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모’ 신영자의 쓸쓸한 말년···롯데는 왜 침묵하나

최종수정 2016-06-0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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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입점 의혹으로 압수수색···검찰, 소환 방침
호텔롯데 상장 연기와 오너家 도덕성 문제 등 치명타
그룹 계열사 등기임원직에서도 물러날 가능성 커
롯데그룹은 면세점 비리 연루 없다며 선 긋기 나서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통업계 대모’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씁쓸한 말년을 맞고 있다. 특히 호텔롯데 상장에 타격을 입혀 롯데그룹 계열사 등기임원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첫째 부인 고(故) 노순화씨 사이의 장녀로 태어난 신 이사장은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하며 유통업계에 첫 발을 들였다. 1979년 롯데쇼핑 창립멤버를 거쳐 총괄부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경영을 맡아왔다. 이후 지난 2012년 2월 롯데장학재단으로 자리를 옮기며 사실상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뗐다.

지난해 신 이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7월 이른 바 ‘왕자의 난’ 이후 신 이사장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편에 서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 이사장은 같은 달 이들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진 해임 시도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동빈 회장 쪽으로 경영권 분쟁의 승기가 기울자 신 이사장은 다시 입장을 바꿨다. 신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롯데월드타워 상량식을 시작으로 신동빈 회장과 공식행사에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신 이사장은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는 등 신동빈 회장의 개혁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신 이사장은 재기 불능 상태로 추락하고 말았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첫 단추로 추진한 호텔롯데 상장의 발목을 잡으며 그룹에 치명타를 입혔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검찰은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면세점 입점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고 판단, 소환 조사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 회장은 국민과 약속한 호텔롯데 상반기 상장을 하반기로 미뤄야 했다. 당초 이달 말 상장을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신 이사장과 관련된 수사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딜 로드쇼를 취소했고 상장 관계 기관들도 6월 중 상장이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호텔롯데는 7일 이와 관련 공식 자료를 내고 상장일을 6월 29일에서 7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상장 예정일은 밝히지 않았다. 공모예정가도 기존 9만700원~12만원에서 8만5000원~11만원으로 조정했다. 이렇게 되면 공모예정금액도 약 5000억원 가량 줄어들게 된다.

신 이사장이 뇌물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 롯데면세점의 신규 특허 도전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자격에 결격요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경영권 분쟁으로 늘 도마에 올랐던 롯데그룹 오너가(家)의 도덕성도 문제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신 이사장은 이 사안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즉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호텔롯데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오너家의 도덕성이 다시 도마에 오르게 된다.

여기에 신 이사장의 의혹으로 생긴 파장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검찰은 최근 신 이사장의 혐의와 관련, 신 이사장의 아들이자 신격호 총괄회장의 손자인 장재영씨 소유의 전단지 제작과 부동산 관련 업체 유니엘도 압수수색했다.

롯데그룹도 신 이사장과의 선 긋기에 나섰다. 신 이사장이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아직 확인되지도 않았고 면세점이 조직적으로 로비에 연루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신 이사장이 그룹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업계의 중론이다. 신 이사장은 호텔롯데를 비롯해 부산롯데호텔, 롯데쇼핑, 롯데건설 등 현재 8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그렇지만 신동빈 회장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가족 소유와 경영 분리라는 원칙을 지난해부터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혹이 커지고 있고 롯데그룹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만큼 이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신 이사장의 등기임원 해임이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신 이사장이 법적 처벌을 받게 되면 당연히 등기임원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신 이사장의 의혹으로 롯데그룹과 신동빈 회장이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다. 유통업계 대모로 군림했지만 이번에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 신 이사장의 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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