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국감]여야, 방통위 국감서 ‘방송 공공성’ 격돌···현안은 ‘나몰라’

최종수정 2017-10-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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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한당 “文정부 공영방송 장악 시도”
더민주‧국민당 “방송사 수장이 언론탄압”
분리공시‧통신시장 안정화 등 현안은 뒷전

2017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공영방송 정상화를 두고 격돌했다. 보수 야당들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적폐청산 명목 아래 공영방송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과 국민의당은 공영방송사의 수장과 이사진들이 언론을 탄압하고 업무추진비를 개인적 용무로 사용하고 있다며 맞섰다.

통신비 인하를 위한 분리공시제 도입과 지원금 상한제 폐지에 따른 통신시장 안정화 등 다른 주요 현안은 국감장에서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중요 문제들을 뒷전으로 미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소속 과방위는 13일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국회의사당에서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을 개시했다.

이날 국감은 공영방송 정상화를 주제로 여야 간 마찰이 격렬하게 일어났다.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 대한애국당 의원 들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적폐 청산이라는 명목 아래 KBS, MBC 장악을 시도하고 있으며 방통위가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국민이 알정도로 두 방송사의 수장, 이사진들이 언론인들을 탄압하고 업무추진비를 개인적인 용무로 사용하는 등 자리에 맞지 않는 불법적 행동을 하고 있어 해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원근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공개된 민주당 작성 문건 보셨나. ‘야당 측 (KBS·MBC) 이사의 부정·비리를 부각시켜 퇴출시킨다’ 등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고 본다”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방송 장악 말이 나오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KBS 노조가 발표한 강규형 KBS 이사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으며 노조가 폭력적으로 강규형 이사에게 사퇴를 강요하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효상 의원은 “KBS 노조가 강규형 이사의 법인카드 사적 이용을 주장했지만 이런 견강부회 주장은 분명히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강규형 이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입장을 내놨다”며 “이것은 오히려 개인의 신용카드 이용 정보가 유출된 것이다. 이효상 방통위원장은 불법적 행위가 있는지 감시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9월 20일 강규형 이사가 이사회에 참석하려 하자 KBS 본부 노조가 인원을 동원해 폭력을 가하며 사퇴를 요구했다”며 “강규형 이사는 안경과 가방을 뺏기고 전치 2주을 부상 입었다. 보안요원도 찰과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KBS 사장과 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원(방문진) 수장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재경 의원은 “과거 검찰이 권력 눈치를 보며 휘청할 때 검찰총장 임기제를 도입했다. 방송사 사장 임기도 다르게 볼 것이 없다”며 “방송사는 정치권의 영향력 완충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당시 국민이 권한을 준 정권이 한 것이니 인정하자”고 말했다.

야당의원들의 두 공영방송 노조에 대한 연이은 비판적 질문 공세에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하나의 표현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폭력적 방법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불법행위나 폭력행위, 여권의 압박에 대해선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해임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방통위원장 취임 후 2달이 지났고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해임 검토 거론한 적 있다”며 “방통위가 방문진에 검사감독권을 가지고 자료를 요청했는데 방문진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 거부 반응 공식으로 보고 신속한 조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공영방송의 수장과 수뇌부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두고서도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들로부터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는 공영방송사 수장과 이사진 일부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서 업무와 무관한 결제가 발생했다는 비판이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KBS의 업무추진비는 어떤 용도로 쓰이나. 공영성 관련으로 써야 한다고 본다. 일부 이사진의 법인카드 결제 항목을 보면 애견카페에서 33건의 결제가 이뤄졌다. 주말 백화점 결제도 33건이다. 법인카드가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업무분야인가”라고 반문하며 “국민 수신료를 이렇게 쓰고 있다. 부적절한 처사다.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홍근 더민주 의원 역시 업무추진비 사용,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의원은 “방통위가 검사, 감독권을 방송문화진흥원에 활용하려 해도 자료를 안준다. 법에 따라 업무 추진비, 카드 사용 내역을 제출하라고 국정감사 전까지 의결해달라”고 촉구했다.

공영방송 사장들의 임기가 남아있다 하더라도 언론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해 임기를 보전하는 것이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성수 더민주 의원은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장을 나가라고 하는걸 방송장악이라고 하는게 일부 야당, 보수언론의 주장이다. 하지만 그건 사람들의 신뢰성, 공정성을 확실히 이행하고 업무를 수행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공영방송은 공적 책무가 있고 공익성을 챙겨야 한다. 박근혜 정권에서 피해자들이 승소한 기록이 반증한다”고 비판했다.

유승희 더민주 의원은 “지난 국회에서 (방송공정성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도입하자고 했지만 이를 무력화시킨 것은 어느 당인가”라고 반문하며 “방송 적폐를 청산해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9년 간 세계적으로도 언론자유도가 후퇴됐다. 언론 자유가 후퇴됐다는게 민심”이라고 지적했다.

유승희 의원은 또 자유한국당의 공세가 공영방송 장악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시도라고 공박했다. 그는 “MBC 사장의 해고는 부당 노동행위대. 이에 대한 법적 조치를 받아야 하는데 그걸 언론 장악이라는 의도를 덧씌우고 있다. 언론 장악한 사람이 오히려 뒤집어씌우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공영방송 공공성과 방송 장악에 대한 논란이 격화되면서 국감이 오후로 넘어간 후에도 다른 방통위 현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 간 지원금을 분리하는 분리공시제나 이달부터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된 후 통신시장을 안정화하는 방안, 구글·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들과 국내 사업자 간 역차별 문제도 모두 거론되지 않았다.

김승민 기자 ksm@
이어진 기자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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