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경영해부-①강원랜드]문태곤 사장 취임 후 ‘도덕적 해이’ 심각···흔들리는 리더십

최종수정 2019-04-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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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출신 적임자 평가··채용비리 해결엔 발빠른 행보
내부기강 확립 앞세웠지만···직원들 도덕적 해이 여전
정선 가게마다 ‘문사또 출입금지’···불통 경영 자질 논란

사진= 연합 제공

강원랜드를 이끌어가는 문태곤 사장의 리더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 출신으로서 채용비리 해결과 내부기강 확립이라는 중책을 안고 취임했으나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또 강원랜드 경영진의 불통에 대한 항의 단체행동이 확산되면서 지역 주민과의 갈등도 겪기도 했다.

2017년 12월 취임한 문태곤 사장은 강원랜드의 내부기강 확립이라는 중책을 부여받으며 기대를 한껏 받았다. 감사원 출신으로서 채용 비리와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던 강원랜드의 분위기를 쇄신할 새로운 리더로 적임자라는 평가였다.
문태곤 사장은 취임 뒤 채용비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행보를 보였다.문 사장은 2018년 2월 채용비리에 연루된 200여 명의 직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3월에는 업무에서 배제한 200여 명을 면직처리하고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아 탈락했던 이들의 구제작업을 시작했다.채용비리에 연루된 직원들을 직권 면직할 수 있도록 인사규정도 바꿨다.

5월에는 조직의 혁신과제를 실행할 ‘열린혁신위원회’를 출범했다. 문 사장은 출범식에서 “지금 강원랜드는 과거의 채용비리 문제, 카지노 영업시간 단축, 매출총량 준수 강화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변하는 일 외에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사장의 이같은 노력에도 강원랜드 내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는 여전히 도를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일 알리오에는 강원랜드가 지난해 8월 27일부터 9월 14일까지 실시한 내부 종합감사 결과가 공시됐다.

알리오에 따르면 강원랜드 직원이 급여 수령을 목적으로 휴직 사유를 변경하는 의심사례가 포착됐다. 사설외국어 학원비 지원과 관련해 명확한 증빙 절차를 누락하거나, 자녀가 학습한 내역을 신청해 부당 수급한 경우도 적발됐다.

사택 관리 시 장기 공실에 대한 운영계획 없이 관리됐으며, 공실에 대해 특정 직원에게 기간제한 없이 불합리하게 제공하기도 했다. 운동기구를 집기 비품항목으로 구매하는 등 사택관리를 부적정하게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연수 보고서 책자 발간 용역과 교육물품 구매, 교육업체 선정 자체발주 시 계약규정을 준수하지 않았고, 별도의 변경 절차 없이 업체에게 추가 과업을 수행시키고 계약금액보다 많은 비용을 지급하는 등 용역관리도 미흡했다.

지난달 알리오에 공시된 내부감사 결과보고서에는 한 파트장이 부서원들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욕설을 하며, 식품위생 기준을 위반하도록 부당지시하며 갑질을 일삼은 것도 적발됐다.

올해 들어서도 정치권 낙하산 인사 또한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공공기관 알리오에 따르면 강원랜드에는 1월 민주당 태백시의회 의장 출신 이모 씨가 비상임이사로 2년 임기를 시작했다. 강원도가 추천한 이 씨 등을 두고 정선군의회가 ‘정치 보은인사 임명 반대’ 입장을 내놓으며 지난 1년간 이사 선임이 공전하기도 했다.

최근 문 사장의 리더쉽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는 더 있다. 강원도 정선 지역사회에서는 ‘문사또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상점 곳곳에 붙으며 주민과의 갈등을 일으켰다.

지역 상인들이 문 사장에게 강한 불만을 표출한 이유는 카지노 폐장시간을 새벽 4시에서 오전 6시까지로 변경해 달라는 요구를 강원랜드가 수용하지 않은 것이 발단이 됐다. 강원랜드는 노조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카지노 영업시간 조정을 미뤘다.

또 폐광지역 주민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협력업체 노조는 1년여 동안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집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강원랜드는 자회사 또는 사회적기업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정규직 전환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지역 70여개 사회단체는 2일 성명서를 내고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지역과 노동자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대화조차 외면해 왔다”며 “대결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겸손한 자세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원랜드는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카지노 폐장시간을 6월 1일부터 오전 4시에서 오전 6시로 변경하기로 뒤늦게 결정했다. 또 협력업체 용역근로자 정규직 전환방식 결정을 위해 노사전문가협의기구 운영도 조속히 재개하기로 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들 내용을 포함한 지역 현안을 공추위와 강원랜드가 운영 중인 지역 상생실행협의회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사장은 취임식에서 “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한다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을 토대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강원랜드를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2018년 1월2일 시무식에서는 내부혁신과 준법경영, 지역상생을 3대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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