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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부터 중형·소형사까지···M&A 큰장 열린다

[보험업계 M&A]대형사부터 중형·소형사까지···M&A 큰장 열린다

등록 2018.02.13 10:51

수정 2018.02.13 10:53

장기영

  기자

ING생명, 성공적 상장·RBC비율도 높아 잠재적 인수후보군 널려KDB생명, 産銀 유증 성사에도 낮은 RBC비율·부진한 실적 발목 MG손보, 주관사 선정했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 유증 거부 악재

보험사 인수·합병(M&A)시장에서 매각 전망이 밝은 곳은 사실상 ING생명 한 곳뿐이다. ING생명을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5위 자리를 꿰차게 된다.

반면 긴급 자금수혈에도 경영정상화가 묘연한 KDB생명과 재무건전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MG손해보험은 새 주인을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매각을 추진 중이거나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사는 ING생명, KDB생명, MG손해보험 등 세 곳이다.

지난해 유상증자에 실패한 MG손보는 대주단이 매각주관사를 선정해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보험사 M&A시장의 최대어인 ING생명과 3000억원의 자금수혈로 숨통이 트인 KDB생명은 매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형사부터 중형·소형사까지···M&A 큰장 열린다 기사의 사진

◇ING생명, 덩치·체력 갖췄지만 몸값 부담=이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매물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에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한 ING생명이다. ING생명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 31조2570억원 규모의 국내 생명보험업계 5위사다.

ING생명의 지난해 9월 말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501.7%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오는 2021년 보험계약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이에 따른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있어 현행 RBC비율은 보험사의 인수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여기에 ING생명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은 2016년 2407억원에서 지난해 3402억원으로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4조2657억원에서 4조3423억원으로 76,5억원(1.8%), 영업이익은 3219억원에서 4503억원으로 1285억원(39.9%) 늘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을 포함한 국내 5개 상장 생보사 중 유일하게 상장 초반부터 증시에 안착한 점도 강점이다.

지난해 5월 상장한 ING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는 고배당 정책을 무기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9월 보통주 1주당 700원씩 574억원을 중간 배당한데 이어 올해 1주당 1700원씩 1394억원을 결산 배당한다.

생보사 인수를 염두에 둔 예비 인수 후보들에게 덩치와 체력을 모두 갖춘 ING생명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생보사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려는 KB금융지주는 지속적으로 ING생명에 눈독을 들여왔다. KB생명은 업계 20위권 소형사로 은행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채널에 의존해 회사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KB금융이 2015년 KB손해보험의 ‘인수합병 후 통합관리(PMI)’를 총괄한 허정수 KB생명 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한 것은 ING생명 인수를 겨냥한 인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KB생명이 ING생명과 살림을 합칠 경우 총자산은 40조3279억원으로, 독보적인 업계 5위 자리를 굳히게 된다. 오는 3월 통합 미래에셋생명으로 출범하는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총자산 합계 34조6868억원보다도 큰 금액이다.

다만, 3조원 웃돌 것으로 추산되는 ING생명의 몸값은 KB금융을 비롯한 인수 후보들에게 큰 부담이다.

실제 매각 절차가 시작되면 매각가를 최대한 높이려는 대주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인수가를 최대한 낮추려는 인수 후보들간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불가피하다. MBK파트너스는 과거 수차례의 매각 실패에도 불구하고 가격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은 만큼 이번에도 눈높이를 낮출 가능성은 낮다.

◇KDB생명·MG손보, 인수효과 낮아 매각 난항=지난해 유상증자에 성공해 한숨을 돌린 KDB생명과 실패해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MG손보는 인수하더라도 각 업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위를 확보하기 어렵다.

총자산 17조7479억원 규모의 KDB생명은 중형 생보사, 3조3509억원 규모의 MG손보는 소형 손보사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참여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한 KDB생명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KDB생명은 지난달 말 유상증자가 완료되면서 지난해 말 107%까지 떨어졌던 RBC비율이 150%대로 상승했다. KDB생명은 올 상반기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RBC비율을 200%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16년 1~3분기(1~9월) 756억원 이익에서 지난해 동기 538억원 손실로 전환한 순손익을 회복할 방안이 마땅찮다. 영업력 회복으로 이익을 남기지 않으면 쌓아둘 자본이 없고, 결국 다시 대주주 등에게 손을 벌려 곳간을 채워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래서 사실상 실무경험이 없는 학자 출신 정재욱 세종대 교수가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점은 우려할 만한 하다. 정 내정자의 실무경험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하나HSBC생명(현 하나생명) 사외이사를 역임한 것이 전부다.

더욱이 이미 ING생명이라는 매력적인 매물이 M&A시장에 나와 있어 상대적으로 매각 가능성이 떨어진다.

이미 시장 지위가 고착화된 보험시장에서 적당한 매물을 사들여 키운다는 청사진은 통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이 야심차게 인수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현대라이프의 사례만 봐도 확인이 가능하다.

지난해 순손익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하고 있는 MG손보의 매각 전망은 더욱 어둡다.

MG손보는 지난해 9월 말 RBC비율이 115.6%로 하락해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에 450억원 규모의 증자 참여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23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했음에도 달라진 게 없고, 앞으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게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회의 판단이었다.

MG손보 대주단은 150% 이상의 RBC비율을 유지토록 한 대출 약정을 이유로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마저 포기한 밑 빠진 독을 끌어안겠다는 새 주인을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MG손보는 자산 규모 기준 국내 10개 종합 손해보험사 가운데 최하위사여서 덩치를 키우려는 인수 후보들에게는 실익이 거의 없다.

신한금융지주가 손보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MG손보는 성에 차지 않는 매물이다. 경쟁 지주사인 KB금융이 업계 4위사 KB손보를 사들여 큰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앞서 롯데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MG손보보다 상위사인 롯데손보 매각설이 확산됐을 때도 인수 의사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이 업계 5위사 메리츠화재 규모 이상의 매물이 아니면 인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BNK금융지주 등 일부 지방은행계 금융지주사들도 손보사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MG손보 인수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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