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완 한남대 교수 “면세점, 진입장벽 전면 철폐 필요”

최종수정 2015-10-1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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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공청회서 주장···“정부 특허제한이 특혜시비 불러”
최낙균 KIEP 연구위원 “독과점 깨려면 대기업 제한 해야”
김재걸 관협중앙회 국장 “더 이상 규제 바람하지 않다”

사진=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

면세점 시장의 독과점적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재완 한남대학교 무역학과 교수가 15일 “전국적으로 시내 면세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진입장벽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면세 사업자 선정 제한, 특허수수료 인상 등 규제를 늘리자는 주장이 거세지면서 긴장하고 있는 면세점 업체들에게 힘을 싣는 이 같은 주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교수는 이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주관으로 서울지방조달청 PPS홀에서 열린 ‘면세점 시장구조 개선 방안 공청회’에 이같이 주장하며 “시장 경제에서는 경쟁에서 못하면 퇴출되는 것이고 잘하면 이윤이 나는 것인데, 정부가 미리 걱정해 우리 면세점 시장을 몇 개 업체만이 면세점을 할 수 있다고 정해놓으니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보세판매 사업을 정부가 확실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보세판매 사업을 하고 싶어하지만 못하는 회사들이 있어 특혜시비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외국에서 물품이 들어왔다가 나갈 때 어떤 세금도 부과하지 않는 게 우리 법 체계이기 때문에 보세공장, 보세창고는 아무런 논란이 없는데 같은 맥락의 보세판매장(면세점)만 유독 특혜 시비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교수는 “전국적으로 시내면세점이 50개, 100개가 나올 수도 있는데 어느 업체가 잘해서 살아남을지 정부가 관여하거나 걱정할 바가 아니다”라며 “진입장벽을 철폐해 특혜 시비가 없으면 사업자 선정 제한, 특허수수료 인상을 통한 이익환수 같은 이야기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공청회는 독과점적 시장구조 개선을 통한 면세점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면세점을 둘러싸고 롯데와 신라의 독과점 문제, 사업자 선정에서 이들 사업자를 배제할 수 있는 방안, 정부의 ‘특혜’ 사업임에도 지나치게 낮은 특허수수료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5년 7월 기준으로 대기업의 매출액이 전체의 86.9%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롯데와 신라는 전체 시장에서 약 79.6%를 차지하여 독과점적 시장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판단은 시장점유율에 대한 법률적 요건과 더불어 면세점산업에서의 진입장벽의 존재 및 정도 등에 대한 분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업자 선정에서 ▲일정 매출규모 이상 사업자 참여 제한 ▲시장점유율을 심사 평가기준에 반영해 일정 점수 감점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또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간접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면세점 이익환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도 이어졌다.

최 연구위원은 “2014년 면세점 시장규모는 약 8.3조원이며 주요 면세점 업체의 영업이익을 합치면 5525억원 수준인데 반해, 특허수수료는 약 4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다만 면세점산업은 관광진흥 및 외화획득, 고용효과 등 국민경제 기여도가 매우 큰 산업이라는 점, 면세점은 관세 및 제세가 유보된 과세유보 상태의 물품을 판매하는 곳으로서 정부가 민간 기업에 대하여 독점적 법적지위를 보장해주는 특혜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동시에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는 ▲현행 사업자 선정방식 유지 및 특허수수료 인상 ▲종합평가방식 : 정성평가(70%) + 가격입찰(특허수수료)평가(30%) ▲가격(특허수수료) 입찰 방식(경매방식) 등 세 가지가 나왔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김재걸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기획협력국장도 정재완 교수처럼 추가적인 규제를 반대하는 내용의 주장을 펼쳤다.

김 국장은 “면세사업의 특혜, 독과점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인 규제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제적으로 면세사업이 대형화, 집중화 되고 있다는 점, 면세점은 규모의 경제가 적용된다는 점, 면세점이 또 하나의 중요한 관광 콘텐츠라는 점 등 때문에 중소중견기업에 적합한 업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시장점유율을 평가기준에 반영하면 과도하게 경쟁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면세산업을 하향평준화 시키는 것”이라며 “가급적이면 중소중견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한 후 시장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재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은 ‘특혜’라는 점에 대해 일부 동의했다. 정 본부장은 “시내 면세점은 조세 면에서 볼 때 ‘소비지 과세주의 원칙’에서 벗어난 예외적인 제도이기 때문에 ‘특허’를 줘서 운영하는 것”이라며 “면세점 특허시장을 완전히 오픈하자는 의견은 ‘내국인’ 및 ‘출국하는 내국인’ 사이의 문제 등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다만 제도의 보완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입장을 취하며 “2013년 이미 한 차례 법이 개정됐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종합평가방식, 심사기준이 있기 때문에 이 안에서 시장점유율 방식을 넣어 조정하는 식이 낫다”고 밝혔다.

반면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면세점은 정부허가사업으로 정부가 세수를 포기하고 사업자에게 허가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낮은 특허수수료를 내는 것에 국민의 공감이 있겠는가”라며 “지금까지 사회 공헌, 상생 비중을 높여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제도적 규제가 늘어날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듯 실제 이날 공청회에도 면세점 업계에 몸담고 있는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해 의견을 전달했다.

면세점 업계에서 7년 동안 연구를 해왔다는 박희섭 관세사는 “새로운 규제를 한다는 건 면세점 사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면세점은 수출산업인데 최근 FTA 체결 등으로 환경이 완전히 바뀌어 사실상 대부분의 업종에서 관세가 0%로 수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면세사업자는 앞으로 내국 경쟁업체들과 병행수입업자, 전자상거래업체, 일본 등 해외의 면세시장 등과 경쟁해야 하는데 수출을 지원하지는 못할 망정 시장구조를 개선하겠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중소중견 면세점 관계자는 “우리 사업자들이 5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5년마다 입찰하는 걸 10년 정도로 연장하든지 갱신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며 “중소중견기업의 지방면세점을 위한 관세청 정책이 많지 않은데 이번 기회에 정책적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승수 씨 역시 “정부는 대기업의 면세점 이익 환수보다는 이들이 중견기업과 상생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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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태그 #면세점 #특허 #정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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