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분 파는 국민연금···침묵 길어지는 KCGI

최종수정 2019-04-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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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한진칼 지분 5% 미만으로 낮춰
단순 차익실현···‘경영권 싸움 발 빼기’ 분석도
KCGI, 지난 4일 지분 취득 후 추가 매수 없어
추가 지분 확보보단 우호 지분 확보에 주력할 듯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사실상 한진그룹 총수로 등극한 가운데 한진칼의 지분을 보유 중인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상반된 행보를 보여 증권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총 7차례에 걸친 장내 매매를 통해 보유 중이던 한진칼 주식 74만1474주를 처분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3만1964원에서 4만5909원 사이다. 주식 매각에 따라 지분율은 기존 5.36%에서 4.11%로 1.25%포인트 낮아졌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공시의무에서 자유롭게 됐다. 국민연금은 “단순 장내 매수, 매도를 통해 한진칼에 대한 지분율이 변동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한진칼 지분 매각은 지난해 4월4일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당시 11.6%였던 지분율은 10월 들어 8.4%로 감소했으며 지난 1월엔 7.3%, 2월엔 6.7%로 줄어들었다. 지난 16일에도 주식을 매도해 지분율이 5.4%로 감소했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주식 처분은 국민연금이 기금운용을 직접하기보단 운용사 및 자문사에 외주(아웃소싱)를 맡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4월에 항공주에 퍼포먼스가 많았기 때문에 이익실현을 위해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면밀하게 전략을 짜기보단 수익을 낼 수 있을 때 내는 것”이라며 “자사에선 TP기준으로 봤을때 한진칼 주가가 3만5000원을 넘는 것은 오버슈팅으로 보고 있다. 이에 수익을 실현 한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거리를 두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3년간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을 10% 안팎으로 유지했으나 지난해 10월 지분이 10% 이하로 줄어든 이후 늘리지 않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내년 한진칼 주총에서 한진그룹과 KCGI의 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분쟁이 격화되기 전 국민연금이 발을 빼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기금은 국민의 돈으로 운영하는 것인데 이를 가지고 한 기업의 지배구조 등에 관여한다는 것은 오버라는 시장의 지적이 있기 때문에 지분을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한진칼 지분 줄이기에 한창인 가운데 KCGI는 지난 4일 0.79%를 매수해 지분을 13.47%로 끌어올린 이후 추가 지분 취득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KCGI는 공격적으로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 11월 한진칼 지분 9% 보유한 KCGI는 12월 추가로 지분을 사들여 지분율을 10.81%로 늘렸다. 이어 3월엔 두차례 매수를 통해 지분을 12.68%로 끌어올렸다. 한진 지분도 지난해 12월 첫 취득 후 지난 2월 매수를 통해 지분율이 10.17%로 확대해 유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KCGI가 자금력 문제로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지 않는 것이란 분석이 많다. 최근 급등한 주가도 영향이 적지 않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를 M&A를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자금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적정 지분을 보유했다고 판단하면 추가로 지분 매입엔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KCGI는 지배구조 개선과 주가반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 소액주주 포섭이나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엄 연구원은 “다음 주총까지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라며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우호지분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고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해 보유지분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주희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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