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배당’에 기관 먹잇감 된 현대홈쇼핑···정교선 부회장 운명 주총 표대결에

최종수정 2019-03-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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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기주총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 제동
정교선 사내이사 재선임 등 주요안건 반대
2010~2017년 평균 배당성향 11.9% 불과
지난해 주당 배당금 늘리고도 배당성향 하락

그래픽=강기영 기자
수년째 ‘짠물배당’으로 지적 받아온 현대홈쇼핑이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곤혹을 치르고 있다. 기관들이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요구하며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하는 등 거세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밸류파트너스)와 미국 투자자문사 돌턴인베스트먼트는 이달 초 현대홈쇼핑 주주에게 의결권을 위임해달라는 내용의 제안서를 공시했다.

밸류파트너스는 현대홈쇼핑에 합리적 자본배분 정책 실시, 자사주 매입 소각과 배당 증대 등을 요구하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 4건의 안건을 반대하기로 했다. 밸류파트너스는 2016년부터 올해 초까지 현대홈쇼핑에 대해 주주서신 발송,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 청구 등 6차례에 걸쳐 주주관여활동을 계속 벌여왔으나, 의결권 위임까지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밸류파트너스는 현대홈쇼핑의 지분 0.14%를 보유하고 있다.
돌턴인베스트먼트 역시 같은 내용을 요구하며 올해 초 주주서신을 보낸 데 이어 현대홈쇼핑 의결권 확보에 나섰다. 돌턴인베스트먼트도 밸류파트너스와 같이 4건의 주총 안건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돌턴인베스트먼트는 현대홈쇼핑의 지분 약 2.5%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에는 가치투자 전문 VIP자산운용이 현대홈쇼핑에 같은 내용을 요구하며 정교선 부회장에게 직접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VIP자산운용은 현대홈쇼핑의 지분 3%대를 보유 중으로,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보수한도 증액 등의 안건에 반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들이 잇따라 현대홈쇼핑에 제동을 건 것은 수년째 이어진 과소 배당 때문이다.

홈쇼핑 사업은 그 특성상 어느 정도의 시스템을 갖춘 후에는 대규모 설비투자나 운전자본이 필요하지 않아 이익이 생길 때마다 현금이 쌓이는 구조를 갖고 있다. 밸류파트너스가 현대홈쇼핑에 지난해 8월 발송한 주주서신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의 순현금성 자산은 2012년 말 6073억원, 2013년 말 7001억원, 2014년 말 7875억원, 2015년 말 8480억원, 2016년 말 8422억원, 2017년 말 8525억원, 2018년 6월 말 879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때문에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합병(M&A)을 할 때마다 인수 주체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인수한 한화L&C와 2012년 사들인 한섬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주주친화정책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실제로 현대홈쇼핑의 현금배당 수준은 상장사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현대홈쇼핑의 평균 현금배당성향(연결 기준)은 11.9%에 머물렀다. 지난 2017년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33%)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그룹 차원에서 주요 상장 계열사들의 배당을 늘리기로 하면서 현대홈쇼핑 역시 주당 현금배당을 1900원으로 전년보다 200원 확대했다. 그러나 배당성향은 오히려 13.3%로 전년 대비 2.9%포인트 하락했다.

기관들이 현대홈쇼핑의 주총 주요 안건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의안 통과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현대홈쇼핑은 이번 주총에서 모두 5건의 안건을 상정한다. 오너인 정교선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비롯해 송해은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와 김성철 고대 미디어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선임 하는 의안을 다룰 예정이다.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자동차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건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도 논의한다.

다만 밸류파트너스, 돌턴인베스트먼트, VIP자산운용의 지분율이 모두 합쳐도 7%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 주총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인 현대그린푸드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40.84%에 달한다. 지난 1월 기준 11.38%를 보유한 주요주주인 국민연금도 현대홈쇼핑에 대한 주주권 행사에 나서지 않았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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