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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소재 ‘그래핀’, 상용화 속도 높인다

[포커스]꿈의 소재 ‘그래핀’, 상용화 속도 높인다

등록 2015.05.27 09:05

차재서

  기자

주요 업체 관련 기술 개발 박차···정부에서도 적극 지원

사진=뉴스웨이 DB사진=뉴스웨이 DB


국내 유화업계가 신소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국내 주요 기업과 학계에서는 그래핀 관련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해왔으며 최근에는 정부차원에서도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상용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래핀은 전기적 특성과 열전도성이 높아 반도체 소재나 고효율 태양전지에 응용할 수 있으며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와 연계해 웨어러블 기기에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방열소재나 자동차 외장재, 바이오메티컬 소재 등으로도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래의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그래핀과 비슷한 물질로는 탄소나노튜브가 있다. 두 물질은 화학적으로 비슷하고 후공정을 통해 금속성과 반도체성을 분리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그래핀이 탄소나노튜브보다 금속성이 균일해 활용도가 더 높다는 평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고 생산 공정이 복잡해 대량생산이 어려웠던 기존 문제를 극복하는 것은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리보다 100배 높은 전기 전도성, 다이아몬드보다 열전도성도 2배 높아=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 육각형 그물처럼 연결된 얇은 막 형태의 나노 소재다.

그래핀은 연필심으로 쓰이는 그라파이트(Graphite, 흑연)에 탄소이중결합을 가진 분자를 뜻하는 접미사 ‘ene’를 붙여 만든 이름이다. 두께는 0.2nm(100억 분의 2m)로 사람 머리카락의 25만분의1에 불과하지만 물리·화학적 안정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며 다이아몬드보다도 2배 높은 열전도성을 가졌다. 강도가 높은 것은 물론이다.

아울러 반도체 소재로 사용되는 실리콘보다 전자를 100배 이상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고 탄성이 뛰어나 늘리거나 구부려도 전기적 특성을 잃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영국의 가임(Andre Geim)과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 연구팀은 지난 2004년 상온에서 투명테이프를 이용해 흑연에서 그래핀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통해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 주요기업 관련 기술 개발에 관심···성과는 ‘미미’=삼성을 비롯한 포스코와 한화 등 국내 주요기업과 몇몇 중소기업이 몇 년 전부터 그래핀 상용화에 공을 들여왔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지난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과제 사업자로 선정된 후 연구개발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철강 제품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을 이용해 물리적 박리 그래핀을 제작하고 이를 강판에 코팅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2011년 미국 탄소나노소재 전문 업체 XG사이언스의 지분 19%를 확보하면서 그래핀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XG사이언스가 생산하는 그래핀의 아시아 지역 판매권을 확보하는 한편 대전방지·정전분산·전자파 차폐 등 응용소재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테크윈도 그래핀 관련 소재 개발에 활발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 회사 역시 2013년 포스코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국책사업자로 선정된 후 터치패널 응용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이를 통해 그래핀 소재 양산 기술과 그래핀 장비 특허를 다수 확보했으며 2011년엔 성균관대와 함께 세계 최초로 30인치 그래핀 필름 생산에 성공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이들 업체는 연구개발 초기 단계나 소량의 파일럿 생산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상용화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래핀은 다루기가 까다로워 대량생산이 어렵고 가격도 비싸 수요처가 한정적”이라며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 그래핀 사업 주요과제로 선정···원천기술 확보가 관건=그래핀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정부에서도 발벗고 나섰다.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제8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서 ‘그래핀 사업화 촉진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808억원을 투입해 그래핀 소재 생산과 제품 출시 등 모든 과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정책을 바탕으로 핵심기술 85개를 확보하고 2025년까지 세계 일등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5만2000명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소재별 규격 설정과 신뢰성 평가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기업이 주도하는 산·학·연 협력 등을 추진해 조기상용화를 돕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도 정부의 이 같은 정책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그래핀 연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었지만 재료비와 복잡한 공정 등으로 연구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고품질 그래핀을 양산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정책이 국내 그래핀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간 업계와 학계에서 연구한 성과를 모아 시너지를 내는 것도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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