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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기술력’ SKC울산공장, 글로벌 도약 전초기지로

[르포]‘넘버원 기술력’ SKC울산공장, 글로벌 도약 전초기지로

등록 2019.01.24 12:00

수정 2019.01.24 13:40

이세정

  기자

2025년 글로벌 PO 100만톤 체제 목표세계최초 상용화 ‘친환경 HPPO 공법’ 기반중국에 글로벌 제1거점···추후 동남아 진출고부가 PG로 수익성 방어·경쟁력 강화 전략

사진=SKC 제공사진=SKC 제공

“세계 최초로 친환경 프로필렌옥사이드(PO) 제조 ‘HPPO 공법’을 상용화한 SKC는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PO 100만톤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

지난 23일 울산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SKC울산공장에서 만난 하태욱 화학생산본부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30년간 PO를 생산하며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에 대한 자부심도 가득했다.

공장에 들어서자 하늘 높이 솟은 거대한 정유관이 가장 먼저 시선을 끌었다. ‘웅웅’하는 공장 가동음이 들렸지만 근무자는 보이지 않아 의아했다. 대부분의 공정이 전산시스템을 제어하는 컨트롤룸에서 자동 관리되는 덕분이었다.

하 본부장은 “기존 공장을 그대로 증설하는 경우 설비 가동에 몇 개월씩 걸리는데, SKC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설비를 설계부터 상업화까지 2년만에 해냈다”면서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현재 10년 넘게 높은 가동률을 자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환경 HPPO 공법을 앞세워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려고 한다”면서 “PO로 만드는 프로필렌글리콜(PG)이나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도 함께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에만 머물던 SKC 화학사업은 이제 해외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HPPO는 과산화수소(H202)로 PO를 만드는 공법이다. 물 이외에 부산물이 나오지 않아 경제적이고, 유해물질도 없어 친환경적이다. 약 40만㎡ 넓이의 SKC울산공장에선 1년에 31만톤 가량의 PO를 생산하는데, 이중 13만톤 가량을 이 공법으로 만든다.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HPPO공법에서 SKC의 기술력은 독보적이다.

SKC는 2008년 세계 최초로 HPPO 공법을 상용화했다. 199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PO 상업생산에 성공한 SKC는 2000년대 중반부터 친환경 HPPO 공법에 주목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HPPO 공법은 파일럿(pilot) 단계였고, 상용화된 적이 없었다. 과산화수소에서 산소 분자를 떼어내어 프로필렌에 붙이는 방식으로 화학식만 보면 간단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까다로워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가 극히 드물다.

김성호 생산기술팀장은 “HPPO 공정은 최적화를 거쳐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촉매 수명은 최대 15% 연장되고, 에너지 사용량도 60% 줄일 수 있다. 폐열회수 열교환망을 활용하는 만큼, 이중 열공급으로 연간 1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도 내고 있다”고 말했다.

SKC는 2년 만에 HPPO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고 10년 넘게 가동률 100%을 유지하고 있다. 라이선스를 도입한 곳 중 SKC의 가동률이 가장 높다. 이 때문에 러브콜은 끊이질 않았다. 중국과 중동,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협업 요청이 들어오자 SKC는 글로벌 진출을 결정했다.

SKC는 지난해 12월 SKC와 중국 석유화학기업 QXTD(ZIBO QIXIANG TENGDA CHEMICAL), 독일 화학기업 에보닉(EVONIK), 독일 엔지니어링기업 티센크룹인더스트리얼솔루션스(tkIS)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4사는 MOU를 통해 친환경 HPPO 공법을 도입한 PO 생산 합작사를 중국 산둥성 쯔보시에 설립하기로 했다. 생산량은 울산 PO 생산량과 비슷한 30만톤이다. 2021년 상반기 상업가동이 목표지만, 이르면 2분기에 최종 합의안이 나올 전망이다.

SKC는 중국 PO 공장에 PG 생산시설까지 함께 구축키로 했다. PG가 쓰이는 화장품, 약품 수요가 늘면서 중국 시장 성장률은 연 6%에 달한다. 안정적인 원료 수급이 중요한 PG 특성상 원료인 PO와 함께 진출하는 게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 SKC는 같은 공장 부지에 있는 일본 미츠이화학 합작사 MCNS와 함께 폴리우레탄의 원료 PPG 생산시설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SKC울산과 같은 생산거점이 만들어지는 중국은 ‘글로벌 제1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하 본부장은 “SKC의 글로벌 거점화 전략 핵심은 ‘파트너링’”이라며 “중국 QXTD와의 조인트 벤처를 결정한 이유는 리스크 관리와 투자 재원 마련, 원료 확보 차원이다. 생산기지를 시장과 가까이 지어 물류비를 줄이는 방안도 고려됐다”고 강조했다.

SKC는 동남아시아나 중동에 ‘글로벌 제2거점’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PO 생산량을 2025년 100만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울산과 중국의 PO 생산량이 61만톤에 달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는 아니다.

기초화학제품을 가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스페셜티 방식으로도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일반 화학제품은 경기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고 영업이익은 10%선을 넘지 못한다. 반면 스페셜티 제품은 기술 진입장벽이 높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C는 그동안 고부가 PG에 집중해 왔다. 화장품이나 향수, 식품에 쓰이는 고부가 PG는 품질관리나 글로벌 인증을 받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오랜 기술력을 바탕으로 SKC는 존슨앤존슨스, 프록갬블 등 글로벌 메이저 고객사를 추가로 여럿 확보했다.

고부가 PG 공급량을 대폭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SKC는 2017년말 PG 생산시설을 5만톤 증설하고, 현재 고부가 PG를 중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 결과 SKC 실적은 오히려 좋아졌다. SKC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 2018년 117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978억원보다 20% 가량 늘었다. 현재는 DPG 등 다른 고부가 PG의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DPG는 화장품, 향 용제용으로 쓰이는 고부가 제품이다. 상업화에 성공하면 SKC 화학사업 경쟁력은 더욱 커진다.

하 본부장은 “현재 SKC의 화학사업은 글로벌로 진출해 외형을 키워나가는 한편, SKC 화학사업 경쟁력의 근본인 울산공장의 경쟁력 역시 높여나가고 있는 중”이라며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딥체인지’를 성공적으로 보여드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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