성 여전국민연금 보유지분 대량매각···경영권 분쟁서 발 빼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럽게 별세로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의 세대교체가 시작됐지만, 경영권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가는 상속세 이슈와 맞물리면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가 급등하자 3대주주인 국민연금은 보유 지분을 처분해 시세차익을 거뒀지만, 조 사장 등 오너일가가 내야하는 상속세 규모는 불어났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세를 타면서 조 사장 일가 부담은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하지만 경영권 위협은 여전히 존재한다. 2대주주인 KCGI가 추가 매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24일 재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조 사장은 선친의 장례가 끝난 다음날인 17일 회사로 복귀해 정상적인 업무를 보고 있다. 조 사장은 복귀 첫 날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직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며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추스렀다. 특히 조 사장은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메세지를 전달했는데, 이는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책임지고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조 사장은 오는 6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의 의장으로 나서며 공식적인 세대교체를 천명하게 된다. ‘항공업계의 유엔 총회’로 불리는 IATA는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조 사장은 성공적인 회의 개최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본격적인 경영보폭을 넓히며 그룹 총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지만, 경영권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조 회장의 지분 승계 작업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약 20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마련 방안과 상속시 지분 감소 등 위협적인 요소가 산재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 회장의 별세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7일 2만5200원이던 한진칼 주가 다음날 3만400원으로 전 전거래 대비 20.6% 올랐다. 조 회장 사망 직후 경영권 분쟁과 배당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상승세는 12일까지 이어졌다. 당시 한진칼 주가는 4만4100원으로, 전일 대비 29.9%나 폭등했다. 우선주인 한진칼우 역시 30% 가까이 주가가 치솟으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진칼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자 조 사장 등 오너 일가가 부담해야할 상속세 금액도 덩달아 커졌다. 조 회장은 한진칼 지분 17.84%(약 1055만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12일 종가로 계산하면 지분가치는 4653억원에 달한다.

현행 상속 및 증여세법(상증법)에 따르면 상장주식에 대한 상속세는 사망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 주가의 평균으로 정해진다. 지난 2월 7일부터 오는 6월 7일까지가 기준이다. 정확한 상속세 규모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올 초 2만원대 초반에 머물던 주가가 4만원대 가까이 뛰어오르면서 오너일가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최대주주 지분을 상속받을 경우엔 경영권 프리미엄 할증이 20~30% 붙게 되는데, 조 회장 지분은 50% 미만이어서 20% 할증 대상이 된다. 주가 고공행진이 지속된다면, 당초 업계가 예상한 상속세보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너가 경영을 탐탁치 않게 여기던 국민연금이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잇따라 지분을 처분한 점은 조 사장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국민연금은 이달 들어서만 총 7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각했다. 처분단가는 주당 3만2000원에서 4만6000원 사이로, 300억원 이상의 차익실현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보유 지분은 지난해 말 지분 7.34%에서 4.11%로 낮아졌다.

국민연금의 주식 매각은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한 발 물러나 있겠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 일가와 KCGI는 한진칼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적기관으로서 어느 한 편을 들어주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들어 한진칼 주가가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지만, 마냥 반길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23일은 전날 대비 7.21% 떨어진 3만6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단기간에 주가 급등한 상황에서 주가 하락을 염두에 둔 공매도가 몰린 여파로 풀이된다. 공매도는 우선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재구매해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오너가의 상속세 부담은 완화될 수 있지만, 호시탐탐 오너가를 위협하는 KCGI의 추가 매집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가가 하락세인 틈을 타 입지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KCGI의 지분율은 13.47%다. 지난해 11월 한진칼 지분 9%를 사들이며 단숨에 2대주주로 올라선 KCGI는 약 한 달 뒤 지분율을 10.81%로 늘렸다. 올 3월에는 12.68%로까지 확대했고, 이달 들어서도 0.79%포인트를 추가 확보했다.

현재 조원태(2.34%), 조현아(2.31%), 조현민(2.30%) 등 조 회장 세 자녀의 지분은 각각 3%에 못 미친다. 승계시 상속세율은 50%에 달하는데, 지분 상속 과정에서 일부를 처분할 경우 특수관계자 지분은 28.95%에서 20.03%로 떨어진다. KCGI와의 지분율 격차도 기존 15%대에서 6%대로 줄어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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