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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신임 CEO에 ‘IT 전문가’ 배재훈···이동걸 입김 작용했나?

현대상선 신임 CEO에 ‘IT 전문가’ 배재훈···이동걸 입김 작용했나?

등록 2019.03.07 16:30

차재서

  기자

‘LG전자’ 출신 배재훈, 현대상선 대표 낙점 “IT전문가 필요” 이동걸 회장 발언 현실로? 해운·물류보다 반도체·통신업에 가까운 인물“해운업 문외한, 정상화엔 ‘독’될 것” 우려도

현대상선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현대상선 경영진추천위원회 결의를 통해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최종후보자로 추천했다. 사진 그래픽=강기영 기자.현대상선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현대상선 경영진추천위원회 결의를 통해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최종후보자로 추천했다. 사진 그래픽=강기영 기자.

현대상선의 신임 CEO에 LG그룹 출신의 ‘전자맨’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 대표가 낙점됐다. 공교롭게도 ‘IT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앞선 발언과 겹쳐 선임 과정에 이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7일 산업은행은 지난 6일 경영진추천위원회 결의를 통해 배재훈 전 대표를 현대상선 CEO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할 ‘신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이사회에 부의할 예정이다.

1953년생인 배재훈 신임 대표는 배명고와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숭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LG반도체 미주지역 법인장과 LG전자 MC해외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거쳐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범한판토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배재훈 신임 대표가 대형물류회사 CEO를 6년간 성공적으로 역임한 물류전문가”라면서 “영업 협상력, 글로벌 경영역량, 조직관리 능력 등을 겸비해 현대상선의 경영 경영혁신과 영업력 강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사전에 이동걸 산은 회장으로부터 배재훈 대표의 영입을 암시하는 듯한 언급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달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선·해운의 대표적인 회사는 머스크를 보면 회장이 IT업계 출신”이라며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는 대우조선이나 현대상선엔 IT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해운업도 과거의 영업구조에서 벗어나 대형 화주와 함께 시스템을 맞춰나가는 방식으로 사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기업 내 4차 산업혁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 같은 발언은 혁신의 중요성을 피력해온 이동걸 회장의 ‘희망사항’으로 여겨졌다. 그가 4차산업혁명 파고 속에 살아남으려면 전통 산업도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온 바 있어서다. 이동걸 회장도 후임 CEO 인선에 대해 “개입하지 않아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말이 현실로 다가오자 외부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그가 배재훈 신임 대표를 강력하게 밀어부쳤거나 미리 내정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배재훈 신임 대표는 물류업보다 IT 분야에 가까운 인사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범한판토스를 이끌긴 했지만 지난 이력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시간을 IT관련 분야에 몸담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83년 럭키금성상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90년대 LG반도체 미주지역장을 맡았을 정도로 반도체 부문에서의 두드러진 행보를 보였다. 또 해당 기업이 현대전자산업(현 SK하이닉스)으로 넘어간 뒤엔 LG전자로 이동해 줄곧 정보통신과 휴대폰 관련 사업에서 일했다. 약 35년의 경력 중 물류업에 종사한 기간은 단 6년에 불과하다. 즉, 이동걸 회장의 기준에 부합하는 ‘IT 전문가’일 수는 있겠지만 해운업엔 ‘문외한’이라는 얘기다.

이에 전반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유창근 대표도 실패하고 물러나는 마당에 해운업을 잘 모르는 인물이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겠냐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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