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즉시연금 약관 부실 지적···삼성생명, 첫 소송 진땀(종합)

최종수정 2019-04-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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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본사. 사진=삼성생명

삼성생명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덜 지급한 연금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소송 첫 심리에서 법원도 보험약관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생명은 관례상 약관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진땀을 뺐다. 이에 법원은 정확한 연금 계산 구조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이동욱 부장판사)는 12일 삼성생명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가입자 56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청구소송 심리를 진행했다.

이날은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이 지난해 10월 가입자들의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공동소송을 낸 이후 첫 변론 기일이었다.

이들 가입자는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약관에 없는 내용을 근거로 연금을 덜 지급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생명은 해당 가입자들에게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을 공제한 연금을 지급했으나, 약관에는 연금 지급 시 해당 재원을 공제한다는 내용이 없었다.

삼성생명은 약관의 보험금 지급 기준표에 ‘연금계약 적립액은 산출방법서에 정한 바 따른다’고 돼 있는 만큼 약관에 명시한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일단 피고 측에서 ‘월 지급 연금은 이런 식으로 계산이 된다’는 계산식 하나만 약관에 넣었더라도 가입자들이 상품 가입 때 고려하고 다툼이 없었을 것”이라며 “가입자들은 납입금에서 뭘 빼고 어떻게 계산해서 연금을 지급하는지 잘 모른다. 1차적으로 피고가 잘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불명확한 약관을 이유로 보험금을 덜 지급한 만큼 전체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미지금금을 일괄 지급하라고 권고한 금융감독원의 지적과 동일한 맥락이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복잡한 계산식을 일일이 약관에 삽입하기는 어렵다며 약관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생명 측 법률대리인은 “지급액 산출 방식이 복잡한 수식으로 돼 있어 약관에 고스란히 넣는 건 사실상 어렵다”며 “일반적으로 다른 보험상품도 약관에 산출 방법을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가 제시한 약관 정도면 양측이 다 이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12년 가까이 판매한 상품인데 이의 제기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원고(가입자)들이 구하는 액수가 맞는지도 확인해야 하는 만큼 피고(삼성생명) 측은 원고들의 연금을 매달 어떻게 지급했는지 계산 구조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금감원은 2017년 11월 삼성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A씨에게 과소 지급한 연금을 지급토록 한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의 결정에 따라 모든 가입자에게 미지급금을 일괄 지급할 것을 권고했다.

삼성생명은 2012년 9월 즉시연금에 가입한 A씨에게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을 공제한 연금을 지급했으나, 상품의 약관에는 연금 지급 시 해당 재원을 공제한다는 내용이 없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2월 분조위의 결정을 수용해 A씨에게 과소 지급한 연금과 이자를 전액 지급했으나, 동일한 유형의 다른 가입자에게는 미지급금을 일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같은 해 7월 26일 이사회에서 금감원의 일괄 지급 권고를 거부하고 상품 가입설계서상의 최저보증이율 적용 시 예시 금액보다 적게 지급한 금액만 지급키로 했다.

이후 삼성생명이 지급한 즉시연금 미지급금은 71억원(2만2700건)으로, 금감원이 일괄 지급을 요구한 4300억원(5만5000건)의 60분의 1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관련 민원을 제기한 즉시연금 가입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해 보험금청구소송 비용 지원에 나선 금감원과 충돌했다. 이후 처음 소송을 제기했던 민원인이 분쟁조정 신청을 취하하자 다른 민원인을 상대로 동일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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