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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 몰래 버린 동서발전의 도덕 불감증

독극물 몰래 버린 동서발전의 도덕 불감증

등록 2016.08.03 13:37

현상철

  기자

태아 생식능력 손상 등 물질 불법 배출이전에도 비슷한 사례로 지적받기도전직 사장들은 배임·뇌물 혐의 받아 도덕성 놓친 최악의 공기업으로 기억

한국동서발전 본사 사옥(사진 = 동서발전 제공)한국동서발전 본사 사옥(사진 = 동서발전 제공)

한 공기업의 저급한 행동이 드러났다.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는 수년간 바다에 유해물질을 몰래 배출해오다 적발됐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이후 해당 지역을 대표하며 경제는 물론 주민과 동행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벌이며 신뢰를 쌓던 다른 기관들마저 이러한 ‘배신’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에 불을 붙였다.

공기업의 태생은 공공성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해 내야 한다. 사기업과 같은 경쟁력·능력을 갖추고, 공무원과 같은 도덕적 책임감이 무거워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러나 동서발전은 이 두가지를 엮는 전제인 ‘도덕성’을 놓친 최악의 공기업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울산해경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00t의 디메틸폴리실록산이 배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부터는 폐유가 섞인 물을 배출하기 위해 잠수펌프까지 설치했다. 디메틸폴리실록산은 호흡기 자극, 태아의 생식능력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다. 울산화력본부 측은 잠수펌프는 유해물질 유출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물질도 세부기준이 없어 사용했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처리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불법배출을 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동서발전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13년에도 유해물질인 셀레늄을 신고하지 않고 배출하다 적발된 적이 있고, 2014년에는 탈황폐수 처리시설을 갖췄음에도 비용절감을 위해 일부만 가동하다 정치권으로부터 지적받기도 했다. 해당 문제들이 발생했을 당시 이길구 전 사장과 장주옥 전 사장이 동서발전을 이끌고 있었다. 이길구 전 사장은 연임해 임기가 늘어나기도 했다. 이길구 전 사장은 배임혐의로, 장주옥 사장은 인사청탁 대가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은 바 있다.

치명적인 도덕적 결함을 안고 있는 동서발전은 잇속 챙기기에는 재빠른 편이다. 동서발전은 발전사 중 처음으로 노사합의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다. 그러나 직원들 투표 과정에서 부당행위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도입 이후에는 노노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단순히 일부 직원의 불법행위에서 끝나기는 힘들 것”이라며 “다른 발전사로 대대적인 점검·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해경은 이미 퇴임한 전직 사장을 포함한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연루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전현직 임직원과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 “현재 확인 중에 있다”며 “일단 담당자들을 조사하고 있고, 윗선(사장 등 임직원)에 대해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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