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0일 토요일

  • 서울 12℃

  • 인천 12℃

  • 백령 13℃

  • 춘천 14℃

  • 강릉 12℃

  • 청주 14℃

  • 수원 13℃

  • 안동 13℃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16℃

  • 전주 16℃

  • 광주 18℃

  • 목포 16℃

  • 여수 15℃

  • 대구 14℃

  • 울산 14℃

  • 창원 16℃

  • 부산 13℃

  • 제주 15℃

정운호의 인생유전···’화장품 신화’의 몰락

정운호의 인생유전···’화장품 신화’의 몰락

등록 2016.05.06 09:09

정혜인

  기자

남대문 과일 장사서 화장품 브랜드 2개 성공시켜경쟁사 베끼기 등 상도덕 어긋난다는 논란 많아해외 원정도박 혐의 이어 전방위 로비 의혹까지

정운호의 인생유전···’화장품 신화’의 몰락 기사의 사진

화장품 업계의 신화로 승승장구 하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몰락이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브랜드숍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신화를 써왔지만, 100억원대 해외 원정 도박에 이어 폭행, 횡령 혐의에 로비 의혹까지 점철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 대표는 서울 남대문에서 과일 장사를 시작하다 1993년 세계화장품 대리점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로서 화장품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1996년 식물원, 1998년 쿠지(COOGI) 등 화장품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며 사업을 키워왔다.

2003년에는 현재 브랜드숍 1위인 더페이스샵을 설립했고 2005년 홍콩 사모펀드에 이를 매각하며 큰 돈을 벌었다. 2010년에는 더페이스샵 창립 멤버들이 설립한 네이처리퍼블릭 지분을 인수해 대표에 오르면서 회사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정 대표는 성공신화 못지 않게 구설수도 많았다.

더페이스샵을 창립했던 초기에는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와 막역한 사이였지만 현재는 완전히 갈라섰다는 것은 업계에서도 잘 알려진 일이다. 정 대표가 서 대표와의 사석에서 나눈 사업 노하우를 그대로 베껴 더페이스샵 마케팅에 활용해 사이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2012년에는 서 대표가 정 대표로부터 서울 메트로와의 독점 계약을 포기하라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자신의 SNS에 폭로하기도 했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정 대표와 서 대표의 감정의 골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또 정 대표가 더페이스샵을 매각한 후 네이처리퍼블릭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상도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나온 적도 있다.

정 대표는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 더페이스샵 지분 70%를 약 1000억원에 매각하면서 동종업계 진출 금지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정 대표가 새 화장품 회사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다.

정 대표는 어피니티가 2009년 LG생활건강에 지분을 모두 넘긴 후 더페이스샵 창립 멤버인 지인들이 설립한 네이처리퍼블릭 지분을 2010년 인수해 다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네이처리퍼블릭 창립 처음부터 정 대표가 참여한 것이라는 의혹이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동종업계 진출 조항을 무시하고 우회적으로 네이처리퍼블릭을 창립하고 나서 뒤늦게 지분을 인수한 것처럼 했다는 의혹이다.

게다가 네이처리퍼블릭이 자신이 매각한 더페이스샵과 거의 유사한 콘셉트의 브랜드라는 점에서도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그 동안 소문으로 떠돌기만 하던 해외원정 도박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현재 실형을 살고 있다. 1심 징역 1년에서 2심 8개월로 형량을 낮추며 그의 복귀가 임박해오고 있었으나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구속 중이던 정 대표는 여성 변호인 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데 이어 법조계 로비 의혹에 휩싸였다. 브로커를 통해 항소심 담당 부장판사와의 접촉을 시도하는 등 자신의 구명 활동을 위한 로비를 펼쳤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그의 인맥들과 전방위 로비 의혹까지 불거졌다. 정 대표가 서울 메트로 지하철 역사 내 매장을 확보하기 위해 브로커를 동원, 공무원들에게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것이다.

또 롯데면세점 입점을 위해 인맥과 브로커를 동원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의 친분 관계가 있다는 설도 흘러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가 성공 가도를 달려오면서도 여러 구설수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왔다”며 “그 동안 드러나지 않고 쌓여있기만 했던 논란들이 이제 터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