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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에도 웃을 수 없는 호텔신라···이부진 ‘승부수’ 또 통할까

최대 실적에도 웃을 수 없는 호텔신라···이부진 ‘승부수’ 또 통할까

등록 2019.01.31 16:05

정혜인

  기자

지난해 면세점 실적 호조에 매출·영업익·순익 사상 최고치올해 면세사업 둔화 우려에 호텔 해외사업 확대 본격 추진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호텔신라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으면서도 면세사업 둔화 우려에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해외 호텔 사업’이라는 승부수를 띄우며 또 한 번 위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91억원으로 18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7136억원으로 34.1%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1103억원으로 336.2% 급증했다.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호텔신라의 매출액은 2004년 이래 14년 연속 계속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2010년 말 이부진 사장이 취임한 후 호텔신라의 매출액은 2011년 1조7984억원에서 지난해까지 2.62배나 늘었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호텔신라는 메르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등의 영향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영업이익이 700억원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에는 무려 2.9배나 성장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4분기가 회계상 손실 처분 문제로 순손실로 전환하긴 했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4배 이상 확대됐다.

호텔신라의 성장세는 면세사업(TR부문)이 주도했다. 호텔신라가 공개한 IR자료의 사업부문별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사업의 매출액은 4조2336억원으로 전년보다 37.7%나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235.2% 급증한 1961억원으로 집계됐다. 호텔·레저 사업의 매출액이 9.2%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10.3% 역신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올해 호텔신라의 면세사업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이 추가로 오픈하면서 경쟁이 심화 중이고 중국 정부의 규제로 보따리상(따이공) 매출이 축소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입국자수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정부의 사업자 면허 확대, 입국장 면세점 운영 등 대형사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 증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과 전자상거래법과 관련한 수요(따이공 구매)둔화 등을 감안할 때 실적 모멘텀 약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호텔신라의 면세사업 실적은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돌며 이상신호가 감지됐다. 호텔신라 면세사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1·2·3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운 반면 4분기에는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분기 476억원, 2분기 640억원, 3분기 594억원을 기록했으나 4분기에는 251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올해 이부진 사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 사장은 수 차례 위기 때마다 민첩하게 대응하며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으로 면세사업의 해외 진출이 있다. 이 사장은 일찌감치 해외 면세점 시장 문을 두드려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면세사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신라면세점은 2014년 싱가포르 창이공항 진출 이후 홍콩과 싱가포르, 인천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3대 허브공항에 면세점을 구축했고 태국 푸켓 시내 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 면세점도 운영 중이다. 또 2014년에는 세계 1위 기내면세점 업체 ‘디패스(DFASS)’의 지분 44%를 인수해 세계 최대 면세점 시장인 북미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는 국내 면세점 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신라면세점이 연간 기준으로 해외에서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2015년에는 15년만에 추가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를 따내기 위해 HDC현대산업개발과 손 잡는 승부수를 던진 것도 이 사장의 대표적인 ‘승부수’로 꼽힌다. 당시 이 사장은 입찰에 참여한 기업의 오너 중 가장 많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호텔신라의 특허 획득을 진두지휘 하기도 했다.

또 이 사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제주신라호텔에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후에는 즉각 영업중단, 투숙객 응대 등 한발 빠른 조치를 취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메르스 당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자 직접 중국을 날아가 중국 최대 여행사 씨트립 등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을 만나 중국인 관광객 방한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 사장은 올해도 씨트립 최고경영자와 회동하는 등 중국 여행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 중이다.

올해 이 사장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호텔 사업 확대를 통해 신성장동력 마련에 나선다. 호텔신라는 올해 말 베트남 다낭에 ‘신라’ 브랜드를 단 호텔을 선보이고 2021년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산호세)에 200여개 객실 규모로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을 오픈하는 등 위탁경영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해 세 번째 자체 호텔 브랜드인 ‘신라모노그램’도 론칭한다.

신라스테이와 신라모노그램이 해외에 진출하면서 신라호텔의 체인 사업도 해외 확장을 본격화 할 전망이다. 호텔신라는 향후 동남아시아, 미국, 중국 등 해외 10여 곳에 진출해 글로벌 호텔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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