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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원장의 반기업 시각 걱정되는 이유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반기업 시각 걱정되는 이유

등록 2017.09.11 17:07

이어진

  기자

김 위원장, 이해진에 “비전 제시 못했다” 평가이재웅 “기업가 존중받을 가치 있다” 비판잇단 강경발언, 반재벌·기업 정서 확산될까 우려

공정거래위원장과 유통업계와의 간담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공정거래위원장과 유통업계와의 간담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이자 전 이사회 의장에 대한 평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재벌에 대한 압박 발언을 넘어 IT 혁신 기업까지도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한 것은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기업가들이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며 김 위원장에 대해 쓴소리를 날렸다.

김 위원장은 지속 국내 주요 재벌과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강경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재벌과 대기업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확산될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몇차례에 걸친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에 대해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고 새로운 기업의 모습을 아직 보여주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 위원장은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잡스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만나는 사람 모두 화나게 하는 독재자 스타일의 최악의 최고경영자였다. 하지만 잡스는 미래를 봤고 그 때문에 모든 사람이 잡스를 미워했지만 존경했다”면서 “네이버 정도의 기업이 됐으면 미래를 보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이 전 의장은 잡스처럼 우리 사회에 그런걸 제시하지 못했다. 이 전 의장과 짧은 대화를 했지만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며 “지금처럼 가다간 수많은 민원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이 전 의장을 개척자라고 평가하면서도 미래 사회가 지향해야할 새로운 기업의 모습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0분 가량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전 의장에 대해 우리나라 신산업을 일으킨 개척자라는 존경심을 갖게 됐다”면서도 “지금까지 이 전 의장이 보여준 모습은 개혁해야할 과거 구태로부터 벗어난 것일 뿐이다.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할 새로운 기업의 모습을 아직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의 이 전 의장에 대한 평가에 대해 벤처 업계 1세대인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의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며 “김상조 위원장이 지금까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고,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도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동료기업가로서 화가 난다”고 밝혔다.

이 전 의장은 벤처 1세대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언급한대로 맨몸 하나로 국내 1위 포털업체를 설립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도 마찬가지다. 이재웅 창업자와 이해진 전 의장은 오래된 친구 사이다. 이재웅 창업자가 ‘오만’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화가 난다고 언급한 이유 역시 같은 같은 벤처 1세대로서의 느끼는 감정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자신의 페이스북글이 화제가 되자 11일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오만'이라는 단어를 쓴 것도 그렇고 상세한 해설을 하지 않은 것은 내 잘못"이라며 "맨몸으로 시작해 의미 있는 기업을 키워낸 사업가가 너무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 짧게 얘기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김 위원장의 발언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1일 김 위원장의 이해진 전 의장에 대한 평가에 대해 “정치가 기업과 기업가를 머슴으로 생각하는 오만함과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면서 “박근혜 정부와 뭐가 다른가. 김 위원장뿐 아니라 이 정부 전체에 퍼진 생각인 것 같아 심히 걱정스럽다. 이제는 정부가 기업을 앞에서 끌고 가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김상조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들에 대해 무리한 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 전 의장이 기존 재벌, 대기업 뿐 아니라 일반 IT 기업 창업자와도 상당히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글로벌 선도 IT업체들이나 국내 IT벤처 업체들 대부분은 창업자가 대주주로서 현재 회사를 진두지휘하거나 혹은 이사회의장직으로서 회사의 방향성 등을 제시하는 등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반면 이해진 전 의장은 다른 IT 기업들과는 달리 자신의 지분율을 지속적으로 낮추면서 영향력을 스스로 없애려는 노력을 펼쳐왔다.

현재 이해진 전 의장의 지분율은 5%도 채 되지 않는다. 개인주주로서는 최대지만 지분을 통해 회사에 영향력을 미치기는 어렵다. 최대 주주는 국민연금이다. 이사회 의장직도 올해 3월 내려놨다. 사내이사로 글로벌 투자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을 뿐이다. 이 전 의장이 김상조 위원장을 만난 이유 역시 회사를 지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논란이 확산되자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표현을 수정하며 국내에서 기업가들이 존중 받을 가치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씨는 “많은 기업가들이 인생의 여러가지를 걸고 모험을 하며 살아간다. 그 모험의 댓가나 목표가 돈밖에 없는 기업가도 있겠지만 그런 기업가는 생각만큼 많이 보지 못했고 그런 사람은 진정한 기업가가 아닐 것”이라며 “그래서 기업가는 일정부분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경제민주화관련 시민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이재웅씨의 비판에 대해 “정확하고 용기 있는 비판을 해주신데 감사드리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겸허하게 질책을 수용하고 공직자로서 더욱 자중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김 위원장의 여러 발언들이 국민들에게 반기업 정서를 더욱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을 한몸에 받고 있는 주요 경제 부처 수장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다음으로 지명된 장관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김 위원장이 사령탑을 맡으며 막힌 곳을 뚫어주는 사이다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원장 취임 이후 지속 강경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대부분은 재벌과 기업들에 대한 비판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초 MBC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새정부 경제개혁 의지에 대해 의심하지 말고 도전하지 마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이달 초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4대 그룹에 대해 “오는 12월까지 긍정적 변화의 모습이나 개혁 의지를 보여주지 않을 경우 '구조적 처방'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경제검찰로 불리는 부처다. 국내 경제 상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처의 수장이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국내 주요 재벌과 대기업, 그리고 혁신 기업가에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것은 국민 정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 갑질 문제 등으로 인해 반기업 정서가 확산된 상황에서 이를 더욱 부추길 수 있는 강력 발언들이 국민 정서에 영향을 미칠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들도 혁신 정책애 공감하고 있고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추기 위해 노력을 펼치고 있다”면서도 “국민들 사이에서 반기업, 반재벌 정서가 팽배한 상황에서 반기업 정서가 더욱 확산될까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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