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아버지 박삼구 퇴진에 아들 박세창 무거워진 어깨

최종수정 2019-04-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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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 아시아나 위해 영구퇴진 결단 승계 불가피
경영 전면 등장 불가피···오너가로 정상화 부담감 커
아시아나항공 살려놓지 못하면 비운의 결말 맞을수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영구 경영퇴진을 결정하면서,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으로의 경영 승계가 전망된다. 박 사장은 채권단에 낸 자구계획안이 수용될 경우, 3년 안에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시켜야한다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9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박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제출했다.
자구안에는 박 전 회장 일가의 지분 전량을 채권단에게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인인 이경열 씨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3.1%와 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의 지분 1.7% 총 4.8%(13만3900주)를 담보로 내놨다. 또 금호타이어 담보로 잡혀있는 박 전 회장과 박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 42.7%에 대해 채권단이 담보를 해지해주면, 추가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그룹사 자산 매각으로 지원자금을 상환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기재 축소와 비수익 노선 정리 및 인력 생산성 제고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그룹은 채권단에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도 요청하면서, 3년 안에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시키지 못하면 매각해도 좋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채권단은 이번 자구안의 수용 여부에 대해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재계 안팎에서는 박 전 회장이 제시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내놨다고 분석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의 퇴진으로 박 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그룹 후계자인 박 사장으로의 승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진다. 금호산업은 최대주주인 금호고속이 45.3%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보유 중이다. 나아가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IDT,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박 사장은 금호고속 지분 21%의 2대주주로, 박 전 회장에 이어 막강한 그룹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박 사장은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 차장으로 입사한 후 17년간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특히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전략경영본부에서 이사, 상무를 거쳐 사장까지 역임하며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2016년에는 아시아나항공 예약 발권 시스템 구축 및 서비스 제공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인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 그룹 정보기술(IT) 서비스 자회사인 아시아나IDT 대표 직책을 맡았다.

박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지난해 11월 아시아나IDT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취임 2달 만에 이뤄진 상장인 만큼 능력을 인정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분석으로 엇갈린다.

아버지의 영구퇴진으로 박 사장의 어깨는 한층 무거워진 모습이다. 채권단이 자구안을 받아들일 경우, 3년 안에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문제를 해소시켜야 한다. 정상화 실패시 따르는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해야 하는데, 이 경우 그룹 연매출은 3조원대에 그치게 되면서 사실상 해체수순을 밟게 된다. 또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금호리조트 등만 영위하게 돼 대기업 리스트에서도 제외된다.

박 사장이 공식적인 그룹 총수에 오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실질적인 그룹 경영을 이끌 것이란 게 재계의 시각이다. 박 사장의 경영을 조력할 인사들도 다수 포진해 있다. 박 회장의 오른팔이자 실질적 2인자로 꼽히는 박홍석 그룹 부사장은 금호타이어와 전략경영실에서 근무하며 박 사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다.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이사 사장은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그룹의 M&A(인수합병)을 직접 총괄해 온 그는 박 전 회장의 복심으로 불린다.

그룹은 박 전 회장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영입한다는 계획인데, 재무전문가가 올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회장이 선임되기 전까지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가 가동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박 사장이 오너로서 정상화에 대한 책임감과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를 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한창수 사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머지않아 물러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막 경영자로서 발을 뗀 박 사장이 리스크가 큰 아시아나항공을 맡을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상존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사 경영이 안정된 이후에 본격적인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아버지가 회사를 떠난 만큼, 박 사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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